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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위해 준비하는 참기름책장

아들을 위해 내 책장을 잘 꾸미고 싶다. (여기서 아들이란 내 아이를 뜻한다. 그저 지금 혼자 읽기가 가능한 것은 아들 뿐이라 이렇게 쓴다) 그래서 전자책을 구입하더라도 좋은 책은 종이책으로 다시 사게 된다. 아, 그래서 전자책으로 읽는 게 편한데도 굳이 종이책을 사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 좋은 책은 두 번 사게 된다는 말이다. 좁지 않은 아파트인데도 내게 허락된 나만의 공간은 옷방과 책장 뿐이다. 그렇다. 내 물건을 마구 쑤셔 넣어도 아내의 잔소리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공간. 하지만 옷방은 공간이긴 하지만, 공간이라 부를 수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옷을 갈아 입고, 옷을 걸어 놓기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의자를 놓을 수는 있겠지만, 옷장의 먼지와 내 비염을 생각하면 의자는 거기에 두어서는 ..

6살 딸은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딸이랑 아들을 의자에 앉히고 물어본다. “산타할아버지한테 받고 싶은 선물 정확하게 소원으로 빌었어?” “응, 나는 전갈이랑 용이랑 판박이 해달라고 빌었어.” 10살 아들이 말한다. “나도 받고 싶은 거 있어” 6살 딸이 말한다. “뭔데?” 딸은 산타한테 받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코로나 없어지는 거”라고 했다. 무엇을 받고 싶으냐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을 받고 싶다’라고 해야 하는데, ‘코로나가 사라지는 걸’라니. 딸에게 어쩌면 산타는 ‘선물을 갖다 주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내 소원을 들어주는 사람’인가 보다. 그러나 저러나 ‘산타에게 받고 싶은 소원, 빌고 싶은 소원’으로 ‘코로나 없어지게 해 주세요.’가 가능한가. 당장 나한테 산타가 선물을 준다고 하면,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커피만 맛있으면 커피가 맛있을까

커피는 수동 그라인더로 간다. 집에는 전동 그라인더가 있지만, 학교에서는 수동 그라인더를 사용한다. 집에서는 아이들 틈에서 ‘간신히’ 커피를 한 잔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빠르게’ 커피를 내리는 게 중요하다. 커피를 차르르 붓고, 그러다 약간 흘리고, 줍고 다시 넣고, 그라인더를 다리 사이에 끼고 잡고 돌린다, 오른손으로 레버를. 맷돌에 들어가는 콩처럼, 커피콩은 그라인더 속으로 들어가 가루가 된다. 드립퍼에 필터를 접어 넣고 커피를 툴툴 붓는다. 정전기 때문에 커피 가루는 그냥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고 조금 날리기도 한다. 지저분해진 테이블을 소독용 물티슈로 닦는다. 끓인 물을 드립포트에 붓고 커피를 적신다. 조금 부풀어 오른다. 신선한 커피이고, 적당한 크기로 커피콩이 갈렸다. 쪼르르 가운데에..

팝송 추천 | 번역 | Bruno Major의 Regent's Park

내가 가장 즐겨듣는 가수. 수업 준비를 할 때에도 운전을 할 때에도 되도록 Bruno Major의 음악을 듣는다. 처음에는 Easily 를 듣고 이 가수의 노래를 찾아 들었던 것 같은데, 얼마전에 가사를 듣다가 이 노래에 빠져 버렸다. 일단 한번 들어보세요. Track 4 On To Let A Good Thing Die Regent’s Park Bruno Major Regent's Park(정식명칭 The Regent's Park)는 영국 런던에 있는 공원입니다. 영국의 왕자였던 Regent George IV의 이름을 딴 공원입니다. 저 공원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Regent George IV 왕자랍니다. 이 음악은 '101마리 달마시안'에 사용된 음악을 샘플링 했습니다. 저는 그 애니메이션을..

카테고리 없음 2020.12.06

Ulanzi GP4 4 in 1 마그네틱 마운트 어댑터 키트 사용기 | 고프로 7

고프로를 쇼티 삼각대와 잘 사용했다. 대개의 경우, 고프로 + 쇼티의 조합으로 촬영이 가능했다. 하지만 내 브롬톤에 고프로를 거치할 때마다 마운트를 해제하고 다시 자전거에 거치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했다. 그래서 알아보고 구입한 Ulanzi gp4. 이름은 지금에야 찾아봤다. 알아봤다는 것도 다른 사람의 사용기를 보거나 한 것은 아니다. 여느 때처럼 Aliexpress를 돌아다니다가 탈착이 쉬울 것 같아서 살펴보다가 구입했다. 지금 보니 가격은 대략 $8 이하다. 두 개를 구입해서 하나는 자전거에, 하나는 쇼티에 붙여 두었다. 판매자 링크US $7.78 31% OFF|울란지 GP 4 4 in 1 마그네틱 마운트 어댑터 키트 GoPro Hero 8/7/6/5 DJI OSMO 액션 카메라 InstSmarter..

