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자전거를 일부러 세우고 사진을 찍지 않는다면, 하루 종일 사진으로 남길 좋은 일 따위가 생기지 않는 나날이다. 어쩌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가 내게 없어서 일 수도 있다. 오늘은 일부러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석양을 본다.
오늘 한 일
- 7시 20분 학교 출근
- 수업 3시간
- 학교로 찾아오는 공연 섭외를 위한 각 학년부장과의 대화, 체육과 선생님들과의 대화, 관련해서 협조 메시지 발송, 공연사 담당자와 연락, 행정실과 이야기
- 고교학점제 기반 조성 계획 수립 및 상신
- 전학공 작가와의 만남 기획을 위한 지출 상신
- 공간조성을 위한 인사이트 투어 출장 상신
- 선택과목 안내를 위한 학생 자료 만들기
- '내가 만드는 교육과정 이야기' 수상 내역 확인 및 결재
- 건축사와의 공간조성 수업을 위한 준비물 확인
- 새로 교체된 칠판 확인 및 사진 찍어두기
- 교과협의록 협의
- 8교시 누리과정 수업
- 6시 40분 퇴근
집에 와서의 일
- 샤워
- 상추 씻어서 저녁 식사
- 세탁기 빨래 돌리기
- 설거지
- 상추 씻어두기
- 영어 들으면서, 빨래 널기
- 내일 출근 가방 준비
- 딸에게, 키위 2, 참외 2 깎아주기
- 아들, 영단어 외우는 거 도와주기
평범한 하루
하루를 바늘로 찔르면, 미처 못한 일들이 고함을 지르며 일어날 것 같은 하루다. 하루 중 컴퓨터를 떠나서, 휴대폰을 두고 취하는 휴식은 커피 2잔을 내려 마시는 그 시간 뿐이다. 걸어다니는 시간에 마주치는 학생과는 인사를 하고, 손이 가는 학생에게는 질문을 하고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눈다. 선생님을 만나면, 업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거나, 미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공유하고 앞으로의 협조를 구한다.
집에 오면, 아내도 이미 지쳐있다. 부지런히 집안일을 하면서 아내의 부담이 조금은 줄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나면, 일기를 쓰고, 블로그에 글을 쓴다. 오늘 꼭 이 글을 써야지 했던 이야기가 다시 생각날 때도 있고, 아무런 이야기도 쓸 게 없을 것 같은 날도 있다. 하지만, 쓸 게 없을 때는 쓸 게 없다는 데 대해 쓰면 된다.
매일 하는 힘, 꾸준히 하는 힘. 그 힘을 단련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내일도 오늘처럼 평범할 하루. 감사히 하루를 받아 소중히 쓰고 흘려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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