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 393

학생의 연애는 환영 받나?

학교는 많은 부분 바뀌었지만, 많은 부분 그대로다.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폭력에 대한 민감도’ 아닐까. 일진 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사용되던 때가 있었고, 학교마다 일진이 있다고 뉴스가 떠벌릴 때도 있었지만, 이제 그런 단어는 쓰지 않는다. 여전히 학교 폭력으로 피해를 받는 학생들이 있지만, 과거의 피해의 빈도나 규모에 비하면 정말 많이 줄었다. 어떠한 폭력도 정당하지 않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 합의가 학교 안에서 작동하기 위해서 또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이성교제에 대해서는 얼마나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성문제는 곧장 학업 성적이나 성관련 문제로 발전할 수 있어서 교사 입장에서는 여간 조심스럽고 걱정스러운 부분이 아니다. 연애하고 성적..

학교 관련 2021.04.02

정리하지 않는 학생에서 정리하는 교사로..

학교에서의 생활이라는 건 자잘하게 기억할 게 넘치고, 자잘하게 챙겨야할 게 넘치는 곳이다. 교사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 나는 정리하지 않던 사람에서 정리하는 사람으로 꾸준히 변화를 도모해 왔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생활하기가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학생들에게 학습지를 나눠줄 때, 학생들이 이 학습지를 잘 관리할까 걱정을 하면서 내어준다. (이건, 나만 하는 걱정은 아닐 게 분명하지만.) 학업 성취 수준이 높은 학생들 중 상당수는 이런 학습지 관리를 잘 한다. 선생님이 내어준 과제나 준비해야할 것, 시험범위, 필기 등등 모두 잘 챙긴다. 그래야지 갑자기 과제가 튀어나오거나, 수업 시간에 멍하니 앉아 있게 되는 일이 없다. (물론, 세밀하게 수업자료를 못 챙기거나 안 챙기지만 뛰어난 성적을 ..

온라인 출첵 | 끝말잇기

학생들을 깨우고 공부할 태세를 갖추기 위해 이번주에는 Zoom 으로 실시간 조례를 했습니다. 첫날에는 학생들이 모두 들어오고, 8시 30분이 되었을 때 조례를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무엇이든 괜찮으니 카메라를 켜라고 했는데,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마이크는 켜고 학생들과 이야기하니 좋았습니다. 한 마디씩 하고, 저와 이야기 나눈 학생들은 나가도 좋다고 했습니다. 두번째에는 8시부터 Zoom 회의실을 열고, 들어오는 학생순서대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간단하게 밥 먹었느냐, 세수했느냐로 시작해서 개인적으로 챙길 게 있는 학생에게는 그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이 모두 올때까지 기다리지 않아서 좋았고, 또 학생들과 한마디 이야기를 나..

얼굴 익히기 - 긴장과 이완

늘 비슷한 시간(아침 7시부터 7시 45분 사이) 자전거를 타고 남강 자전거길을 달리다 보니 마주치는 사람들의 (마스크 쓴) 얼굴이 낯익다. 거의 매일 마주치는 분들은 -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는 20대 후반의 남성. 핼멧을 쓰지 않고 장갑도 없음. - 생활형MTB 자전거를 타는 50대 여성. 검은 마스크를 하고 늘 같은 후드잠바를 입고 후드를 머리에 쓰고 리어렉에는 플라스틱 우유박스 비슷한 것 안에 어떤 짐을 싣고 달림. - 음악크게 틀고 걷는 50대 중후반 남성. 혁신에 거의 다 오면 - 배터리팩이 리어렉에 달려 있는 전기자전거를 타는 70대 남성 -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고등학교 여학생 오늘은 처음 본 분인데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해버렸다. 금산교 넘어가는 길 사거리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

23명의 학생과 하는 두번째 실시간 아침 조례

조종례 시간은 내게 늘 쉽지 않은 시간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라 라는 어투에 익숙치 않아서 학생들에게도 뭔가 훈육 하는 내용을 해야 할 것 같은 시간을 그렇게 쓰지 않는다. 전달해야 할 정보가 있으면 따로 정리하고 훈화 말씀은 거의 하지 않는다.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교과목에 대한 출석기록 규정은 있지만, 지각이란 개념은 사실 없다. 실시간 수업을 제외하면, 학생이 반드시 해당 수업을 통상적인 학교 운영 계획에 따라 듣지는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학교에 나올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잠드는 생활 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아침 출첵을 한다. 온라인 수업 첫주에는 카톡으로 설문을 내고 제한 시간(8시 40분)안에 설문에 답하도록 해서 출첵을 했다. 그런데, 그런 경우 학생이 ..

