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6

8월 셋째주 사진들

독서모임가서 연필을 선물 받았는데, 내 필통은 너무 속좁다. 연필이 삐져나왔다. 이번주는 비예보가 꾸준히 있어 브롬톤으로만 자출을 해야 했다. 비는 오지 않았다. 학생 대상 강의 때문에 진명여중에 갔었다. 분위기가 좋았다. 중학교 근무할 때 참 재미있었지. 바쁘면 글씨가 엉망이 된다. 종치면 바로 마친다!! 내 모토다. 그러기 위해 서둘렀다지만, 글자의 형상이 아니네.

고등학교 교육과정 부장인 사람의 하루

퇴근길 자전거를 일부러 세우고 사진을 찍지 않는다면, 하루 종일 사진으로 남길 좋은 일 따위가 생기지 않는 나날이다. 어쩌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가 내게 없어서 일 수도 있다. 오늘은 일부러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석양을 본다. 오늘 한 일 7시 20분 학교 출근 수업 3시간 학교로 찾아오는 공연 섭외를 위한 각 학년부장과의 대화, 체육과 선생님들과의 대화, 관련해서 협조 메시지 발송, 공연사 담당자와 연락, 행정실과 이야기 고교학점제 기반 조성 계획 수립 및 상신 전학공 작가와의 만남 기획을 위한 지출 상신 공간조성을 위한 인사이트 투어 출장 상신 선택과목 안내를 위한 학생 자료 만들기 '내가 만드는 교육과정 이야기' 수상 내역 확인 및 결..

가장 보통의 가족의 가장 보통의 하루에 대한 기록

어제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를 보고, 또 누운채로 유튜브를 더 보다가 12시를 넘겨서 잠이 들었다. 덕분에 아침에는 늦잠이다…라고 해도 8시에 일어나버렸다. 아내는 아침에 내가 늦잠을 자도 깨우지는 않는다. 물론 일어나면 일을 해야 하긴 한다. 오늘은 특별히 놀러 다녀온 곳도 없다. 아이들은 왠일인지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지 않았고 날이 추워서 일까 나도 별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너무나 평범해서 별 일 없이 지나간 하루를 기록해둔다. 아들과 딸은 9시 30분에 각자의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한다. 아들은 구몬수학을 해야 하고, 생각수학 문제도 풀어야 한다. 대개 문제를 풀다가 틀리거나 엄마한테 모르는 걸 물어본다. 그리고 그렇게 공부하다가 쉽게 기분 나빠하거나 지쳐한다. 아내는..

고등학교 교사의 일상적인 피곤함에 대한 기록

평범하게 피곤한 날이다. 오늘은 학교에서 민주학교 만들기와 관련한 연수가 있었다. 강사님은 몇 가지 질문을 주었고, 그 질문으로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다. 놀라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점은 선생님들이 매우 피곤해 하는 데다가, 학교를 그만두는 것은 어떨까에 대해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그 점은 나도 다를 바가 없고, 오늘처럼 피곤한 날에는 더 열심히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8시에 학교에 도착해서 수업을 마치면 4시 30분이다. 그 사이 챙겨야 할 게 이것저것 많은데, 여기에 쓰려니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여러가지다. 아침에 학생들이 자가진단 했는 지 확인,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조례를 하는데, 와중에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는 학생들은 챙긴다. 가족 중 코로나 검사 받..

비둘기와 보드게임

매일매일 거의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늘 같지는 않다. 유일함이란 고유함과 비슷하다. 이 순간은 스쳐 지나간다는 진리는 너무나 자명해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아침에 제일 먼저 출근해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사이에나 잠깐 나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헛되이 지나가는 시간은 얼마나 아까운다. ‘나’라는 사람의 생명의 일부를 쏟아내며 사는 이 시간은 얼마나 소중한가. 의미있고 사랑이 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며 지낸 오늘 중 일부에 후회가 되고 반성을 한다. 시간은 흐른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지금 찰나가 마치 영원히 지속되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작은 배에 올라서 보니, 풍경이 자꾸 바뀔 때, 배가 움직이는 것일까 풍경이 바뀌는 것일까. 풍경이 바뀌는 데 집중하면 내..

