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속사교
아침 출근을 하는 시간, 나는 자전거를 멈추는 법이 없다. 언젠가 더 먼 거리를 가야 할 때를 생각한 연습이기도 하고, 너무 짧은 시간 달려서 멈출 이유를 찾지도 못한다. 오늘은 잠시 멈춰서 속사교를 사진으로 찍었다. 속사교를 찍었다고 하고 지켜보니 속사교가 들어간 풍경을 찍었다.
멋도 없고, 그렇다고 크지도 않은, 별다른 특징이 없는 다리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모두 '베스 낚시' 결과가 나오는 걸 보면, 낚시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제법 유명하지 않은가 싶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예 저기 보이는 영천강 옆에 텐트를 치고 낚시대를 여러개 꽂아두고 사는 사람도 보인다.
사진으로 설명되지 않지만, 잠시 속사교가 이뻐지는 때를 오늘 발견했다. 햇볕이 들어와서, 다를 깎아낸다. 장마라고 했지만 비는 오지 않고, 한창 더워지기 전이라 햇볕이 부드럽다. 서두르는 사람도, 시끄러운 차도 아직은 다니기 전이라 사진이 조용하다.
여러가지 이야기와 일과 다툼과 생각과 말이 나의 하루와 함께 기다리는 곳으로 가기 위해, 다시 출발한다. 가는 길을 빠르게, 퇴근하는 길은 더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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