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197

아들이 생각하는 돈맛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500"] Pictures of Money[/caption] 요즘 '돈맛'에 대해 알아가는 아들이랑 어제는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시작은 이렇게.. 아들 : 아빠, 천원으로 뭘 살 수 있어? 나 : 껌 하나. 아들 : 오천 원으로는? 나 : 껌 다섯 개. 아들 : 오천 원으로 토미카 살 수 있어? 나 : 응, 하나 살 수 있어. 아들 : 그럼 만원으로는? 나 : 껌은 10개. (이 순간 아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토미카는 2개 아들 : 그럼 만원이랑 오천 원이랑 하면, 터닝메카드 살 수 있어? 나 : 만원이랑 오천 원이랑 천원 더해야 하나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들 : 나 만원이랑 오천 원이랑..

#018 아침 하이킹

주말 아침 아들과 하이킹.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물어보고 'YES'라는 답을 얻었다. 주말에야 숲에 가볼 수 있다. 아침에 밍기적 거리면 더 재미있는 놀거리(티비, 영화 등)에 아들일 뺏겨 버리기 때문에 아침 일찍 서두룰수록 좋다. 이전에 걸어보니 아들은 쉬엄쉬엄 4킬로는 걸을 수 있었다. 1시간에. 늦은 속도가 아니다. 하지만, 완급을 조절하면서, 달래가면서 걷는 게 중요하다. 중간에 간식도 먹으면서. 아들이 좋아하는 코스는 진주여고 뒤 데크길을 따라 올라가서 전망대를 지나 걷는 길. 차를 타고 가야 하지만, 아들이 원하는대로 출발. 늘 옆에서 뒤에서 아들을 걱정하며 따라 걷는다. 이 정도 길에서는 넘어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쓸 데 있는 걱정에 쓸데 없는 걱정까지 하는 게 부모니까. 아침을 ..

#003 오랜만에 처음이네요

'처음'과 '오랜만'사이 아이의 언어 발달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영어교육을 전공하며, 학부에서 공부한 짧은 지식이 아이를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의 성장에서 키를 제외하고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 언어다. 그걸 옆에서 관찰할 수 있으니 정말 행복하다. 아들이 요즘 자주 실수하는 표현이 '처음이다'와 '오랜만이다' 왠만에 욕조에 물을 받고 들어가서 씻었다. 아들 : "아빠, 이렇게 물받아서 씻는 건 처음이다." '오랜만이다'를 써야 할 때, '처음이다.'를 쓰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그래서 일단 두 표현에 대해서 생각나는대로 설명했다. '처음이다.'는 해본 적이 없는 것을 하게 될때쓰는 말이다. 코끼리를 실제로 처음 봤어. '오랜만이다.'는 이미 해봤던 것인..

#002 학생들의 유등은 버려진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500"] [오징어 아저씨][/caption]아침 직원회의. 교실에서 아이들 자습을 지도하다가 본관에 있는 본교무실로 간다. (아이들 자습 지도한다는 건, 떠드는 아이들에게 앉아서 공부를 시작하라는 지도를 말한다. 내일부터 시험이라 금새 분위기는 진정이 된다. 학교에 도착하면,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즐거움이 있다. 자습이나 영어듣기는 그 재미를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리라.) 특별한 안건은 없다. 학생들의 외투 착용에 대해 지도해달라는 것. 요즘에는 하복이나, 동복을 어떤 시기에 입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학창시절을 기억해보면 그대로 조금 차이가 생긴 것이다. 예전에는 몇 일부터 하복을 입을 것, 몇 일부터 ..

입덧과 아들

입덧. 한 5년 전만 해도, 입덧은 티브이 드라마 속에서 여배우들이 좋지 않은 안색으로 시어머니 앞에서 '욱, 욱' 토할 듯 말 듯한 것이었다. 임신의 징후를 보여주는 것 이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곧 나에게 입덧은 생활로 다가왔다. 첫째를 입원했을 때, 아내의 입덧은 정말 심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아내도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지 못했다. 먹는 족족 토해냈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아이비 스낵, 얼음, 물 뿐이었다. 냄새 때문에 집에서 밥을 할 수 없었고, 냄새가 심한 음식을 조리할 수도 없었다. 나는 같이 굶기도 했다. 그래도 그때는 아내와 나만 돌보면 되니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힘들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때는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이제 아내는 둘째를 임신했고, 입덧..

