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51

평거동 크래프트 한 스 | 한 잔의 추억

한 잔 의 추억 여름 밤 맥주 한 잔의 청량함은 대단하다. 물론, 그 한 잔이 한 잔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위험은 있다. 지나가면서 몇 번 보기만 했던 크래프트 한스에 가봤다. 제법 점포가 많은 브루어리인 것 같은데, 어떤 맥주든 맛이 있기만 하면 된다. 한 가지를 마셔도 되지만, 150ml 씩 네 종류의 맥주를 내어 주는 샘플러를 마셨다. 빈 속에 먹은 게 아니라, 맛을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네 잔을 앞에 두고 척척 비워갈 수 있다는 건 배부르고 마음 부른 일이었다. 평거동 크래프트 한스만 그런 것일까? 실내가 너무 시끄러웠다는 점이 별로였다. 소음은 대개 배경음악에서 시작되고, 음악을 넘어 이야기하려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된다. 어제 크래프트 한스를 나오는 데 목이 아플 지..

토요일 샌드위치 금산 @노네집

어떤 이유에서인가 브리또가 자꾸 먹고 싶었다. 검색해 보니, 브리또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 있기는 하다. 경상대에 한 곳, 진주역 근처에 한 곳. 그런데, 거기까지 가려니 귀찮다. 혼자 가서 포장해서 올까 했더니 시간도 애매하다. 샌드위치 집을 검색한 적이 있었고, 그때 봤던 "노네집"은 우리 집에서도 멀지 않고, 블로그를 보니 괜찮아 보여서 가족을 모두 데리고 갔다. 장마철이긴 한데, 비는 오지 않는다. 아예 맑다는 예보가 있었다면 우리는 새로 산 파라솔을 들고 해수욕장으로 갔을 것이다. 오늘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맛있는 샌드위치"는 좋은 해결책이 되었다. 노네집은 11시에 문을 열고 7시에 닫는다.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논뷰가 좋다. 논뷰만 좋은 줄 알았는데, 바람이 부니..

오늘의 자출, 오늘의 속사교

오늘의 속사교 아침 출근을 하는 시간, 나는 자전거를 멈추는 법이 없다. 언젠가 더 먼 거리를 가야 할 때를 생각한 연습이기도 하고, 너무 짧은 시간 달려서 멈출 이유를 찾지도 못한다. 오늘은 잠시 멈춰서 속사교를 사진으로 찍었다. 속사교를 찍었다고 하고 지켜보니 속사교가 들어간 풍경을 찍었다. 멋도 없고, 그렇다고 크지도 않은, 별다른 특징이 없는 다리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모두 '베스 낚시' 결과가 나오는 걸 보면, 낚시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제법 유명하지 않은가 싶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예 저기 보이는 영천강 옆에 텐트를 치고 낚시대를 여러개 꽂아두고 사는 사람도 보인다. 사진으로 설명되지 않지만, 잠시 속사교가 이뻐지는 때를 오늘 발견했다. 햇볕이 들어와서, 다를 깎아낸..

콩국수가 위안이 된다니.

올 여름 첫 콩국수를 받아들었다. 아직은 본격적인 여름이 아니지만, 콩국수 때문에라도 여름을 기다려 왔다. 아이들은 칼제비를 먹고, 나와 아내는 콩국수다. 진주에 오고 나서야 콩국수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다. 얼음을 많이 넣지 않아서 더 좋았다. 아마도 한 여름에는 더 시원하게 내놓으시리라. 더 할 것도 뺄 것도 없다. 약간 심심한 것 같지만, 어디 하나 자극적인 데가 없는 맛이라, 자꾸 젓가락을 파 넣고, 콩국을 들이키게 된다. 배가 불러서 빈 그릇을 놓고서도, 젓가락을 한번 더 입에 넣는다. 음식 욕심이 없는 편이라, 많은 경우 그냥 끼니만 떼우기만 해도 될 때가 많다. 다른 지역에 여행가도, 꼭 먹어야 하는 음식 따위는 찾지 않는다. (단, 커피가 맛있다는 집은 가보려고 애쓰기는 한다.) 그런..

해운대 공영 주차장, 바다, 해변, 6월의 여름

부산 본가에 갈 일이 있어서, 가는 김에 해운대에 가기로 결심했다. 작년 이맘때쯤, 아빠 칠순을 맞이해서 어렵사리 가족들이 일부 모여서 까멜리아에서 식사를 했다. 그때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바로 보이는 해운대 해변에서 아이들이 잠시 놀았는데, 역시나 우리 아들은 너무나 물놀이를 좋아했다. 다시 6월이 되었고, 해운대에서 놀아보지 못한 딸도 데리고 오고 싶어서 오늘은 해운대로 향했다. 목적지로 우선 '해운대 공영주차장'을 찍고 갔다. 공영주차장이 여러 개인데, 오늘 우리 가족은 동백 사거리 공영주차장에 차를 댔다. 최종 목적지는 광장 주차장으로 하고, 경유지로 위치상 먼저 눈에 띄는 주차장들을 경로에 넣고 갔다. 해변의 중앙으로 갈 것은 아니고, 웨스틴 조선에서 바로 보이는 해변에서 자리 잡을 생각을 했기..

