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197

새해 첫 날의 성적

딸과 산책, 유튜브 영상 하나 만들기, 혼자 라이딩, 아들과 밤 산책.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고2 겨울방학. 나는 친구들과 부산 해운대에 일출을 보러 갔다. 일출을 처음 보러 가는 사람이 으레 그런 것처럼, 해가 지평선에서 멋지게 떠오르는 모습을 보게 될 거라고 기대하고 갔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해는 저 멀리 지평선에 깔린 구름을 지나 느지막이 솟아올랐다. 기다리기 지친 우리는 서로를 바다에 빠트렸다. 그 이후로 대학생이 되어 다시 한번 일출을 보러 가려했던 적이 있다. 친구들과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비디오방으로 가서 '반지의 제왕'을 틀어놓고 잠들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그 서사시도 끝나고 새벽의 추위를 뚫고 일출을 보러 출발했다.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있었던 데다가 관심도 없었다. 우..

코로나 집콕놀이 | 보물지도로 보물찾기

코로나 집콕 놀이의 원칙 일주일 정도 독박육아다. 아, 초등 3학년에 6살 딸이니 '육아'라고 하기는 좀 그런가. 육아라기보다는 '보육'이다. 답 해 먹이는 것부터 걱정이 되는 걸 보면 아직도 '육아'구나. 아무튼, 밥은 대충 먹여도 된다. 하지만, 너무 심심해서 애들끼리 서로 잡아먹으려고 하면 안 된다. 놀이가 답이다. 집 놀이에서 중요한 점은? 부모는 덜 피곤하고, 아이들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보물 찾기를 준비했다. 준비물 집 평면도 3장 전체를 그릴 필요는 없다. 나는 거실 + 아들방까지만 그렸다 정확할 필요도 없다. 대신 방향은 맞춘다. 3장인 이유? 다음에 또 쓰려고 일단 하나를 그리고, 복사해 둠 한쪽 귀퉁이에 번호를 쓴 종이 A4용지를 접어서 잘랐다. 종 16개 번호는 다 찾았는 ..

올해 산타할아버지는 잘 오시려나..

10살 아들은 올해 초에 "아무래도 아빠가 산타인 것 같다"라고 했다. 나는 제법 태연한 얼굴로,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해?" 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다른 친구들도 그런 것 같고, 아무래도 엄마나 아빠가 산타할아버지가 되어서 선물을 두고 가는 것 같다고.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늘 산타에게 아이들 선물은 맡겨왔기 때문에, 올해에는 나도 선물을 준비했다. 아들에게도 말한 것처럼, 올해 우리 아들은 산타에게 선물을 받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렇다. 아들은 온라인 수업을 하느라 혼자 집에 있으면서, 온라인 수업을 다 듣지도 않고 유튜브 영상을 보고, 엄마, 아빠 몰래 게임을 하는 등 나쁜 짓을 많이 했다. 게다가 엄마에게 거짓말도 한 적이 있으니... 쯧쯧. 아들에게도 일단 "산타가 선물을 안 주면..

매일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매일의 사진

매일 글을 쓰기 위해서 매일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내가 쓴 글에는 내가 찍은 사진을 하나 넣으려고 한다. 글만으로 부족하니 사진으로라도 그 부족함을 좀 매우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래도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하고부터는 사진을 찍는 양이 다시 늘었다. 피곤해서 어제 좀 일찍 잠이 들었고, 오늘은 제법 일찍 일어났다. 아내는 이미 출근을 했다. 씻고 나왔는데도 7시가 되지 않았으니 오늘은 준비가 빨랐다. (매일 좀 이렇게 하자) 보통 아침 뉴스를 켜는 편인데, 오늘은 라디오를 켰다. 주파수는 클래식 FM에 맞춰져 있다. 어제 아들은 온라인 수업'만' 듣고 과제도 하지 않고 유튜브를 보았고 나에게 걸렸다. 나는 할 일도 다 하지 않고 놀아버린 아들을 혼냈고, 티브이 금지령을 내렸다. 그래서 오늘은 나도 뉴스를..

아들을 위해 준비하는 참기름책장

아들을 위해 내 책장을 잘 꾸미고 싶다. (여기서 아들이란 내 아이를 뜻한다. 그저 지금 혼자 읽기가 가능한 것은 아들 뿐이라 이렇게 쓴다) 그래서 전자책을 구입하더라도 좋은 책은 종이책으로 다시 사게 된다. 아, 그래서 전자책으로 읽는 게 편한데도 굳이 종이책을 사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 좋은 책은 두 번 사게 된다는 말이다. 좁지 않은 아파트인데도 내게 허락된 나만의 공간은 옷방과 책장 뿐이다. 그렇다. 내 물건을 마구 쑤셔 넣어도 아내의 잔소리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공간. 하지만 옷방은 공간이긴 하지만, 공간이라 부를 수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옷을 갈아 입고, 옷을 걸어 놓기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의자를 놓을 수는 있겠지만, 옷장의 먼지와 내 비염을 생각하면 의자는 거기에 두어서는 ..

