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아침 9시 20분. 아이둘을 다 보낼 때까지는 정신이 없다.. 아니구나. 매우 정신을 집중한 상태다. 빨래를 돌려놓고, 빨래를 걷고, 아침 밥을 준비하고, 애들 옷을 챙기고. 그렇게 보내고 나면 집에 와서 열심히 계산하다가 휴지기를 맞은 컴퓨터 마냥 고주파음을 내며 소파에 앉아 있기 십상이다.
02. 커피를 타느냐 안 타느냐. 커피를 타서 앉았다는 건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 아이패드를 펼치고, 키보드를 꺼낸다. 무엇이든 쓰는데, 하루에 글 하나 정도를 쓰려고 한다. 쓸 게 없으면 그저 어제 있었던 일이라도 정리한다. 요며칠은 한 달의 마무리를 함께 하는 이벤트를 어떻게 내실있게 꾸려나갈까 고민하고 있다.
03. 아무도 아무것도 시키지 않는 육아휴직자의 일상이지만, 하고 싶은 일은 여전히 많다. 해야 할 일은 자꾸 떠올라서 내 시간을 내놓으라 한다. 다양한 데 관심이 많고, 다양한 것에 기웃기웃 하는 것은 운이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저주 같기도 하다. 양날의 검이랄까. 그나마 확실한 day job 덕분에 벌이를 걱정하거나, 다른 직업을 잡아야 겠다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관심사 때문에 늘 머리가 바쁘다. 하하.
04. 어제는 결혼 기념일이었다. 수영을 하면서 마음 속으로 편지를 썼는데, 집에 와서는 잊었다. 그래서 사진을 모아 슬라이드로 동영상을 만들고, 급히 유튜브의 음원을 배경으로 노래를 불렀다. 때마친 아내가 일찍 집에 와 버렸고 틈틈이 아이패드로 편집. 햐.....
05. 올해를 반성하고 내년을 계획하려고 한다. 꼭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 따위를 만든 적은 없지만, 꼭 성취하고 싶은 과업을 생각해본 적은 있다. 그런 개인적인 과업은 ‘성취’로 이끌지 못한 경우도 많다. 그럼 어때. 생각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데도 요령이 생겼다. 40년 넘게 살면서 계획을 제대로 ‘연습’하고 ‘이행’해 본 것은 언제부터일까? 너무 일찍 ‘실효성도 없는 계획’을 세우고 ‘실패’하는 경험을 하는 게 도리어 나에게 해로운 것은 아니었나 생각도 든다.
06. 오늘은 커피를 내렸다. 드립커피도 좋지만, 품이 좀 더 들어가니 모카포트다. 오후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고,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 해봐야 할 일을 생각한다.
07. 요즘 읽고 있는 책, ‘Doorstep miles’ 우리 나라에서는 ‘마이크로 어드벤처’라는 책으로 알려진 사람인데, 최근에는 새롭게 출시되는 브롬톤 ‘익스플로러’ 에디션 영상에 출연하면서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때마침 신작을 냈다. 전세계를 자전거로 돌아다니다가 이제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어 아이들 챙기고, 대출 상환 걱정하는 그런 일상을 살고 있다. 어떻게 내 가정과 가족을 챙기면서도 내 바운더리 안에서 작은 모험들을 해나가며 ‘모험적으로’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내용이다. 술술 읽힘.
08. 수영강습 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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