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121

독서모임 먼북소리의 미래

오랜만에 커피숍이고, 오랜만에 학교 밖 사람을 만났다. 독서 모임을 꾸려 나가면서, 늘 겪는 어려움이 있다. 최근 2년간은 온라인으로만 운영하면서 온라인의 장점도, 온라인의 한계도 느꼈다. 그래서 만났다. 독서모임은 '독서'활동이기도 하고, '모임'이기도 하다. 어떤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그 모임의 역동성은 달라질 수 있다. 온라인 독서 모임의 경우 '독서'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판기에서 음료를 빼먹듯, 정해진 시간에 모여서 책 이야기만 나눈다는 점에서 '모임'의 성격은 다소 약해졌다. 어떻게 다시 이 모임을 정의할 것인가? 독서모임을 같이 시작한 교수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사이, 사르르 다음 달 모임은 오프라인으로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

책/책모임 2022.05.30

초등학교 1학년 학생 건강 검진

오늘 했던 일도 오늘 했던 일이 아닌 것처럼 까마득해질 때가 있다. 밤에 앉아 일기를 쓰면서 간신히 기억을 다시 살려내면, 그제야 다시 내가 했던 일이 된다.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기억하려 애쓰지 않으면 또 많은 것이 사라진다. 산책길에 본 꽃대 8시에는 가자 초등학교 1학년 딸의 건강검진일이다. 아내는 이런 일이 고지되면 미루는 법이 없고, 나는 아내의 명에 따라 딸을 데리고 병원으로 가야 했다. 금요일 밤이면 늘 어떻게든 늦게 자고 싶고, 그래서 어제도 12시를 넘겨서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딸이 힘들어했다. 딸은 7시 30분에 간신히 일어났고, 약간 배가 아프다며 늑장을 부렸다. 8시에 출발해야 하는데, 딸은 그런 내 마음을 신경써주진 않는다. 병원까지 20분 진주..

주말, 진주시 장도장 전수교육관에서 은반지 만들기

진양호 전망대로 들어가기 전 주차장이 있다. 그 뒤로 자리한 건물이 무엇인지 몰랐고,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오늘 은반지 만들기에 참여하면서 알게 되었다. 진주시 장도장 전수교육관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신청을 하고, 같이 앉아서 2시간 안되는 시간 동안 은반지를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아내는 이웃에게 그 소식을 듣고 신청을 했고, 오늘이 우리 가족 체험일이었다. 은반지를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별로 없었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전수교육관의 관장님이 사이즈에 맞춰 반지를 일단 '붙여' 주시면, 저 쇠봉 같은 것에 반지를 끼우고 돌려가면서 고무망치로 때려 가며 모양을 잡으면 되었다. 망치는 무겁지도 않았고, 모양 잡는 게 힘들지도 않았다. 저 과정이 끝나면, 먼저 반..

진주 인근 가볼 곳 - 마산 로봇랜드

봄이 왔고, 어쩌면 곧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서라도 당분간 마스크를 쓸 것이다) 주말 아침, 밖을 보면, 이런 날은 어딘가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일년 중 좋은 날은 많지만, 정말 좋은 날은 별로 없다. 좋은 날도 즐기고, 아주 좋은 날은 반드시 챙겨서 즐겨야 한다. 나는 아내에게 차를 타고 좀 멀리 나가고 싶다고 했다. 부산은 좀 멀고..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부산 해운대 바다였다. 예전 아버지 칠순 겸해서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아이들과 해운대 해변에도 잠시 놀았던 적이 있다. 유명한 해변은 이유가 있었다. 해변이 넓어서 사람이 많아도 붐비는 느낌이 적었고, 편의 시설(특히 야외 코인샤워)도 잘 되어 있었고, 볼거리 먹거리도 많았다...

먼북소리 4월 : 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음의 수용소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선택하는 방법 피곤한 한 주를 마무리하기에 독서 모임만큼 좋은 게 없다. 맥주 두 캔과 아이들이 먹을 반찬을 사들고 집에 들어와서야 나는 오늘이 #먼북소리 모임 하는 날이란 걸 생각했다. 오늘의 주인공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잘 읽고 있었으나, 다 읽지는 못했다. 그래도 독서 모임 준비. 지난번 모임 이후 한달이 되지 않았지만, 서로 근황을 나누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 달이 지났지만, 각자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렇게 한 달씩 더 해가도, 너무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서 안심이 되고, 또 그러기를 바란다. 마지막에 한 분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 받고 상처받는 시기에, 되려 이 책을 읽기에는 적절한 시기였다. 다른..