6살 딸은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딸이랑 아들을 의자에 앉히고 물어본다. “산타할아버지한테 받고 싶은 선물 정확하게 소원으로 빌었어?” “응, 나는 전갈이랑 용이랑 판박이 해달라고 빌었어.” 10살 아들이 말한다. “나도 받고 싶은 거 있어” 6살 딸이 말한다. “뭔데?” 딸은 산타한테 받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코로나 없어지는 거”라고 했다. 무엇을 받고 싶으냐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을 받고 싶다’라고 해야 하는데, ‘코로나가 사라지는 걸’라니. 딸에게 어쩌면 산타는 ‘선물을 갖다 주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내 소원을 들어주는 사람’인가 보다. 그러나 저러나 ‘산타에게 받고 싶은 소원, 빌고 싶은 소원’으로 ‘코로나 없어지게 해 주세요.’가 가능한가. 당장 나한테 산타가 선물을 준다고 하면,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커피와 아들의 거짓말

주말에 일찍 일어날 일이 뭐 있나. 그런데 6시 30분에 일어났다. 화장실에나 갔다가 물이나 한 잔 마시고 다시 따뜻한 이불속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커피 마시며 빵 먹자."는 아내 말에 물을 데운다. 노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까, 일출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까. 잘 모르겠지만, 일단 노을을 즐기는 사람보다 일출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을까. 노을은 어영부영 하다 보니 보게 될 수도 있지만, 일출은 그렇지 않으니까. 작정하고 봐야 한다는 점에서 일출은 더 귀하기도 하다. 일요일 아침 엉겁결에 여명을 선물 받는다. 토요일 아침은 보통 토스트와 커피, 우유로 해결한다. 아이들도 대강 챙겨 먹인다. 요즘에는 배달 음식도 한번씩 먹는다. 편한 게 최고.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짧은 시간도 선물 같다. 오늘은 또..

초3과 라디오 속 팝송

우리 집에서는 아이들을 9시 전에 재운다. 이제 아들이 잘 때까지 옆을 지키는 것은 아니니, 정말 '재우'는 건 딸뿐이다. 딸은 9시가 되기 전에 보통 잠이 든다. 아들은 태권도 마치고 와서, 못한 과제를 다 하고 잠이 드는데, 요즘에는 대개 9시를 넘긴다. 잘 먹고 잠을 충분히 자야 클 테니 나는 아들을 자주 채근한다. 오늘(2020.09.25. 금)은 그래도 좀 이른 편이다. 잠자기 전 이불을 정리하고, 책상을 정리하고, 양치질을 하고 아들은 침대로 간다. "아빠, 책 좀 읽어주면 안 돼?" 어제 아들이 잘 준비를 마치고 나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읽어줬다. "응, 알겠어. 어서 가서 누워." 아들 방에는 책상 스탠드가 켜져 있고, 나는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한다. 딱 한 장이 남은 줄 알았는데, ..

아들을 위해 '현대 포니' 조립

집에 더 이상 '어른'장난감 따위는 둘 곳이 없지만, 보는 순간 구입. 프라모델은 건담 몇 개 만들어 본 게 다지만, 그래도 이 포니는 왠지 만들어 두고 싶었다. 물론 만들고 나면 아들의 장난감이 될 게 분명하다. 그래도 된다. 2만 원 정도에 2시간 정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충분히 괜찮은 가성비다...라는 생각으로. 프라모델 전용 니퍼와 핀셋은 동네 '마이토이'에서 사뒀었다. 접착제 필요!! 제품을 사기 전에 몰랐는데, 이 제품은 접착제를 사용해야 한다. 접착제 없이 체결하는 것은 앞바퀴 축뿐이다. 다른 건 모두 접착제를 사용해야 한다. 접착제 냄새가 아세톤 냄새였다. 아이와 함께 조립하려면 환기가 잘 돼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부품이 작아서 또 아이는 별로 할 일이 없다. 그냥 혼자 조립..

아이들과 함양 농월정오토캠핑장에서 가을 캠핑

아이들과 10월에 난로 없이 편안한 캠핑이 가능할까? 어제 농월정 오토캠핑장에 가보니, '편안히' 캠핑을 하려면 여러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이제까지 몇 번의 캠핑을 해봤지만, 아직도 제가 서툴러서 스스로가 만족스러울만한 캠핑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모자란 게 있더라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게 무엇인가? 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 1박 2일로 다녀온 캠핑을 정리하려 합니다. 장소 : 함양 농월정오토캠핑장 자리 : 케빈(광풍), 캠핑 6번 사이트 인원 : 성인 4명, 초등학교 3학년 이하 남녀 아이들 4명 잠자리 세팅 : 쟈칼 이지돔4 텐트, 캠핑퍼스트 매트, 전기매트, 저렴이 침낭, 네이처 하이크 춘계 침낭, 알리표 동계 침낭 케빈 : 농월정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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