일상사/Stuff 2020.12.05

랜선으로 모인 새벽커피

외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잠옷으로 입던 티셔츠와 바지는 벗고 어엿한 복장으로 갈아입니다. 그래 봐야 다른 티셔츠에 그냥 긴바지이지만. 6시에 모임 시작이지만 알람은 5시 55분에 맞춰뒀다. 집에서 하는 모임이란 이렇게 사람을 느긋하게 한다. 알람보다 일찍 일어난 덕분에 세수도 한다. 머리는 새집을 짓지 않아 잠에서 깬 사람 치고는 제법 말쑥해 보인다. 잠에서 방금 깬 사람 치고는. 한 달에 한번 진주의 이곳저곳으로, 차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모여서 커피를 마시는 모임을 연지 한 1년은 된 것 같다. 겨울새벽 물이 끓는 시간을 기다리기 힘들 만큼 추운 때에도 모여서 커피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지난달에는 직접 얼굴을 보고 만났는데, 이번 달에는 그게 어렵다. 진주와 인근 지역 확진자가 갑자기 늘었었고,..

코로나 가득한 주말 : 진주 인근 갈만 한 곳 - 산청 원지 두물머리

진주에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늘면서 우리 가족은 주말도 오로지 집에만 있다. 지난주에는 딸을 태우고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드라이브만 하고 들어온 적도 있다. 아들은 그것도 싫다며 집에 남았다. 그래, 차만 타고 돌아온다면 그게 무슨 재미인가. 엄마의 영향이 더욱 강력해서, 나는 딸을 꼬드겨서 잠시 내리려고 했지만(물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딸은 내리지 않았다. 요즘 계속 하는 생각은 '사람을 피하면서도 가볼 만한 곳이 어디가 있었나?' 자전거를 타고 진주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터라 차가 닿지 않는 곳이라면 사람이 덜 붐비는 곳들은 좀 알고 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가려면 차가 들어가는 곳이어야 한다. 차는 닿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곳. 일단 극장이나 쇼핑센터는 안된다. 시내도 안된다. 그러면 ..

여행 2020.12.04

수능 관리요원의 하루

내가 선 위치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인다. 올해에는 수능 감독관을 하지 않았다. 관리요원으로 시험이 끝나고 감독관들이 가지고 온 답안지와 문제지를 점검하고 오류 사항을 찾았다. 시험 감독을 하면 최소 한 시간 반 이상 서 있어야 한다. 올해에는 교실 뒤에 의자 두 개를 갖다 두고, 필요한 경우 잠깐씩 앉으면서 감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어쨌거나 아픈 다리를 잠시 쉬게 하는 것이라 감독은 힘들다. 게다가 감독관의 실수 때문에 수험생이 피해를 입을까 봐, 수험생의 부정행위를 혹여나 방조하여 문제가 일어날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된다. 수능 응시생이 많이 줄었다지만, 어쨌든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생활까지의 학업 성취를 마무리하는 시험이다. 수험생도, 학부모도, 감독관도 긴장한다. 온 한국이 긴장하여 우리나..

학교 관련 2020.12.03

수능, 코로나를 대비하라

수능 전날은 대개 갑작스럽게 다가온다. 모두 수능일이 다가올 걸 알지만, 그와 함께 일어날 많은 일들을 미리 걱정할 겨를은 없다. 수능 감독으로 가거나, 수능시험장 본부요원이 되어야 한다. 담임들은 수능 시험장을 준비하느라 바쁠 수밖에 없다. 대개의 학생들은 '교실 청소를 깨끗이'라는 말을 자기 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거울 옆에 묻어 있는 립밤 자국도 모두 지워야 한다. 책상에 낙서는 허락되지 않고, 오래된 책상과 의자는 키를 맞춘다. 모든 게시물은 떼어 내고, 어떤 것이든 '반사'될 만한 것은 흰 종이로 싼다. 그리고 갖가지 부착물. 수능 당일의 방송 테스트를 위한 시험방송이 계속 흘러나오며 마치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는 전주처럼 은근히 불안을 끓인다. 하지만, 올 해는 좀 다르다. 우선 수능 일주일 ..

학교 관련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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