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121

주말 나들이, 농월정 가는 길

농월정 가는길. 오늘은 일찍 출발해서 군자정, 거연정도 가볼 생각이었습니다. 회림동계곡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정자를 구경해야지 생각했습니다. 동네 김밥집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까스김밥을 준비하고, 차에는 집을 가득 싣고 나섰습니다. 세계수도송으로 시작하는 딸의 플레이리스트로 딸의 기분을 업시키고, Butter로 시작하는 아들의 플레이리스트로 흥을 돋우며 출발. 숙소 체크인 시간이 남아서 계곡 보이는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밥을 먹어야지 했는데, 놀이터가 있는 초등학교가 딱! 목적지가 아닌 곳에서 점심도 먹고 손도 씻고 열심히 노는 중입니다. 아무도 없어서 마스크를 벗고 노는데, 딸아이 하는 말. 코로나 없어진 것 같다. 그래. 코로나가 사라지면 그런 모습일거야. 일단 오늘은 코로나없는 것처럼 놀 수 ..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나불천 자전거길 | 진주 | 자전거길

진주에서 산 지 제법 되었지만, 나불천을 따라 가보지 못했습니다. 나불천은 제법 오래되었습니다. 진주박물관에서 진주성도를 보면, 남강이 제일 먼저 보이지만, 옆으로 보면 나불천이 있습니다. 남강이 사랑받으며 흐르는 동안, 나불천도 조용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아이들과 아내는 아파트 놀이터로 놀러를 간다고 해서 저는 (자출이 아닌) 오랜만에 혼자 자전거를 타러 갔습니다. 아직도 제이미스 오로라에 적응이 덜 되어서, 안장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데, 조금이라도 더 타고 거리를 늘여가며 몸에 맞춰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초전에서 출발이라, 남강을 따라 가기로 합니다. 카카오맵앱으로 ‘이현동 웰가’를 검색하면 나불천 자전거길로 갈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이현동에 있는 하연옥을 찾아도 됩니다. 그 방..

토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보게 되는 것

주말 아침은 #새벽커피 로 시작하고는 했는데, 지난번 자가격리 이후로는 잔뜩 몸을 움츠리게 되었다. 진주 지역은 코로나 확진자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끝나지 않는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몸을 펴고 자전거에 올라타고 앞으로 나아간다. 늘 다니는 출근길이지만, 주말에는 기분이 다르다. 여전히 자전거 피팅 중이다. 시트의 높이는 이제 맞췄는데, 시트의 포지션을 미세 조정 중이다. 몸이 앞으로 쏠리지도 않으면서 어디도 저리지 않아야 한다. 브롬톤을 오래 타고 적응하면서 ‘불편함’이 무엇인지 잘 알아서 이번에는 혼자서도 조정이 어렵지는 않다. 내 몸의 불편함에 예민한 것, 나를 잘 알아가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불편함을 개선해 가는 것도 내 몫이다. 커피를 사가거나 싸갈까 하다가, ..

망경동 산책 : 길손칼국수, 루시다갤러리, 옵스큐라

추석 연휴 나들이의 기록. 망경동은 내가 좋아하는 동네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던 장소다. 우리집 아이들은 칼재비를 좋아한다. 맛도 있다. 나는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콩국수를 너무나 좋아한다. 작은 카메라들이 정말 미니어쳐같다. 하지만, 필름을 넣기만 하면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진짜 카메라. 루시다 갤러리 옥상에 옵스큐라를 만들어 놓았다. 학교에서 한번쯤은 해본 적 있는 바늘구멍사진기를 아주 큰 버전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곳! 재밌다. 하늘이 좋았던 날.

오픈차 타고 철새 추격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면, 마치 오픈카를 탄 것처럼(이라고 쓰지만, 오픈카를 타본 적은 없다.) 얼굴을 하늘로 들어내놓게 된다. 비 오는 날에는 비를 맞고, 햇볕이 뜨거운 날에는 햇볕을 온 얼굴로 머리로 맞는다. 오늘같이 가을 하늘이 하늘하늘 내려앉는 날에는 가을 하늘을 잔뜩 볼 수 밖에 없다. 오늘은 브롬톤 기분을 가득 내려고 샤방하게 타려고 셔츠에 바지를 입은 채로 퇴근 라이딩을 했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방향은 약한 내리막이 계속되어서 별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물론 자전거를 타면 늘 나한테로 바람이 날아드는 것 같아서 다리에 힘이 다시 들어가기는 하지만, 오늘의 목표는 샤방. 평속을 늦추기 위해, 다리를 좀 더 천천히 움직인다. 누가 내 앞을 막으면 어쩔 수 없이 따라 잡을 때도 있지만..

