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무 것도 하지마. 라고 말하고 부산으로 갔는데, 엄마는 이미 김밥을 싸놓고, 우리에게 보낼 동치미, 파김치, 김치찌게, 순두부 등등... 을 준비했다. 우리는 7만원짜리 해물탕+칼국수를 사갔다. 마치 건달이 자리값을 받듯, 당연한 듯 주섬주섬 엄마가 싸둔 것들을 받아 왔다. 고개 숙이고 감사해 하고 해야 하는데, 그런 인사는 짧다. 나는 계속 받기만 하고, 엄마와 아빠는 자꾸 주기만 하는데, 늘 더 고맙다는 사람은 엄마와 아빠라 나는 당황스럽다. 내가 아무리 고마워해도, 엄마, 아빠가 나에게 우리에게 고마워 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이렇게 평생 빚쟁이로 살게 되는 것일까. 먹은 게 너무 많아 먹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배부른 인간처럼, 받은 것이 너무 많아 받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