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늘면서 우리 가족은 주말도 오로지 집에만 있다. 지난주에는 딸을 태우고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드라이브만 하고 들어온 적도 있다. 아들은 그것도 싫다며 집에 남았다. 그래, 차만 타고 돌아온다면 그게 무슨 재미인가. 엄마의 영향이 더욱 강력해서, 나는 딸을 꼬드겨서 잠시 내리려고 했지만(물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딸은 내리지 않았다.
요즘 계속 하는 생각은 '사람을 피하면서도 가볼 만한 곳이 어디가 있었나?'
자전거를 타고 진주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터라 차가 닿지 않는 곳이라면 사람이 덜 붐비는 곳들은 좀 알고 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가려면 차가 들어가는 곳이어야 한다. 차는 닿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곳. 일단 극장이나 쇼핑센터는 안된다. 시내도 안된다. 그러면 '야외'로 가야 하는데, '산'은 절대 아니다. 산에는 정말 사람이 많다. 산을 오르느라 마스크도 제대로 안 한 경우가 많다. 그러니 산은 안된다. 곰곰 생각해 보니 몇 군데가 생각난다. 오늘은 첫 번째.
진주 인근에는 여러 작은 도시가 있다. 사실 진주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진주 인근의 사천, 산청, 함양, 합천 등은 '완전히 다른 도시' 같지가 않다. 식구 중 누군가 살고 있으니 타향이라기보다 고향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중 "원지가 좋다"는 말을 듣고 나는 작년에 브롬톤을 타고 달려간 적이 있다. 브롬톤 타고 가기에는 썩 만만한 거리가 아니었지만, 도착해본 원지는 너무 좋았다.
일단 건물들의 높이가 낮고, 진주에서 볼 수 있는 산보다 높은 산들이 동네를 둘러싸고 있다. 강변에는 음식점도 많다. 기사에 따르면 장사도 잘 되고, 원지에 살러 들어오는 사람도 계속 늘고 있다고.
관련기사 : 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94566
찾아가기
- 원지강변로를 찾아가면 된다.
- 두물머리에 바로 주차
그러면 저 사진에 보이는 작은 다리를 볼 수 있다. 지금 찾으면 물에서 노니는 오리를 볼 수 있다. 저 길을 죽 따라 걸으면 생태길이 나온다.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목곡생태숲으로까지 연결된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도시인 '진주'를 벗어났는데도 소음이 거의 없다. 하늘은 높고 물 흐르는 소리에 귀가 씻긴다. 강을 따라 길을 걸으면 낙엽 바스러지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만 들린다. 여기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란,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산책객이 다다. 단체 관광객 따위는 없고, 마스크를 벗고 헉헉 대며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도 없다.
사람을 피하되 편안히 햇볕과 바람을 맛보며 걸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이번 주말에는 가볼 수 있을까. 진주 확진자는 줄었지만, 아직도 긴장이 가시지 않아 못 갈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숨통이 트인다면, 바로 가족들과 달려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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