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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오마이스는 지나가고

태풍 오마이스는 지나가고.. '내일은 자전거 타고 출근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게 어제다. 비가 많이 온데도 기껏해야 내 출근길을 걱정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이기적인 인간인가 싶은 생각도 잠시 했다. 그래도 금세 너무 비가 오지 말아야 할 텐데 하며, 농사짓는 분, 저지대나 산지 근처에 사는 분들 걱정을 했다. 이 나이쯤 되면, 예전보다 쉽게 누군가를 걱정하게 되는 것 같다. 걱정이라기보다는 '염려'가 더 맞는 말이려나. 어젯밤, 물을 쏟아내는 것 같은 비를 아파트 7층에서 내려다보다가, 그나마 열려 있던 문을 다 닫았다. 거실문 닫고, 안방 밖에 있는 베란다 창문을 닫았다. 이중창의 밀폐는 대단하구나. 소음도 소리도 없다. 밖에 내리는 비는 소리 없이 끝없이 움직이는 gif 이미지 같다. 진주는 비..

나만 늦은 개학

“선생님, 어디 갔다 왔어요 ~ ?” 자가격리 덕분에 나의 개학은 좀 늦었다. 어제는 오랜만의 출근 때문인지, 아니면 어제 있었던 자동차 사고 때문인지 밤새 잠을 설쳤다. 사고 처리를 다 하지 못했는데, 출근을 해야 해서가 아니었을까. 둘 모두 이유가 되겠다. 다른 때보다 잠을 두 배로 설친 게 아닌가. 태풍이 오고 있고, 폭우도 예상되어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긴 어려웠다. 게다가 어제 사고난 차를 정비공장에 입고시켜야 하는데, 상대측 보험사로부터 연락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차를 학교로 가지고 가기로 했다. 연락이 되는대로 차를 입고 시키면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혹시나 모르지 자전거를 차에 실어갔으면 좋았겠다 생각을 했을 때는 집으로 오려고 택시를 탔을 때였다. 그래도 학교에 가니 좋았다. 우리반 아..

교통사고는 피해자의 탓인가

2020년 한 해 동안 일어난 교통사고가 1,247,623건이다. 사망자수는 3,081명, 부상자 수는 2,061,788명. (근거 TAAS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 통계) 다른 건 무시하고 대략 매일 3,41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꼴이다. 운전을 할 때마다 1/3418의 주인공을 뽑는 뽑기에 참여하는 것과 같구나. 오늘은 내가 당첨. 부산 집에 한번 오라는 엄마의 문자를 받고 나는 아침도 먹지 않고, (늦게 일어났기 때문에) 혼자 부산으로 가려고 차를 몰고 나섰다. 차들이 가득한 도로를 달리는데,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자전거 출퇴근을 하면서 즐거움이나 체력 같은 양적 보상을 받기도 하지만, 차를 탔을 때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두 ..

어떻게 Old Survivor는 500년을 살아남았나?

Old Survivor : 무용함의 유용함 Attention Economy(이걸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해서 사용하고 있나 모르겠다.)은 사람들의 주의, 집중, 관심을 구매의 대상으로 담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대부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그렇다. 우리는 페이스북을 쓰면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면서 ‘우리의 관심’을 쏟는다. 그리고 그 플랫폼을 만든 사람은 돈을 번다. 아주 많은 돈을 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우리는 사용자 user라고 불린다. 우리는 그저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들에게 고객은 광고주이다. 그들은 사용자의 편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광고)의 편의를 위해서 UI(User Interface)를 개선한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그들은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 ..

우치다 타츠루가 생각하는 인간상

우치다 타츠루가 생각하는 인간상 대세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의 생각법, 우치다 타츠루, 바다출판사, 2019. 8월 먼북소리, 참석자 3명. 19:00 ~ 21:25 대세를 따르라고 있는 법 아닌가? 하지만, 우치다 타츠루는 대세를 따르는 삶을 살지 말라고 전한다. 그가 900 단어로 쓴 칼럼을 엮은 책이다. 근 10년 전에 쓴 글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생각들이다. 평소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의 책과 글을 좋아했던 터라, 먼북소리 멤버들과도 같이 읽기 위해 추천했다. 좀 더 흐름이 긴 글이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딱 좌우 두 페이지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다 보니, 잘 읽혔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책 속에서 저자는 다양한 대상을 비판한다. 하지만, 가장 많은 비판의 화살을 받는 대상은 일본의 ..

