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16

초등4 아들에게 책을 권하는 나의 방법

진주문고에 주문해 둔 책을 찾으러 갔다가 아들에게 줄 책도 한 권 더 골랐습니다. 아들은 지난번에 사다 준 엘 데포 도 아직 안 읽고 있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모두 읽은 아들에게, 계속해서 재미있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을 권하고 싶어서 오늘도 한 권 더 샀습니다. 집에 와서 아들에게 책을 소개하니, 아들은 표지와 제목을 보고, 책 안을 휘휘 넘겨 보더니 재미있겠다.라고 합니다. 그러고 책꽂이에 꽂아두길래, 제가 꺼내서 먼저 읽어봤습니다. 형의 복제인간인 봉구라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출생의 비밀 때문에 잠깐의 방황과 소란이 있지만, 잘 극복해 냅니다. 이 책은 스토리킹시리즈이다. 스토리킹은 비룡소에서 기획한 일종의 공모전이다. 초등학교 고학년들이 읽을 만한 작품을 장르를 가리지 않고 투고 받아서 ..

오늘 처음 본 것 : 창원전기버스

오랜 만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창원까지. 이제는 진주 사람이 다 되어 버린 건지, 좋은 게 보이면, 진주는 언제 저거 따라하나 생각이 듭니다. 정차 중에 찍었습니다. 볼 일을 마치고 진주로 돌아오는 데, 앞에 가고 있는 버스가 좀 다르다 싶어서 보니 전기버스였습니다. 창원시는 2018년도부터 전기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에 전체 시내버스 760대 중에 10% 정도가 전기버스로 교체될 예정이었으니 지금은 더 많은 수의 전기버스가 다니겠네요. 오염도 소음도 적을테니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매연을 맡아야 하는 시민들에게도 분명 좋은 변화인 것 같습니다. 진주는 올해 12대를 시작으로 전기저상버스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기존에 있던 저상버스의 경우에도 승하차시 시간이 길어져서 버스 회사..

꽃보다 잎 : 산책길

점심을 먹고 잠시 산책을 하는데, 이미 벚꽃은 온데간데 없다. 그래도 푸른 잎들이 붙어서 팔랑팔랑 손을 흘들어 댄다. 사람들은 왜 꽃을 좋아할까. 벚꽃나무는 벚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나무는 꽃이 기대는 기둥 같은 존재감이다. 꽃은 잠시 피고, 그 모양이 이쁘다. 이 이쁘다라는 묘사는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주관이니 객관에 가깝다 할 수 있겠다. 꽃의 색은 잎과는 다르다. 잎은 그 다양함이라고 해봐야 초록 주변이다. 꽃은 그렇지 않다. 식물들의 잎이란 색이 그저 거기서 거기인데 비해, 꽃들은 꽃마다 색이 다르다. 사라들은 노란 꽃, 자주꽃, 보라꽃, 분홍꽃, 색깔을 수집하듯 철을 달리하며 꽃을 즐긴다. 하지만 꽃은 빨리 지고, 늘 나무는 나무인채로, 상당히 오랜 시간 잎을 단채로 ..

알리에서 도착한 어메이즈핏빗 GTS2 mini 시계줄

기본 구성으로 들어있는 검정색 시계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알리에 주문. 특별히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그나마 땀 배출이 잘 되는 디자인으로 구입했다. 디자인은 마음에 든다. 이건 흡사 애플워치. 하지만 색은 영 별루다. >.< 그렇다. 하나에 2달러 정도다 너무 기대하지 말자. 탈부착은 아주 간단하다. 저기 보이는 작은 레버(?)처럼 보이는 걸 밀어주면 빠진다. 부착할 때도 마찬가지다. 새 시계줄. 색은 별루지만, 일단 땀이 덜 찰 것 같다. 손을 씻는 일이 잦아서 물기가 빠르게 마르는 게 좋다. 나토밴드 타입을 주문할까 했지만, 그건 역시나 마르는 데 시간이 제법 걸려서 별로! 시계줄 두 개에 5.36 달러. 가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족.

일상사/Stuff 2021.04.20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딸이 그려준 그림

일곱 살 딸은 늘 소원이 뭐냐고 물으면 ‘코로나 없어지는 거’라고 말한다. 어쩜, 어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이는 자기가 빼앗긴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게 아닐까. 파란 하늘, 맑은 공기, 마스크 없이 뛰어놀 시간, 친구와 부대낄 기회.. 오늘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딸이 아주 열중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색칠은 하지 않았지만, 일단 스케치만 마무리. 일곱 살이면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였던가? 딸은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한다. 그래,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되어라.

언제까지 흰머리를 뽑게 될까?

