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나 평범한 가족을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집 안에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는 늘 한 가족이었고, 그걸 별로 의심해본 적이 없다. 소위 말하는 정상가족이지만, 아무런 문제 없는 가족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족에 대한 걱정없이 많은 세월을 살 수 있었다. 어릴 때에는 몰랐다. 가족들과 곧 헤어져 내 삶을 살게 될거라는 것을. 누가 설명해줘도 모르지 않았을까.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나의 하루는 공기 같은 가족을 바탕으로 누릴 수 있었다. 가족이 없는 일상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2박 3일 수학여행을 간다고 해도, 늘 돌아갈 곳은 가족이 있는 집이었다. 누나가 결혼하기 전까지 집에서 같이 살아서 그나마 우리 다섯 사람이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