인센셥, 마음의 씨앗, 대니얼캐너만, 4살짜리 기억

오늘 아침도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면서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빠랑 어린이집에 가는 게 좋아, 이모님이랑 집에 가는 게 좋아?" “아빠랑" “왜?" “몰라~" 아들은 나랑 놀다가 가끔은 내 등 뒤로 와서 나에게 기대며, “아빠, 사랑해.” 합니다. 그럼 저도 “아빠도 아들 너무너무 사랑해.”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던 듯 놀기 시작하죠. 이렇게 무심히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물론 자려고 누운 아들에게도 ‘사랑해’ 이야기 하고, 뽀뽀도 해줍니다. 우리 아들이 이런 순간들을 기억할까요? 기억 못 할 것 같습니다. 기억 못 할 게 분명합니다.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느냐. 저는 저의 4살 때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실 6살 때의 일도, 7살 때의 일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연을 날려보자.

‘에헤야 디야 바람 분다. 연을 날려보자.’ 언제 불러나 봤던가 싶을 만큼 오래 전에 불러본 동요들을 아들을 위해서 다시 부른다. 음이 정확하지 않아도 가사가 잘 기억나지 않아도 기어이 이어 불러 간다. 오늘은 연 날리자 노래도 부르고, 연을 사서 날리러도 갔다. 요즘도 연을 만드나? 나는 대나무를 자르고, 종이를 자르고 해서 연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적어도 기억에 없다. 초등학교 시절, 수업 시간에 ‘연만들기 키트’ 라고 할만 한것을 사가서, 종이 위에 나무를 붙이고, 실을 묶어 가오리 연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도시에서만 자랐으니, 대나무가 필요하다고 해도 사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아들이랑 연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연을 샀다. 바람..

민준이의 신나는 플레이 키즈 스쿨 모습

민준이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제가 없는 사이 '아빠'를 마스터 했다고. ㅠ우산쓰는 걸 너무 좋아한다고, 빙글빙글 도는 것도 너무 좋아한다고, 귀요미.눈을 크게 뜨라고 하면, 손가락으로 치켜 올린단다. 과자집 만들기 활동이지만, 과자먹기로 끝. [사진. 와이프폰] 아들은 신플가자고 하면 밥을 잘 먹기 시작한다. 조심성 많은 성격이라 아이들과 막 부대끼며 놀지는 않지만, 선생님에 대한 친밀감은 높은 듯. 벌써 2년째 같은 선생님을 보고 있으니, 아마 길가다가도 선생님을 알아보지 싶다. 프로그램의 특성이 그런 건지, 아이들이 입고 쓰고 활동할 수 있는 교구랄까 자료들이 매우 준비가 잘되는 것 같다. 늘 뭔가로 변신하는 아들의 사진을 받게 된다.

올해 첫 경남도립술관 관람기

작성시작 : 2월 12일 23:01 오늘은 일요일. 늘 그렇듯 아이와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면 되려 시간이 안 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 이것도 늘 그렇다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네요. 저야 학교로 출근을 하고 퇴근해서야 아이를 보니 아내가 느끼는 (잘 놀아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저는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주말에 아이와 집에서 하루를 보내면 꽤 힘들더군요.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갑작스레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창원처럼 작은 도시의 좋은 점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짧다는 겁니다. 미술관까지 가는 데 차로 걸리는 시간은 15분 정도. 커피도 한잔 사서 얼른 마시고 미술관으로 갔습니다. 아들이 타줄지 말지 몰랐지만 일단 유모차도 빌렸습니다. (유모차를 빌리려면 신분증을 맡겨야 합니다. ) 지금 전시..

기록할 수 없는 것, 아이의 내음

조금 전, 동갑내기 트윗친구와 멘션을 주고 받던 중이었다. 당연하게, 아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선배아빠로서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너도 사진을 찍고 하니까 알겠지만.. 사진도 좋고 동영상도 참 좋지! 그런데 결정적으로 기록할수 없는게 있다. 지금 너희집에 진동하고 있는 아이냄새.. 이거 언젠가 시기가 되면 사라진다. 그게 무척 서운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네.. 사진도 찍고 있고, 동영상도 열심히 찍고 있다. 그리고 아이를 열심히 안아주기도 한다. 그렇게 사랑을 주고 있다. 그리고 늘 아이를 생각하면, 사랑을 더 키워가려고 한다. 게을러 지고, 내 몸 편할 방법만 생각할 때도 있지만, 늘 내 몸보다 아이몸이 편하길 바란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당장 가서 아이의 숨소리를 듣고, 아이 가슴에 코대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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