양치질을 하다가 화장실 불빛에 번쩍. 흰머리는 은색머리인냥 반짝. 왼손가락으로 머리에 고랑을 만들고 오른손으로 반짝이는 머리를 찾아본다. 흰머리는 휜머리다. 파마를 한 머리칼과 또 다르게 애매하게 휘어있어 제법 눈에 잘 뛴다. 흰머리를 뽑으려고 눈을 부릅 뜬다. 내 눈이 닿는 곳에 있는 흰머리만 내게 있는 흰머리구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흰머리는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생각되겠구나. 손으로 흰머리 한 올을 색출하자 했는데, 잘 안된다. 핀셋을 가지고 와서 하나만 집어 본다. 툭 뽑아보는 데, 검은 머리 한 올도 걸려들었다. 아직은 검은머리 아까운 정도는 아니라 쿨하게 검은 머리 한 올과 함께 흰머리는 희생된다. 그렇게 네 가닥을 뽑아냈다. 흰머리는 언제까지 뽑게 될까? 새치염색할 ..

가족은 흔하다

나는 너무나 평범한 가족을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집 안에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는 늘 한 가족이었고, 그걸 별로 의심해본 적이 없다. 소위 말하는 정상가족이지만, 아무런 문제 없는 가족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족에 대한 걱정없이 많은 세월을 살 수 있었다. 어릴 때에는 몰랐다. 가족들과 곧 헤어져 내 삶을 살게 될거라는 것을. 누가 설명해줘도 모르지 않았을까.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나의 하루는 공기 같은 가족을 바탕으로 누릴 수 있었다. 가족이 없는 일상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2박 3일 수학여행을 간다고 해도, 늘 돌아갈 곳은 가족이 있는 집이었다. 누나가 결혼하기 전까지 집에서 같이 살아서 그나마 우리 다섯 사람이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것은 아닐까..

인간, 천적을 발명하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왔고, 저는 자전거 출퇴근을 하루 쉬었습니다. 비가 와도 비옷 입고 자출할 걸 하는 생각을 하루 종일 했습니다. 오늘은 날이 좋았고 습기가 여전하지만, 많이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 페달을 밟아 나아갔습니다. 진주 강변까지 이어질 예정(지금은 잠시 도로 확장 공사 때문에 끊겨 있음. 2021. 4. 13. 기준)인 새로난 길을 따라 갑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아니지만, 사람도 자전거도 나란히 다닐 수 있을만큼 길이 제법 넓습니다. 요리조리 물 고인 자리를 피해서 가려는데, 땅 위에 동글동글한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냥 밟고 지나갈 수는 없어서 내려 보니 달팽이입니다. 300여 미터를 가는 동안 달팽이를 100마리 이상은 본 것 같습니다. 아주 작은 녀석부터 약간 큰녀석까..

삼장다목적캠핑장 어게인

아들이 갑자기 캠핑을 가잖다. 삼장다목적캠핑장으로. 지난번에 왔다가 공짜과자를 하나 얻어먹어서 그런가? 아님 강아지가 귀여워서? 차박의 경험이 너무 좋아서? 아무튼 짐을 챙겼다. 지난번에 빠진 게 많아서 이번에는 열심히 챙겼다. 불멍 때문이다. 오로지 불장난 때문에 온다. 오늘도 아들은 고글을 끼고 버프를 목에 두르고 장작으로 횃불을 만들겠단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형네가족이랑 와서 아들은 다욱 즐겁다. 딸은 오늘한 빠마머리를 뽐낼 자리가 되어서 좋다. 여기 캠핑장에서 자는 건 아들과 나뿐. 비밀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아들은 해줄 기미가 없다.

봄, 브롬톤 자출 복장

자출하기 좋은 복장 따위는 사실 없습니다. 자전거 전문 의류가 제일 좋겠지만, 옷을 갈아 입어야 하니 불편합니다. 여름은 더워서, 겨울은 추워서 또 옷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 기온은 대개 최저 3도 ~ 최고 22도입니다. 아침에 보통 7시에 집을 나서는 데, 그때는 4,5도 정도입니다. 맨손으로 자전거를 타면 손이 시릴만 한 기온입니다. 거의 한달간 비슷한 복장으로 자출하고 있어서 기록으로 남깁니다. 1. 바지 : 아무 청바지 - 기온이 낮으면 약간 두꺼운, 기온이 높으면 좀 얇은 청바지를 입습니다. 청바지는 자전거를 탄다고 엉덩이가 번들거리지 않습니다. 2. 긴팔 티셔츠 : 파타고니아 p6 긴팔 티셔츠. 색깔별로 5개 정도가 있어서 매일 바꿔 입을 수 있습니다. 면+폴리 소재로 순면 제품보다 좋습..

일상사/자전거 2021.04.0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