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197

토요일 외출 | 진주문고 | 충무공동 하모 |

어제밤부터 비가 왔고, 내일은 기온이 2도까지 떨어진다고 해서 뭔가 마음이 움츠러 들었다. 뭐든 하러 갈 수 있을텐데 밍기적 거리면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딸은 당장 자전거를 타러 나가자는데, 하늘을 보니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워 자전거를 포기. 진주문고 간 게 오래된 것 같아서 딸이랑 진주문고로 가기로 했다. 집에 책은 충분히 있지만, 서점에 가서 책구경하고 혼자 책 고르는 경험이 필요하다. 진주문고 혁신점에는 머리핀이나 머리띠 이쁜 것들이 많아서 딸은 지난번에 갔을 때도 그 코너에서 벗어나지를 못했었다. 오늘은 머리핀 같은 것은 (이미 많이 샀으므로) 사지 않기로 하고 갔다. 딸은 "구경은 하고, 이거 이쁘다 말만 하고 사지는 않을께." 약속 했다. 오빠의 영향 덕분에 요즘에는 주로 "흔한남매"책을 읽..

고등학교 교사의 일상적인 피곤함에 대한 기록

평범하게 피곤한 날이다. 오늘은 학교에서 민주학교 만들기와 관련한 연수가 있었다. 강사님은 몇 가지 질문을 주었고, 그 질문으로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다. 놀라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점은 선생님들이 매우 피곤해 하는 데다가, 학교를 그만두는 것은 어떨까에 대해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그 점은 나도 다를 바가 없고, 오늘처럼 피곤한 날에는 더 열심히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8시에 학교에 도착해서 수업을 마치면 4시 30분이다. 그 사이 챙겨야 할 게 이것저것 많은데, 여기에 쓰려니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여러가지다. 아침에 학생들이 자가진단 했는 지 확인,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조례를 하는데, 와중에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는 학생들은 챙긴다. 가족 중 코로나 검사 받..

부모되기의 어려움 | 함양 농월정 아침 산책

지난 함양 농월정 글 - 2020.10.17 - [일상사/Instant blogging] - 함양 농월정 오토캠핑장의 가을 함양 농월정 오토캠핑장의 가을 불멍하며 오늘 찍은 사진을 정리합니다. 가을이 더 깊어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은행나무, 단풍나무 다 제각각 곱네요. 농월정에서 바라본 너럭바위 농월정 맑은 물 yagatino.tistory.com 2020.10.18 - [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 아이들과 함양 농월정오토캠핑장에서 가을 캠핑 부모되기의 어려움은 부모 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부모가 되지 않는데 있다. 육아를 하는 시기 동안은 온전히 양육자로 역할이 정해져 있고, 육체적으로 힘들더라도 갈등 같은 것은 없다. 먹고 자고 싸는 아이를 돌보는 일 그것으로 일단 충분하다. 하지만, 아이가..

캠핑의 의미를 찾아서

대체휴일이라니. 우리는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를 예약했다. 캠핑은 아니지만, 캠핑의 맛을 다 느낄 수 있는 곳. 오늘의 일정은 대개 그런 것처럼 다른 나들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저녁을 모두 먹고 모닥불 앞에 우리 가족 모두 모이기 전까지는.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작은 돌멩이를 줍고, 저녁으로는 샤브샤브. 장작 두 포대를 사서 밝은 볕에 널어놓는다. 물에 젖은 옷은 말리고, 과자 하나씩 들고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새소리를 듣고, 옆집을 구경하고, 고양이를 찾아다니고. 그리고 시작했다. 우리가족끼리의 신뢰써클. 지난 여름방학 신뢰써클에 관심이 생겨 연수를 들었고, 가족과도 꼭 해보고 싶었는데, 엉겁결에 쾌속으로 오늘 진행했다. 잠시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하고 시작했는데, 우리끼리의 질문과 답은 계..

주말 나들이, 농월정 가는 길

농월정 가는길. 오늘은 일찍 출발해서 군자정, 거연정도 가볼 생각이었습니다. 회림동계곡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정자를 구경해야지 생각했습니다. 동네 김밥집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까스김밥을 준비하고, 차에는 집을 가득 싣고 나섰습니다. 세계수도송으로 시작하는 딸의 플레이리스트로 딸의 기분을 업시키고, Butter로 시작하는 아들의 플레이리스트로 흥을 돋우며 출발. 숙소 체크인 시간이 남아서 계곡 보이는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밥을 먹어야지 했는데, 놀이터가 있는 초등학교가 딱! 목적지가 아닌 곳에서 점심도 먹고 손도 씻고 열심히 노는 중입니다. 아무도 없어서 마스크를 벗고 노는데, 딸아이 하는 말. 코로나 없어진 것 같다. 그래. 코로나가 사라지면 그런 모습일거야. 일단 오늘은 코로나없는 것처럼 놀 수 ..