코로나 검사 줄은 길기만 하고..

오늘 9시부터 2시 사이 시간에 격리해제 전 검사를 받으라는 전화를 받았다. 지난번 검사를 할 때 검사 시작 시간인 9시가 되기 전에 검사소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오늘은 좀 더 서둘렀다. 8시 35분에 도착했는데, 앞에 8명 가량 이미 줄을 서 있다. 지금은 8시 54분, 대략 50명 정도가 대기 중. 오늘 뉴스에서는 어제 오후 기준으로 확진자가 2000명 넘었다는데… 진주 지역은 지금 3단계인데, 더 악화되지 않아야 하는데… 이제 통제라기 보다는 운에 맡겨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델타, 람다.. 등 변종의 전염성이 높다는 데, 그저 실냐에는 안가고, 모르는 사람과는 야외에서도 왠만하면 같은 공간에 머무르지 않아야 하나…

아프가니스탄, 파르바나, 면도, 격리 해제전 검사

아프가니스탄, 파르바나, 면도, 격리 해제전 검사 뉴욕타임스를 구독해서 보고 있었으나, 생활이 바빠지면서 하루 하나의 기사도 읽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래서 구독을 해지하려고 했다. 해지하러 들어가니 잠시 중단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묻는다. 그래도 해지하겠다고 하니, 할인해주겠다는 팝업이 뜬다. 솔깃해서 잠시 고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지를 눌렀다. 일단 한 달분은 결제가 되었고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때마침 수업 준비도 할 겸 뉴욕타임스 기사를 뒤적이는데, 허용된 공짜 기사는 다 봤다고 다시 가입하는 게 어떻겠냐고 묻는다. 응? ‘아니야, 읽게 될 리가 없어.’ 라고 생각하는 데, 가격이 괜찮다. 한 달에 2천 원 정도는 뉴욕타임스에 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

집콕놀이 : 책으로 아파트 만들기

나의 자가격리 덕분에 학원도 유치원도 가지 못하게 되어 버린 아이들. 나는 내 방에 갇혀도 할 말 없고, 별 불만 없지만, 아이들한테는 미안하다. 놀아주지도 못해서, 놀 방법만 던져줬다. 책으로 건물 만들기 아이들 책은 책 앞뒷면이 대개 딱딱한 종이고 제본도 튼튼하다. 저렇게 세우면 저렇게 아이들 키만큼 쌓기도 쉽다. 아들도, 딸도, 처음 보는 책은 색깔책, 도형책이었다. 그저 검정색, 하얀색, 파란색 등등으로 가득찬 책과 사각형, 삼각형, 동그라미가 크게 그려진 책을 펼치고 세워 아이 주변에 깔아주던 때가 있었다. 오늘은 책을 쌓는다.

아내가 죽고 집을 부수다 | 넷플릭스 영화 | Demolition | 제이크 질렌할

본 적이 있는데도, 기억이 안 나는 영화가 있다. 넷플릭스에서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의 한 시즌이 끝나버려서, 이제 나는 넷플릭스를 구독해지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좋아하는 배우의 영화를 좀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엊그제 제이크 질렌할의 소스코드라는 영화를 봤다. 양자영학을 기반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8분이고, 죽은 사람의 뇌를 그 경로로 사용한다. 아무튼, 사람을 구하고, 일종의 평행우주에서 살게 되는 이야기인데,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는 영화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엣지 오브 투모로우 아니었나? 아무튼, 과정도 결과도 괜찮은 영화였다. 그래서 제이크 질렌할의 영화를 하나 더 찾아봤다. 제목은 데몰리션. 당장 실버스타 스텔론의 데몰리션맨이 생각나는데.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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