내 옆자리는 신규선생님 자리

지난 18일. 17일은 교사의 월급날이다. 얼마가 되었든 일단 통장에 충전이 되고 나면, 득달같이 카드사들이 달려와 충전된 잔고를 박살낸다. 첫 월급은 얼마였는 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그때에는 월급이 더 빨리 사라져버렸다. 경제관념도 없었던 터라 나는 텅 비어가는 텅장을 그냥 바라보고 있었다. 18일에 내 옆자리 신규선생님이 예쁘게 포장한 쿠키를 학년 교무실에 있는 선생님들께 하나씩 드렸다. 나는 옆자리라 특별히 두 개를 받았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갖다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일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동료와의 관계이다. 나는 나름 좋은 동료가 되려고 애쓰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올해에는 그 부담이 더 크다. 내 옆자리 선생님은 신규임용 되어 우리 학교에 왔다. 누구보다도 더 큰 열정과 에너..

학교 관련 2021.03.21

안개와 반장선거

요즘 내게 가장 힘이 되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이다. 차를 타고 다닐 때는 출퇴근 시간이란 그저 한 점(집)에서 다른 한 점(일터)로 이동하는 시간에 불과했다. 그 시간은 짧을수록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는 꽤 긴 여정이 된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자전거를 타고 1분에 80번 정도 페달링을 하는 내 몸은 바쁘고 빠르다. 그럴리 없는데, 차를 타고 갈 때보다 내 시간은 너무나 느리게 흘러서 그 사이 생각도 많이 할 수 있고,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오래 보낼 수도 있다. 강을 끼도 달려서 그런지, 일교차가 심한 날이 계속되어서 그런지 짙은 안개를 자주 본다. 그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안개를 맞는다. 털 장갑 위에 소복이 물방울이 안고, 내 속눈썹에 잔잔히 ..

온라인 수업 일주일 정리

개학을 하고 일주일을 보내고, 온라인 수업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백신도 나오니 이제 좀 나아지려나 생각하는데, 진주에서는 오늘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00명 정도네요. 올해는 이렇게 가겠구나 생각하면서, 어떻게 꾸려나갈지 고민이 됩니다. 어쨌거나 지난 일주일을 되돌아 봅니다. 온라인 수업은 3일 안에 수업을 들어야 출결과 관련해서 가장 강력하게 이야기 하는 규정이 바로 온라인 수업 기간 동안의 출결입니다. 실시간 수업은 실시간 수업 동안의 출석만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결석입니다. 학생이 어찌할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듣지 못하게 된 경우를 빼고는 수업에 출석하지 않은 게 됩니다. 영상강의 등을 탑재한 수업의 경우 3일 안에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얼마나 수업을 듣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학교 관련 2021.03.12

온라인 수업 출첵으로 학생들 알아가기

온라인 수업에서의 ‘출석’에 대한 규정을 보면 사실상 ‘지각’이라는 게 없다. 선생님의 조례는 수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업의 장점(?)은 만약 실시간 수업이 아니라면, 학생이 원하는 수업부터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원한다면 8시가 되기 전에 언제라도 자기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학생들이 학교에 올 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공부할 준비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 적당한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밥을 먹는 것.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학습도 성장도 가능하다. 지금 학교에서 사용중인 EBS온라인클래스에서는 실시간 조례 기능을 제공한다. 일단 사용해 보지 않아서 어떤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 모른다. 설명에 따르면, 교사는 학생들의 얼굴을 모두 볼 ..

하루가 한 달 같은 나날

개학을 하고 나서의 한 주는 정말 한 달 같다. 특히나 1학년들에게서는 수집해야 할 것이 많다. 체육복 지급을 위한 키와 몸무게, 학생 및 학부모의 전화 번호, 학생 주소 다시 확인, 스쿨뱅킹을 위한 은행 정보. 가입시켜야 할 것도 많다. 학교 홈페이지 가입 안내, 동아리 활동이나 선택교과, 방과후 학습을 위한 리로 스쿨 가입, 온라인 수업을 위한 EBS 온라인클래스 가입 확인 및 학급방 가입신청 확인. 일단 학생과 관련한 가장 시급한 정보는 전화번호다. 학부모의 연락처도 마찬가지다. 이걸 딱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각 부서에서는 다양한 양식으로 담임에게 같은 연락처를 여러번 다시 편집하기를 요구한다. 학부모회 조직이나 학급운영위원회 선출에 필요한 부모 주소, 연락처, 학생 정보. 인성부에서 요구하는 학생..

학교 관련 2021.03.0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