추석의 실패

이틀 전에 부산의 문구점에서 사준 작은 수첩. 딸은 거기에 우리 가족 이름을 쓰겠다고 했다. 먼저 딸은 자기를 시작으로, 엄마, 아빠, 오빠의 이름을 썼다. 그리고 부산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을, 그 다음에는 진주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름을, 그리고 고모, 고모부, 사촌들 이름, 삼촌, 숭모, 사촌 이름까지. 딸이 그렇게 이름을 쓰고 있으니, 이참에 가계도를 그려 보는 게 어떨까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작은 수첩에 달린 열쇠 잠그고 여는 걸 알려주느라 그 생각을 잊어버렸다. 내 어머니는 8남매 중 셋째고 덕분에 어린 시절에는 많은 사촌들을 만났다. 서울도 가고, 인천도 가고, 강원도에도 갔다. 비슷한 또래의 다양한 사촌을 만나는 건 신나는 일이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새마을호를 타는 게 곤혹스러웠고, 시외..

새 자전거랑 친해지려 해맞이공원 가는 길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붙어서 이번 추석 연휴는 좀 길어진 것 같다. 그래도 쉬는 시간은 언제나 별 거 한 거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 딸은 우리 온 가족이 같이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오늘은 이웃집에서 자전거 한 대를 빌려 우리 가족 네 명 모두 자전거를 타고 갔다. 여유있게 다녀오기 위해서 집(초전동)에서 진주문고 혁신점(충무공동)까지만 가기로 했다. 아직 아내는 자전거가 익숙치 않다. 오르막을 제대로 오르지 못하고, 내리막을 자전거로 타고 가지 못한다. 반대편에서 사람이 오면, 대개는 멈춰야 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문제…. 기어 변속을 하지 안(못) 한다. 진주문고 혁신점이 있는 빌딩에 도착해서, 온 가족이 팔공티에 들어가서 음료를 마셨다. 아내는 더 앉아서 쉬고,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일상사/자전거 2021.09.20

바다향기 칼국수, 사천 무지개해안도로, 용두공원 나들이

토요일이라는 숙제는 자전거 라이딩으로 잘 마쳤다. 그리고 나는 어젯밤 넷플릭스를 켜고, 얼마전 시즌 2가 나온 어둠 속으로 라는 드라마를 모두 봤다. 한 시까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당연 오늘 아침은 늦잠을 잘 수 밖에.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끝까지 볼 생각은 아니었는데, 에피소드가 짧아서 보다 보니, 시즌2 의 6개 에피소드를 모두 봤다. 시즌 1보다는 재미가 좀 떨어졌다. ‘태양이 뜨면 모두 죽는다. 태양을 피하라.’ 라는 세팅을 전하는 데 시즌 1을 다 썼지만, 결국 살아남아 여정을 떠나게 되는 사람들이 소개 되는 부분은 모두 재미가 있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어, 나(시청자)로 하여금 일단 살아남은 모두가 끝까지 살아남았으면 하고 바라게 만들어 버렸다. 고대하던 시즌 2를 모두 끝내고 나..

진주, 브롬톤, 초전에서 평거까지, 아들 딸과 함께 하는 텐덤 라이딩, 위라이드

딸은 오늘 아침 딸은 아침 밥상에서 “아빠랑 자전거 타는 게 꿈이야.” 라고 말했다. 요즘들어 매주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지난 주에는 멀리 가느라 타지 못했다. 그런데, 그걸 “꿈”이라고까지 말하다니. 아무튼 그래서 “쉽게 할 수 있는 데, 그걸 “꿈이라고 까지 말할 필요는 없어.” 라고 했다. 그래서 오늘 해야 할 일은 자전거 타기 대개 아침을 먹고 좀 쉬다가 출발하게 되면 10시 정도 되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식사는 반드시 집에서 하기 때문에 아침에는 자전거를 타고 여유있게 다닐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멀리 가보기로 하고,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에 가기로 했다. 아들도 딸도 모두 구몬학습지, 한글, 일기 등 해야 할 일은 모두 마치고 준비. 3시 정도가 되어서 나섰다. 오늘따라 날이 더웠지만,..

일상사/자전거 2021.09.11

빗방울에 맞은 신경세포

아침부터 꾸물꾸물 비가 올 날씨다. 뉴스에서는 오늘은 가을장마가 남부지방으로 조금 내려올 거라고 했다. 밤이 되면 많은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비가 온다고 해서 늘 오는 게 아니고, 정말 온다고 해도 늘 많이 오는 것도 아니다. 폭우나 태풍이 아니라면 자전거를 타는 데 별 문제가 없다. 어차피 브롬톤 앞에 달아둔 C백은 옷+아이패드만 넣어다는 용도가 되어 버렸다. 다른 짐은 늘 학교에 있다. 제대로 된 판초우의를 일단 하나 챙겨 넣고, 밖을 보고 나서는 비가 조금 뿌릴 때를 생각해서 파타고니아 토렌쉘 풀오버도 챙겨 넣었다. 비가 조금 올 때라면 상체만 비를 막아도 충분하다. 판초우의는 더 거추장스럽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온다. 풀오버를 걸치고, 가방에는 레인커버를 씌워 준다. 그리..

일상사/자전거 202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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