쓸 만한 아빠가 되어 타이어를 갈자

뭐든 배워두면 도움이 된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뜻깊다. 나 혼자 자전거를 타는 건 즐겁지만, 아들의 자전거 타이어를 갈아주면서 나는 스스로 뿌듯하다. 아들은 아빠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곧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지도 않고, 가장 똑똑하지도 않고, 최고로 부자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아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기를 아빠는 바란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는 자꾸 내 한계를 높여가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게 그렇고, 책을 읽으려고 애쓰는 게 그렇고, 다른 사람들과 모여 책 이야기를 하는 게 그렇다. 아내와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그렇고, 되도록 술은 아이들이 보는 데서는 안 마시려는 게 그렇..

추석의 실패

이틀 전에 부산의 문구점에서 사준 작은 수첩. 딸은 거기에 우리 가족 이름을 쓰겠다고 했다. 먼저 딸은 자기를 시작으로, 엄마, 아빠, 오빠의 이름을 썼다. 그리고 부산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을, 그 다음에는 진주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름을, 그리고 고모, 고모부, 사촌들 이름, 삼촌, 숭모, 사촌 이름까지. 딸이 그렇게 이름을 쓰고 있으니, 이참에 가계도를 그려 보는 게 어떨까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작은 수첩에 달린 열쇠 잠그고 여는 걸 알려주느라 그 생각을 잊어버렸다. 내 어머니는 8남매 중 셋째고 덕분에 어린 시절에는 많은 사촌들을 만났다. 서울도 가고, 인천도 가고, 강원도에도 갔다. 비슷한 또래의 다양한 사촌을 만나는 건 신나는 일이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새마을호를 타는 게 곤혹스러웠고, 시외..

엄마의 초록이들, 차례없는 추석음식, 문방구와 엄빠의 목소리

추석 연휴는 시작되었지만, 추석이 되기 전에 부산 집으로 왔다. 엄마는 오기 전날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우리 오늘날에 맞춰서 음식을 하겠다고. 어제 엄마에게 전화를 했었고, 집에 들어서는데 기름 냄새가 가득했다. 우리 집에서는 차례를 지내지도 않는데, 엄마는 우리 먹이고, 싸서 보내려고 이렇게 음식을 했다. 아빠는 두부를 굽고 있었다. 엄마가 키우는 초록이들은 그 레퍼토리가 더 늘었다. 제법 나무 같아 보이는 녀석도 있다. 엄마의 고향은 강원도다. 어려서 일을 많이 해서 밭일이 싫었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일을 잘하고, 뭐든 잘 키운다. 내가 어릴 때 엄마는 이런 화초를 키우지 않았다. 직장에 다니며 딸 둘, 아들 하나 키우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하루는 고단 했을 테니. 어쩌면 조금은 여유가 늘..

도전! 간단한 페이퍼크래프트! 추석 연휴 아이들과의 놀이감

긴 추석 연휴 초딩, 유딩 아이들과 놀기 위해 내가 준비한 것. 물론 칼질은 나의 몫이지만, 아주 간단하고 실제 제품의 미니어처라 아주 귀엽다. 아침에 샘플을 하나 만들어봄. 추석 연휴 동안 다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학교에서 학생이 이걸 하고 있는 걸 보고 진주문고에 전화해보니 재고 2. 어제 바로 찾아옴. 귀엽!!

저녁, 일상, 가족, 아들의 여자친구의 생일

어제의 피곤함을 아직 떨치지 못하고, 오로지 얼른 자야지… 이런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오늘은 자출을 하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때는 집에서 늦어도 7시에 나간다. 그때는 아이들이 일어나는 시간이다. 딸은 좀 더 일찍 일어날 때도 있지만, 간신히 일어난 때에 인사만 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 아직은(?) 딸은 나를 보고 싶어하고, 어제처럼 딸이 잠들었을 때 출근하고, 잠이 들고 나서 퇴근하면 하루 종일 딸을 보지 못하고 지나간다. 오늘은 일어나서 샤워하고, 아침을 아내와 챙겨먹고, 딸 옆으로 갔다. 눈을 뜨고 나를 꼭 안아준다. 그리고 그렇게 옆에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7시가 되어 딸은 아침을 먹으려고 앉았고, 나는 옆에 앉아서 밥을 떠먹이며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집에서 딸을 보살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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