여행/국내 2022.06.11

잠실 롯데 - 가렛 팝콘

롯데월드 타워(혹은 서울 스카이)로 가기 전, 페이스북 메시지로 나의 영국인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가 서울에 온 걸 모른채, 그저 머지 않아 보자, 형 식으로 메시지를 나에게 보냈고, 나는 나 지금 서울이야. 중앙박물관 가고 있는데, 괜찮으면 나와. 라고 답을 보냈다. 그렇게 우리는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나는 진주를 벗어나 서울에 와서, 동생은 여수를 벗어나 서울에 와서. 중앙박물관 관람을 다 마치고 같이 잠실 롯데로 왔다. 동생(이하 R)은 롯데에 아시아에 단 하나뿐인 미국 팝콘 집이 있어. 한국 치즈 팝콘이랑 맛이 달라. 라고 했다. 롯데 타워 관람을 마치고 바로 지하 1층 Garret 팝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찾아보니, 아시아에서 유일한 가게는 아니었다. 한국에는 단 하나뿐이다. 당..

여행/국내 2022.06.07

서울 여행 마무리

3시간 55분을 쉬지 않고 달려서, 서울에서 진주 도착. 사진은 시간의 역순.. 진주에서는 먹을 수 없는 파파존스 피자로 서울 식사 마무리. 도미노 피자에 길들여진 우리지만, 파파존스는 적어도 ‘도우’는 도미노 피자보다 훨씬 맛있었다. 오후 날씨가 시원했고, 돌담길 아래를 걷기 좋았고, 차없는 거리라 아이들은 가져간 킥보드를 타고 마음껏 달렸다. 오늘의 교훈: 킥보드는 늘 챙기자 큰 서점 구경을 시켜주러 갔지만, 크다는 것 빼고는 별 임팩트가 없었다.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나는 오랜만에 영어학 관련 책장 앞에서 제목을 구경했다. 몇 권은 사서 읽어야지 생각. 사람을 구경하는 새, 새를 구경하는 아들, 그런 아들과 새를 보는 나. 흐르는 물은 사람에게 쉼과 힘을 준다. 서울에서 마신 단 한 잔의 제대로 ..

여행/국내 2022.06.05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특별전시

오늘 목적지는 두 곳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고 롯데타워. 동생 집을 기준으로 먼 곳부터 가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박물관 관람을 생각보다 진지하게 잘 했다. 박물관이 10시에 문을 열기 전, 나와 아내는 고 이건희 회장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로 만든 특별전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차를 기다려야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시간 가량 살펴보고, 특별전도 40분 정도 만에 살펴봤다. 미술 작품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좋은 작품을 보고도 그냥 지나갈까봐 제목과 작가 소개를 꼭 읽어봤다. 이중섭 님의 작품과 모네의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어른 입장료가 7000원인데, 아깝지 않았다. 전시장 안이 넓지 않고, 큰 작품이 많지도 않은데, 관람객끼리의 거리 유지가 안되었다. 천천히 걸어가며 여유있는 관람을 할 수 없..

여행/국내 2022.06.04

여수에 여유

호텔에 가본 적도 있고, 조식을 먹은 적도 있지만, 그런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딸에게 호텔은 낯선 곳이었다. 카드를 대야 문이 열리고, 카드를 꽂으며 불이 들어오고 에어컨이 돌아간다. 종이 네 장을 주고 자리에 앉으면,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이 가득하다. 접시에서 음식을 비우자 마자 사람이 와서 그 빈접시를 치워준다. 호텔 지하에 있는 편의점에 갔을 때는 한국말이 유창한 외국인 노동자분이 있었다. 내 손으로 해야 할 많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대신 돈을 지불하고, 편하다 라고 생각하는 게 어떤 점에서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느낌이다. 아무튼 아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노동하지 않으니, 그저 자동으로 되는 것 같은 호사가 신기하기만 하겠다. 그렇게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

여행/국내 2022.05.22

여수의 장도

장범준의 ‘여수밤바다’라는 노래가 나온지도 10년이 지났다는 걸, 조금 전이 아이들과 그 노래를 들여보려고 찾다가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대략 신곡’이라는 게 10년 묶은 노래라니.. 아무튼 그간 여수에 온 적은 있으니 정말 밤바다만 보고 갔거나, 아쿠아리움만 보고 갔었다. 오늘은 짐을 챙기자마자 장도를 향했다. 이름도 깔끔하다. ‘장도’. 장도로 넘어가는 다리 왼편으로는 해수욕장이 조성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캠핑도 하고 있었다. 도심에 있는 해수욕장과 캠핑이라니… 너무나 훌륭한 조합이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찾는 공간일 것 같다. 야외에서 발을 씻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해변에 데크도 깔려 있어 보행이 쉽다. 모래사장은 좁지만,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진주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인..

여행/국내 2022.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