여행/국내

겨울 진주 에나길 걷기

타츠루 2016. 2. 23. 21:09
대학에 입학하고 진주에 와서 처음 듣고 놀란 단어는 '에나' 
대학교 앞 가장 인기 있는 분식집 이름이 '에나맛나'였다.
 '에나'는 진주사투리로 '진짜,정말로' 라는 뜻이다. 고로, 에나맛나 = 정말 맛있는.. 정도 되겠다. 

 진주에 이사온지도 1년이 넘었지만, 출퇴근만 하고 극장이나 가고 해서 아직도 진주 지리는 익숙하지 않다. 최근에는 버스를 몇 번 타보면서 정류장 안내를 들으면서 여러 명칭들을 익히고 있다. 하지만 걷게 되면 도시를 더 속속들이 알게 된다. 봄방학을 거의 마무리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고, 그냥 별 생각없이 걸으며 머리에게 쉴 시간을 주고 싶기도 했다. 남해 바래길을 갈까, 하동 섬진강길을 갈까 고민하다가 오가는 교통편이며 시간을 생각하니 안되겠다 싶어서 예전부터 한번 처음부터 끝가지 걷고 싶었던 진주에나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시내지역은 익숙한 길이 대부분이었지만, 꽤 실컷 걸었다. 휴대폰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달아버려 걸음을 모두 트래킹하지는 못했다. 출발부터 선학상 정상까지 8킬로 정도만 트레킹. 이후에는 시청쪽으로 와서 남강을 따라 출발지였던 진주성까지 구간을 걸었다. 


가방속에는 

- 물 

- 지갑 

- 장갑 

- 바람막이 



 내 차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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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바이스 커뮤터 511 
- 유니클로 크루넥 스웨셔츠 
- 파타고니아 나노재킷 
- 파나고니아 알파인 후디니 
- N990 
 - 허쉘 가방 
- 자라 헌팅캡 (사진은 등원길에 아들이) 


출발부터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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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시내로 간다. 집 근처에 버스종점이 있어서 편안하게 앉아서 간다. 버스에 타고 내리는 사람을 보는 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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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라니. 아직도 진주에는 오래된 것이 남아 있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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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랜드마크(?) 진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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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향으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사람과 차들이 많이 다니는 시내에서는 눈을 어지럽히는 것들이 많아서 표지가 잘 안 보일 때도 있었다. 진주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미리 코스를 살펴보고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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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청을 지나서.. 진주교육청 앞에는 괜찮아 보이는 커피숍들이 꽤 있다. 다들 각양각색의 모습이라 더 보기에 좋았다. 10시가 되기전에 진주교육청을 통과하고 있었으니 문을 연 가게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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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을 지나고 진주고를 향할 때다. 아침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때였는 데, 중앙시장에서 이미 어묵 2개, 계란튀김 1개를 먹었다. (움직임이 많은 코스이니, 이럴 때는 배고프기 전에 먹고, 화장실만 보이면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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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라고 하지만, 거의 꼭대기까지 집이 있고 농사를 짓는 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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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다가 에너지바 & 커피를 사서 가방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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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이 시작되니 힘이 난다. 학교 뒷편길이라 더 익숙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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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일광욕을 하며 쉬는 분들이 꽤 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던 구름다리도 곧 지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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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데리고 오면 좋겠다 생각했는 데, 난간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왠지 오금이 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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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산 전망대. 진주 구경 온다면 짧은 코스라도 선학산 전망대에 오면 좋을 것 같다.
 남강을 아우러 볼 수 있다. 진주시내가 거의 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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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값이 비싸서 담배를 끊던지 해야 겠다는 아줌마들 옆에서 커피를 비운다. 숲길을 따라 걸으며 한번도 쉬지 않았으니 8킬로 정도를 쉬지 않고 걸음 것. 힙쌕을 허리에 메고 걸을 때는 오른쪽 골반이 약간 아픈 것 같기도 했지만, 힙쌕을 벗으면 이내 괜찮아 졌다. 8킬로 정도는 전혀 무리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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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내려와서 길을 잘못들었는지 진주연암시립도서관이 보인다. (원래 코스는 시청쪽으로 나가야 한다.) 어쨌든 과기대쪽으로 다리를 건너면 되니 그냥 걷는다. 시청-과기대 구간은 사실 차량흐름이 많아서 매연이 심하다. 길이 끝어지면 별루이긴 하겠지만, 차량흐름이 적은 쪽(내가 선택한 길)으로 길을 만들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다리 건너며 남강을 보라는 의미일까? 하지만, 둘레길 같은 것을 걸으며 누가 매연을 실컷 맡고 싶어 할까?) 남강변은 자전거를 여러번 탔던 코스라 더 익숙하다. 12시 30분이 지난 시간. 간식 덕분에 배가 고프지 않아 밥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익숙한 '사천냉면'집으로 간다. 그리고 '섞어냉면'을 시킨다. 먹어보지 않았다면 특히나 여름에라면 한번 꼭 먹어볼만하다. 왠지 처음 먹었을 때보다 맛이 없는 것 같지만. 비빔냉면 양념인 듯 한데, 시원한 육수를 넣은 냉면이다. 진주냉면이니 당연히 육전은 들어 있다. 가격은 싸지 않다. 보통이 9,000원 (2016년 2월 현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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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은 찾는 사람도 많고 진주시가 공을 많이 들여서인지 정비가 잘 되어 있다. 특히 자전거 타기 참 좋다. 아들이랑 여러번 자전거랑 킥보드를 들고 찾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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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서 바라보면 경치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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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있는 새의 휴식을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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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도 하나 남긴다. 왠지 피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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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길을 따라 걷다가 진주성 서문으로 일부러 들어간다. (진주성은 진주시민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나, 진주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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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으로 다시. 이때 배터리 6%남은 상태. 여행 전 구간을 ramblr앱으로 기록했다면 좋을텐데 아쉽다. 하지만 최소 15킬로는 걸었다. 1시 30분 쯤에 버스틑 탔으니 꽤 빠르게 걸었다. 밥먹은 시간까지 포함해서 3시간 4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총평 
겨울에 걷기에도 무리없는 코스다. 산을 따라 난 길도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는 점은 별루다. 거기서 밭을 일구는 분들이 있어서 길을 그렇게 닦은 모양이다. 하지만, 산이라고 부르는 곳에 올라 시멘트 길을 걷는 기분은 썩 유쾌하지 못하다. 게다가 산을 케잌자르듯 반으로 가르면 반은 거의 밭이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기대할 수가 없다. 하지만, 도심 안에 있어 접근하기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선학상 전망대는 조성이 잘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진주시 전체를 내려다보는 맛이 있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 진주에 놀러 온다면, 중앙시장-선학산전망대까지는 딱 걷기에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남강변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게 더 좋겠다. 가끔 걸어보고 아들과 걷기 좋은 코스는 아들을 꾀어 내어 또 걸어봐야 겠다.

 **경로에 대한 기록은 Ramblr앱으로 http://www.ramblr.com/web/mymap/trip/137792/29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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