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학급이야기

온라인 수업 출첵으로 학생들 알아가기

타츠루 2021. 3. 9. 21:36

온라인 수업에서의 ‘출석’에 대한 규정을 보면 사실상 ‘지각’이라는 게 없다. 선생님의 조례는 수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업의 장점(?)은 만약 실시간 수업이 아니라면, 학생이 원하는 수업부터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원한다면 8시가 되기 전에 언제라도 자기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학생들이 학교에 올 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공부할 준비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 적당한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밥을 먹는 것.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학습도 성장도 가능하다.

지금 학교에서 사용중인 EBS온라인클래스에서는 실시간 조례 기능을 제공한다. 일단 사용해 보지 않아서 어떤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 모른다. 설명에 따르면, 교사는 학생들의 얼굴을 모두 볼 수 있으나, 학생들은 교사의 얼굴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아마도 학생들이 실시간 수업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얼굴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과의 빠른 소통을 위해서 일단 카카오톡을 사용 중이라 최대한 카카오톡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카카오톡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정말 발전이 없는 앱이다. 텔레그램이나 페이스북 메신저와 비교해도 한참 부족한 것 같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독점이라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어제는 투표 기능을 이용해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다. 그리고 받은 투표결과.

기분이 좋은 우리반

투표의 경우 투표 시간을 정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최소 3시간은 열어두어야 했다. 더 짧게는 안되도록 한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에서의 사용이 늘자 다양한 업데이트로 손님을 끌려고 하는 밴드와는 사뭇 다르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지난해 영어온라인 수업 때 해봤던 것을 다시 해봤다. 나는 8시가 되기 전에 학교에 출근을 했고, 컴퓨터를 켜고 내 책상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그리고 학생들에게 “공부할 준비를 하고 책상샷”을 찍어 올리라고 했다. 그리고 사진을 올리는 학생들을 체크 하기 위해서 우리반 명렬을 꺼냈다.

내 책상 사진

책상을 찍은 학생도 있고, 상을 찍은 학생도 있다. 노트북, 패드, 그냥 책을 찍어올린 학생도 있다. 손을 보여준 학생도 있었다. 모두들 아무래도 적응되지 않는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고 있다. 한 학생도 빠짐없이 8시 30분이 되기 전에 사진을 모두 보내주었다. 고맙다고 메시지를 날리고, 공부할 수 있도록 메시지는 그만보내기로 한다.

학생들이 보내온 사진을 본다. 컴퓨터나 패드를 올려두지 않는 학생은 무엇으로 수업을 보는 걸까. 만약 스마트폰으로 본다면 그것도 괴로운 일이겠다 생각을 했다. 의자에 앉지 않고 바닥에 앉아야 하는 학생이 제법 보인다. 몇 시간 앉아 있으면 허리 아프고 목 아프기 딱 좋은 자세일텐데, 이를 어쩌나.

오늘자 뉴욕타임즈를 보니 미국에서도 학생들이 학교에 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우리보다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에 작년 한해는 모조리 온라인 수업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마스크 세 개를 챙겨서 처음으로 학교에 간다는 6살 짜리의 사진에 나도 설레였다.

학교에 오면 학생들은 자신의 집안 사정까지는 들키지 않아도 되는데, 실시간으로 카메라까지 켜야 하는 상황이 싫은 학생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학교는 친구랑 놀거나 공부하거나 학교를 돌아다니는 것 빼곤 할 일이 없다. 사실 공부 이외의 방해물로부터 자유롭다. 어쩌면 정말로 특수한 시설이구나 싶은 생각이 새삼 들었다.반드시 ‘공부’가 학교의 존재 이유인 것은 아니지만, 딱 그 하나 목적으로 사람들을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는 건물이 얼마나 될까 생각도 갑자기.

내일은 출석으로 무엇을 할까. 이제 담임 얼굴보며 출석을 확인할 시기가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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