저녁, 일상, 가족, 아들의 여자친구의 생일

어제의 피곤함을 아직 떨치지 못하고, 오로지 얼른 자야지… 이런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오늘은 자출을 하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때는 집에서 늦어도 7시에 나간다. 그때는 아이들이 일어나는 시간이다. 딸은 좀 더 일찍 일어날 때도 있지만, 간신히 일어난 때에 인사만 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 아직은(?) 딸은 나를 보고 싶어하고, 어제처럼 딸이 잠들었을 때 출근하고, 잠이 들고 나서 퇴근하면 하루 종일 딸을 보지 못하고 지나간다. 오늘은 일어나서 샤워하고, 아침을 아내와 챙겨먹고, 딸 옆으로 갔다. 눈을 뜨고 나를 꼭 안아준다. 그리고 그렇게 옆에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7시가 되어 딸은 아침을 먹으려고 앉았고, 나는 옆에 앉아서 밥을 떠먹이며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집에서 딸을 보살피거..

가을 일기, 하늘, 봉지커피, 영어말하기 대회 심사, 자출

아침에 출근하면, 가끔 나보다 더 일찍 와 있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 어떤 이유로 먼저 와 있는 것일까? 대개는 교실불은 끈채로, 에어컨은 켠채로 휴대폰을 하고 있다. 아니면, 대범(?)하게 교실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낮이 되어도 교실은 밝아지지 않는다. 햇볕이 싫은 건지, 어두운 게 익숙한 건지, 대개 운동장쪽 블라인드는 내려져 있고, 전등으로만 불을 밝히고 있다. 전등을 모두 켜면 밝기는 한데, 해가 비추는 바깥 만큼 밝고 환하지 않다. 에어컨이 풍기는 그 약간 습한 느낌, 사람의 몸을 파고 드는 그 차가움에 학생들은 비실 비실 졸기 시작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햇볕이 났다. 꿉꿉한 이불이 있으면 볕에 널면 좋을텐데, 나는 잠시 긴 장마와 잦은 비에 눅눅한 나를 말리러 나간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못 치는 피아노라도, 좋은 휴식이 된다

피아노 연습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모자름이 많다. Simplepiano라는 앱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게 한 3년 전이다.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육아휴직을 할 때였으므로, 3년 전이 맞겠지. 작년에는 복직을 하게 되면서 피아노 연습을 많이 하지는 못했다. 올해도 학교가 바빠서 자주 연습 아니 학습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이 앱으로 연습하면 10분만 해도 10분을 연습했습니다. 잘 하셨어요.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보통의 사용자들이 하루에 10분 정도도 연습을 못하는 것 같다. 그런 데이터가 있으니, 사용자가 10분이라도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보상(칭찬)을 하는 것일게다. 사람들이 연습을 안 한다는 말은 앱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고,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구독결제를 해지하게 될 거니까...

코로나도 싫지만 담배는 더 싫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여전히 2학년과 1학년은 격주로 등교합니다. 어쨌든 학생들이 등교하니, 할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합니다. 오늘은 금연캠페인 및 환경 정화 활동 첫날. 이번 주는 2학년이 등교하는 날이라, 2학년 학생회 학생들과 학교 밖으로 나갔다. 수업이 모두 끝난 학생들에게 미리 주문한 어깨띠를 나눠주고, 아주 멋진 집게도 나눠줬다. 하나씩 챙겨 매고, 챙겨 들고 우선 인증사진을 찍고 시작. 초반에는 담배꽁초가 별로 없어서 열심히 찾았는데, 조금 있으니 열심히 찾지 않아도 갖은 쓰레기가 나왔습니다. 담배꽁초가 있는 곳에는 꼭 담배 비닐 껍질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라이타도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꺼진 꽁초인 줄 알았는데, 타고 있었던 것이어서 가지고 나간 쓰레기봉투에 구멍이 ..

하루를 잘 시작할 수 있는 루틴

01. 아침 9시 20분. 아이둘을 다 보낼 때까지는 정신이 없다.. 아니구나. 매우 정신을 집중한 상태다. 빨래를 돌려놓고, 빨래를 걷고, 아침 밥을 준비하고, 애들 옷을 챙기고. 그렇게 보내고 나면 집에 와서 열심히 계산하다가 휴지기를 맞은 컴퓨터 마냥 고주파음을 내며 소파에 앉아 있기 십상이다. 02. 커피를 타느냐 안 타느냐. 커피를 타서 앉았다는 건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 아이패드를 펼치고, 키보드를 꺼낸다. 무엇이든 쓰는데, 하루에 글 하나 정도를 쓰려고 한다. 쓸 게 없으면 그저 어제 있었던 일이라도 정리한다. 요며칠은 한 달의 마무리를 함께 하는 이벤트를 어떻게 내실있게 꾸려나갈까 고민하고 있다. 03. 아무도 아무것도 시키지 않는 육아휴직자의 일상이지만, 하고 싶은 일은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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