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197

가족은 흔하다

나는 너무나 평범한 가족을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집 안에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는 늘 한 가족이었고, 그걸 별로 의심해본 적이 없다. 소위 말하는 정상가족이지만, 아무런 문제 없는 가족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족에 대한 걱정없이 많은 세월을 살 수 있었다. 어릴 때에는 몰랐다. 가족들과 곧 헤어져 내 삶을 살게 될거라는 것을. 누가 설명해줘도 모르지 않았을까.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나의 하루는 공기 같은 가족을 바탕으로 누릴 수 있었다. 가족이 없는 일상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2박 3일 수학여행을 간다고 해도, 늘 돌아갈 곳은 가족이 있는 집이었다. 누나가 결혼하기 전까지 집에서 같이 살아서 그나마 우리 다섯 사람이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것은 아닐까..

삼장다목적캠핑장 어게인

아들이 갑자기 캠핑을 가잖다. 삼장다목적캠핑장으로. 지난번에 왔다가 공짜과자를 하나 얻어먹어서 그런가? 아님 강아지가 귀여워서? 차박의 경험이 너무 좋아서? 아무튼 짐을 챙겼다. 지난번에 빠진 게 많아서 이번에는 열심히 챙겼다. 불멍 때문이다. 오로지 불장난 때문에 온다. 오늘도 아들은 고글을 끼고 버프를 목에 두르고 장작으로 횃불을 만들겠단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형네가족이랑 와서 아들은 다욱 즐겁다. 딸은 오늘한 빠마머리를 뽐낼 자리가 되어서 좋다. 여기 캠핑장에서 자는 건 아들과 나뿐. 비밀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아들은 해줄 기미가 없다.

안경처방 받으러 갔다가 시력 1.0 받음

안경처방 받으러 갔다가 시력 1.0 받고 빈손으로.토요일은 느긋하게 일어나 아내가 차려준 밥을 먹는 게 큰 기쁨이다. 아내가 휴직을 하고 있어서 나는 한층 여유롭다. 그런데 오늘은 일찍 일어나야 했다. 아들을 데리고 안과에 가야 했기 때문에. 이번주에는 안경처방을 받아서 안경을 맞춰야 했다. 그리고 지난 주에 아들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야, 아, 나도 눈에 가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같이 진료를 보면 되는 것을. 그래서 오늘의 미션은 나도 진료를 받고 아들 안경도 맞추는 것. 먼저 내 진료부터 봤다. 진료실로 들어가서 턱을 기기에 받히고 눈을 뜨고 앉았다. '정면을 보세요.' '눈을 위로 떠보세요.' '알레르기가 올라와 있네요. 제일 중요한 건 눈을 부비지 않는 겁니다.' '비염..

딸이 만들어준 베개 커버 장식

이 글의 제목을 생각하다가 딸이 벌써 7살이구나 생각한다. 떡국 한 그릇먹고 여섯 살에서 일곱살이 되어 버렸는데...내게는 늘 아기에서 조금씩 커가는 나이 따위는 없는 존재인데, 딸은 어느덧 많이 커버렸다. 늦게 퇴근하는 날이면, 그만큼 아이들과의 시간을 놓치는 터라 안타깝다. 같이 있다고 늘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같이 일상을 공유하는 것도 소중하다. 오늘은 딸이 내 베개커버에 쓸 그림을 그려주기로 했다. 딸은 이미 자기가 좋아하는 천을 골라서, 천에 쓸 수 있는 펜으로 그림을 그려서, 베개에 붙여 쓰고 있다. 나는 어제 딸에게 “아빠도 해줘.” 라고 말했는데, 저녁에 아내가 사진을 보내왔다. 아빠와 벚꽃이란다. 펜의 색이 다양하지 않아서 딸이 마음껏 솜씨를 뽐내지는 못했겠..

안과를 옮기고, 드림렌즈는 포기

이전 글에 이어서. https://yagatino.tistory.com/892[SHARE TO DO BETTER] [ 아들의 드림렌즈 부적응기 정기검진을 위해 아들과 안과에 갔는데, 아들 시력이 나빠졌다. 왼쪽 0.5, 오른쪽 0.7. 양안으로는 0.8 의사선생님은 이 정도면 안경을 바로 써야 하는 것도 아니라, 조심하면서 지켜보면 좋겠다고 yagatino.tistory.com ](https://yagatino.tistory.com/892) 테스트용 드림렌즈는 반납하고, 병원을 옮기기로 했다. 드림렌즈를 더 잘 한다는 곳으로. 물론 드림렌즈 때문에 옮긴 것은 아니다. 실력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병원을 옮긴 것이다. 병원에 가서, 안경처방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일단 기본 시력검사를 하고, 의사선생..

아들이 자전거를 씻을 수 있다는 말은 ...

