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아들은 올해 초에 "아무래도 아빠가 산타인 것 같다"라고 했다. 나는 제법 태연한 얼굴로,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해?" 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다른 친구들도 그런 것 같고, 아무래도 엄마나 아빠가 산타할아버지가 되어서 선물을 두고 가는 것 같다고.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늘 산타에게 아이들 선물은 맡겨왔기 때문에, 올해에는 나도 선물을 준비했다. 아들에게도 말한 것처럼, 올해 우리 아들은 산타에게 선물을 받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렇다. 아들은 온라인 수업을 하느라 혼자 집에 있으면서, 온라인 수업을 다 듣지도 않고 유튜브 영상을 보고, 엄마, 아빠 몰래 게임을 하는 등 나쁜 짓을 많이 했다. 게다가 엄마에게 거짓말도 한 적이 있으니... 쯧쯧.
아들에게도 일단 "산타가 선물을 안 주면 아빠가 선물해줄게. 갖고 싶은 게 뭐야?" 말했다. 우리 아들은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크리스마스가 코 앞에 다가오고서야 우리 집은 트리 비슷한 모양을 꾸몄다. 집에 물건이 늘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아내 덕분에 저 전구 트리는 5년째 활약하고 있다. 저렇게 붙여 놓으니 제법 크리스마스 같다. 나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좋아해서 11월부터 집에 있는 구글 홈 미니로 캐럴을 틀어댔다.
나는 산타가 선물 주는 나이가 지났기 때문에 혼자 선물을 해결했다.
2020/12/20 - [일상사/Stuff] - 아이패드 에어 보다 아이패드 프로
딸의 유치원에서는 매년 산타가 유치원으로 와서 책 선물을 했다. 딸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딸은 어린이집에 왔던 산타에게서 받은 벙어리장갑을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그 장갑을 낄 때 자주 산타가 줬다고 이야기한다.
올해 산타는 마스크를 쓰고 올까 아님 그냥 올까.
내가 아이라면 올 한 해 나는 착한 아이에 가까울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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