책/책모임 2022.04.15

진주에서 아이와 주말 보내기

주말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이건 모든 부모의 공통된 숙제다. 아이들과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 날씨도 중요하고, 아이의 성향도 중요하고, 부모의 성향도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주변에 어떤 아이템이 있느냐도 중요하다. 너무 춥거나 더우면 챙길 것이 많다. 추우면 몸이 움츠러 들고,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대비해서 아이를 잘 입혀야 한다. 요사이 느끼는 거지만, 어른들의 옷이야 워낙 기능이 빵빵해서 걱정이 없는데, 아이들의 옷은 그렇지 않다. 그러니, 더 신경써서 옷을 입히고 여분의 옷이나 방항용품을 준비하는 게 좋다. 너무 더운 날도 걱정이다. 차 안에 들어가면, 실내에 들어가면 시원하기는 하지만, 에어컨이 너무 강하면 아이가 여름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늘..

자전거 발자국 지렁이

아침 출근길. 요즘에는 금산교-속사교를 잇는 새로 생긴 자전거길로 가고 있다. 거리로는 같은데, 이전에 다니던 코스보다 신호등이 적어서 더 빠르게 도착하는 느낌이다. 게다가 공장지대로부터도 멀어서 공기도 더 좋다. 오늘 금산교를 넘어가는 데, 아침에 내린 이슬 위로 자전거 발자국이 있다. 몇 대나 벌써 지나간 건가 세어 봤다. 잠시 생각하면 한 줄이 한 대 갖지만, 자전거는 바퀴가 두 개다. 그러니 살짝 겹쳐진 두 줄이 자전거 한대의 궤적이다. 한 여덟대 정도인 것 같은데, 내가 집을 나선 게 6시 30분 쯤이고 이 다리를 통과하는 시점은 6시 40분쯤 되니, 그 전에 벌써 여러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넜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한강만큼은 아니겠지만, 진주 사람들은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일상사/자전거 2022.03.31

스타벅스에서 당충전 - 히든메뉴 더블샷

새로 단 라이트 거치대도 테스트 할 겸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원두를 사야 해서 스타벅스로 갔다. 그리고 어떤 음료를 먹을까 하다가 더블샷을 시켰다. 메뉴에는 없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메뉴다. 한 10년 전에 누군가가 알려줬다. 얼음을 넣은 더블샷은 당시까지 달달한 커피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도 딱 맞았다. 더블샷 레시피 더블샷은 이름이 말해주는 것처럼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넣는다. 4온스 짜리 음료로 120ml 밖에 되지 않는다. 종이컵에 마시는 한 잔 정도. 에스프레소 투 샷에 얼음을 넣고, 커피, 바닐라, 카라멜, 헤이즐넛 소스 중 하나를 선택해서 넣고 흔들어 섞은 다음에 우유를 더한다. 나는 얼음을 빼고 시켰다. 달라진 컵 맛은 뭐 익숙하다. 그러고 보니 편의점에서도 캔에 들어 있는..

일상사/Stuff 2022.03.28

진주에서, 일요일 전문가신속항원 검사

문제 일요일에는 어디에서 전문가 신속 항원 검사를 받아야 할까? 네이버 지도 정보를 보니, '전문가 신속 항원 검사'를 시행하는 병원의 리스트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https://map.naver.com/v5/search/%EC%8B%A0%EC%86%8D%ED%95%AD%EC%9B%90%EA%B2%80%EC%82%AC%EB%B3%91%EC%9B%90?c=14257532.1787533,4190696.5811377,12,0,0,0,dh 한데, 일요일이라면 어떨까? 일요일에 문 여는 병원 내가 사는 초전동에는 "서울성모의원"에서 전문가 신속항원 검사가 가능하다. 오늘 자전거를 타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꿀꽈백을 사려고 그 가게로 갔는데, 서울성모의원 앞에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나도 금..

속사교-금산교 자전거길 개시

오후에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고, 아내는 내 목소리를 듣고는 왜 목소리가 잠겼냐고 물었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차를 몰고 출근을 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 몸이 안 좋다고 자전거를 포기하면서 갖은 이유로 포기하게 된다. 그래 얼른 가방을 챙겨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아침부터 물을 엄청 마셔대면서 몸을 회복시키려고 애썼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지만, 퇴근 때까지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다. 학교를 나와서 속사교 쪽을 향했다. 오늘은 속사교-금산교 자전거길 개통식이 있는 날이었다. 희망교 부근 공사를 할 때에는 반대가 좀 있었던 것으로 알았는데, 이쪽 공사를 할 때는 그렇지 않았던 것일까.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 여기도 초목이 자라고 터전으로 삼는 동물들이 있었을텐데 아쉽다. 자전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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