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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내가 사는 진주

속사교-금산교 자전거길 개시

오후에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고, 아내는 내 목소리를 듣고는 왜 목소리가 잠겼냐고 물었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차를 몰고 출근을 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 몸이 안 좋다고 자전거를 포기하면서 갖은 이유로 포기하게 된다. 그래 얼른 가방을 챙겨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아침부터 물을 엄청 마셔대면서 몸을 회복시키려고 애썼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지만, 퇴근 때까지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다.

속사교 금산교 구간

학교를 나와서 속사교 쪽을 향했다. 오늘은 속사교-금산교 자전거길 개통식이 있는 날이었다. 희망교 부근 공사를 할 때에는 반대가 좀 있었던 것으로 알았는데, 이쪽 공사를 할 때는 그렇지 않았던 것일까.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 여기도 초목이 자라고 터전으로 삼는 동물들이 있었을텐데 아쉽다. 자전거 길이 길어지는 것은 좋지만, 나는 자전거길이 차도를 침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여러 자전거 성공사례를 보면, 결국 혁신적인 지방자치단체장이 차도를 떼어내어 자전거와 인도에 투자해서 자전거 도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도시 외곽만 도는 자전거 길만으로는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실패하게 된다. 진주의 동서를 잊는 길, 남북을 관통하는 길 중 차선 하나만 자전거에 양보해도 훨씬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기름값은 오르고, 환경 개선에 대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때이니 어디선가 그런 노력이 가능할 것 같은데 참으로 아쉽다.

새로 닦은 길의 상태는 무척 좋았다. 그리고 자전거 곧은 직선이 아니라 의외로 자전거를 타는 재미가 있었다. 김시민 대교 아래에서부터 초전까지 새롭게 강변을 꾸미고 있는데, 거기 조성된 자전거 길보다 속사교-금산교 길이 더 좋다. 도로 포장 방법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

금산교 속사교 브롬톤

긴 구간이 아니라, 앉아서 쉴 곳이 많지는 않다. 그리고 그늘도 별로 없다. 시간이 지나면, 베어나간 가지에 싹이 돋아서 자전거 길 중 절반 정도는 그늘이 덮을 수도 있겠다 싶다. 전혀 새로운 시점으로 남강을 보니 또 아름답다. 오늘 하루 종일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퇴근 길은 너무 신났다. 이제 출근할 때와 퇴근 할 때 코스를 달리하면서 강을 따라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완성된다.

금산교에 닿으면 자전거 도로가 끊긴다. 이것도 금산교 확장 공사가 끝나면 더 깔끔하게 정리가 될 지 모르겠다. 금산교로 오를 필요가 없다면, 더 페달을 밟아서 와룡지구 자전거길을 한바퀴 돌 수도 있다. 자전거 타는 시간이 짧다는 생각이 들면, 일부러 와룡지구까지 들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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