“이번주에 자전거 세차하기로 했잖아.” 아들은 지난주에 제가 자전거를 세차하는 것을 보고, 자기 자전거도 세차를 하자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미루지 않고 바로 세차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들은 마치 주말만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자전거가 깨끗해지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모두 아들에게 시킬 수도 있지만, 그렇게 시켰다가는 혹시나 다칠까봐 우선 체인 세척만 제가 합니다. 준비물 주방세제 청소용 솔 디그리스액 체인 세척액 체인 세척기 마른 면헝겊 건식오일 세차의 순서 구동계 뒷타이어 앞타이어 바디 물기 닦기 건조 우선 물을 뿌리고 체인 세척을 준비합니다. 아들에게는 비닐 장갑을 끼고 오라고 했습니다. 체인 세척의 경우 기름떼도 많이 묻고 디그리스 용액이 피부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그건 제가 했습니다. 값싼 세..

오로지 아들 생일

아이들은 모두 그런가 아님 우리 아들이 유달리 그런가. 아, 생각해 보면 나도 그랬다. 아침 7시 아들이 미역국을 앞에 놓고 울고 있다. 나는 잠에서 깨자마자 아들의 울음 소리에 어리둥절해서 일단 식탁에 앉는다. 아들이 우는 이유는 ‘생일인데 가족 모두 같이 밥을 먹으며 축하해 주지 않는다’ 는 것. 평소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밥 먹는 걸 좋아하는 아들인데, 생일이라고 이렇게 달라지기냐? 아침 밥 먹고 나서는 곧장 나가서 택배 하나를 보내고, 아들 케이크를 사왔다. 화상채팅을 하며 아들에게 케이크를 생중계하고 마음에 드는 녀석을 사가지고 왔다. 아들은 폭죽을 터트리고 동생은 겁이 나서 다른 방으로 가고. 그래도 케이크에 기분이 좋은지 초콜릿 토핑은 사이좋게 나눠 먹는다. 어제는 동생에게 오빠 ..

초등4학년 아들에게 필요한 아빠

나라는 사람은 참으로 보통 사람이라, 세상을 먼저 내가 기억하는 기준으로 바라본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도 많이 그렇다. 일단 내가 자라면서 아버지를,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게 되었는 지를 더듬어 아들을 대하고 있다. 그리고 아들이 4학년이 되면서 나는 아들과의 관계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말문이 트이기 전까지의 좋은 기억은 오래 간다 내 첫 조카는 이제 고1이다. 누나 내외가 대구로 갔다가 인천으로 가면서 나는 조카를 자주 볼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조카가 태어나고 자라는 모습은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나는 결혼 전이었고 시간이 많았다. 틈만 나면 조카를 보러 갔었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미끄럼틀에 올려주고 내려오는 걸 받는 것이었다. 걷고 말하게 되었을 때도 조카가 하자는 대로 놀아주면 ..

좋은 아빠-선생이 되기가 어렵다

]([https://i.ibb.co/QNj755k/2021-02-23-7-29-29-PM.jpg] 아들 단어카드는 만드는 나 아들은 지난 월요일부터 영어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학원이고 아내와 나와 아들은 같이 가서 아들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누가 보면 '아빠가 영어교사인데, 아들은 영어학원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초등영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물론 초등영어에 대한 의견 은 있다. 학교에서 하는 영어를 복습하는 정도는 괜찮겠지만 우주 저 멀리까지 선행할 필요는 없다는 것. 누가 어디서 어떻게 영어를 공부시키든 나는 그저 아들이 무엇이든 원해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늦은 때 란 사실 없다. 늦은 때란 사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기 싫어할 때다. 그때는 정말 늦다. 돌이..

내 보물 같은 아들의 몸 구석 구석

오늘 아들과 병원 두 군데를 다녀왔다. 아파서 간 것은 아니고, 점검을 위해서 다녀왔다. 아직 유치가 다 빠지지 않아서 치아 상태를 보려고 치과에, 6개월에 한번 가는 안과 검진. 치과검진 치과 : 초전동 바른마음 치과 , 9시 30분 예약, 건물 뒤에 주차장이 있으나 주차하기 힘듦, 근처 무료 주차장이 있음 동네에 있는 바른마음 치과로 갔다. 점검만 하고 발치만 하는 터라 사실 어디를 가도 상관없지만, 일단 집에서 가까운 곳이 제일 좋으니 여기로. 아들은 아랫니가 흔들린다고 했는데, 사진을 찍어보니 위에 난 송곳니 두 개가 더 빨리 빠질 것 같다고 하신다. 한달 후쯤이면 아마 뺄 수 있을 것 같다고. 윗니가 빠지고 나면 아마 송곳니가 덧니로 나올 것 같다고 한다. 사진을 보니 하나 빠질 자리 밑에 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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