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찾기.
수영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혼자 점심을 먹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때마침, 초등학교 점심시간이다. 공을 차며 노는 아이들이 많아서, 혹여 우리 아들도 있나 좀 살펴봤다. 운동장을 스캔하는데, 있다 우리 아들이. 공을 쫓으며 발을 놀리며 운동장에 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이름을 크게 부를까, 우리 아들이 나를 쳐다보지 않을까 생각만 하면서 그대로 서 있었다.
아들이 친구와 어울리며 들리지는 않지만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자랑스럽기도 하고, 의젓해 보이기도 하고, 조금 멀어져 버린 것 같기도 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를 낳고부터 늘 부모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아이를 자신의 일부처럼 키우되, 전혀 모르는 남처럼 놓아줄 수도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했는데, 커가는 아들을 보면 내 마음은 언제 준비가 될지. 자신이 없다.
아들은 내가 모르는 시간을 살고, 내게 말하지 않은 경험을 구축하고 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으로도 도저히 아들의 삶을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그래도 아들의 모습을 엿보고 나니 반갑고 즐거운 마음이 제일 컸다. 마음 속으로 크게 아들 이름을 부르며 아들을 응원하고 있는데, 아들이 나는 찾았다. 학교 밖에서 운동장을 쳐다보는 사람이 나뿐이라 그런지, 아님 내 마음속 큰 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나를 알아봤다. 손을 흔들며 뛰어오는 데 안아주고 싶다. 곧 들어가야 한다며 어쩐 일이냐고 묻는다.
“어, 수영 마치고 밥먹고 가는데, 아이들이 보이길래. 아들도 있을 것 같아서.”
“아까는 준서 엄마가 와서 우리 봤는데, 이번에는 아빠네.”
“아빠, 이제 들어가야돼. 안녕.”
“어, 잘 하고 와~.”
아들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배웅하는 사람이 왜 사람을 보내며 그 사람이 작아질 때까지 바라보고 있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가던 사람이 뒤돌아보면, 훅 하고 나에게 다시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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