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외면일기 265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으로 시작하는 노래를 어릴 때는 많이 불렀다. 정말 좋을까? 정말 좋을까? 글쎄. 거울 속의 나를 보고 놀라는 것처럼, 나 혼자서는 나를 파악할 수 없는데, 텔리비전에 나오면 나를 어쩔 수 없이 객관화 할 수 밖에 없으니 재미있는 경험이긴 하겠다. 그 노래는 '유명해지길' 바라는 바램보다는, '티비에 나오는 건 신기한 일'이라는 정서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지 않았을까. https://youtu.be/RtHRajxZkgw?si=HymPXnY2sp-AvIr_&t=362 수능고사장 준비를 마치고 수능 당일, 학생들이 입실했다는 걸 확인하고 잠시 숨을 돌리려는데, 교문을 지키던 순찰요원(우리 학교 선생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서경방송에서 인터뷰를 해달라고 하는데, 나더러 하라고. 대신..

뒷담화의 악행

사람 사이의 관계가 좋을 때는 별달리 잘못될 일이 없다. 그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좋은 행동을 반복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 너무 다르고,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도 다르다. 그에 대한 반응도 다를 수 밖에 없고, 말이나 행동이 다르면 불쑥 도드라지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기적으로 사람과 만나고 헤어진다. 공립교사들은 한 학교에 짧게는 1년, 길면 5년 정도 있는다. 물론 더 오래 있는 경우도 가끔있지만 아주 가끔이므로 무시할 만하다.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다 보니, 그 사람에 대한 평이 남게 되기도 하고, 그 사람보다 먼저 전해지기도 한다. 나는 이런 소문을 전하고 전해지는 데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단, 안타까운 일은 있으니 내게도 일어나..

수능업무 준비하러 일찍 자전거 출근

할 일이 많아서 오늘은 좀 더 일찍 집을 나섰다. 샤워까지 마치고 교무실에 갔는데 그때 시간이 7시 20분. 아침형 인간이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리 생활하고 있다. 밤 같아도 새벽이다. 먼지도 잦아들었는지 새벽공기는 알싸하다. 그 공기를 가르고 나는 달린다. 힘을 내면, 힘이 난다. 자전거 타는 일만 그렇지 않겠지. 선택할 수 있는 건 선택하고, 선택에 책임을, 아니 선택하지 않은 것에도 책임을 진다. 결과에는 승복하지만 과정을 누릴 줄 알아야. 수능 업무를 준비하는 요즘, 새로운 내용을 배우는 내용이 즐겁기도 하다. 거대한 산을 부수는 것처럼, 넘을 수 없던 산을 발아래 두는 것처럼. 시간과 노력을 쏟다 보면, 나는 어딘가 올라 서 있다.

조커: 폴리 아 되

오랜만에 혼자 영화관오랜만에 혼자 영화관에 갔다. 브롬톤을 타고 가고 싶었으나, 아내에게 받은 심부름 꺼리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로 갔다. 학생들은 많이 쉬는 날(10월 4일 재량휴업일인 학교가 많다)이지만, 직장인들은 많이 일하러 간 모양이다. 100명 정도 밖에 안 들어가는 상영관이긴 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10명 정도 밖에 없었다. 10시 50분 시작인 영화라 집에서 방울토마토를 오븐에 굽고(?), 삶은 계란을 넣어 샐러드를 준비해 갔다. 물론 영화가 끝나고 먹었다. 혼자 가장 좋아하는 C열에 앉아 있는데, 옆으로 아무도 오지 않아서 더 좋았다. 사진 같은 이미지영화는 볼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건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너무나 볼품 없이 말랐고 어깨가 앞쪽으로 말려 있..

일기를 계속 쓰고, 돌아볼 수 있는 방법

일기를 꾸준히 쓰고 있고, 매일 쓰고 있다. 일기를 매일 쓰면서 매일 블로그에 글을 하나씩 올리던 때도 있었다.(한 1년 매일 글을 쓴 적이 있다. 다시 해보려고 한다.)수첩에 기록하고, 메모하던 일은 늘 하던 일이었고, 나는 늘 어떻게 효과적으로 메모할 것인가? 를 고민하면서 기록했다. 일기를 쓰더라도 듬성듬성 이가 빠지던 때가 있었다.언제부터 매일 쓰게 되었나2022년 6월 22일 조경국 작가님을 모시고 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제목은 '인생이 재미없고 우울하다면 일기를'이었다. 작가님의 깔끔한 글씨와 선한 인상, 담백한 말씀까지 다 좋았다. 그날부터 매일 일기 쓰기로 결심을 했고, 그래도 몇 번 빼먹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어디에 무엇으로 쓰고 있나조경국 작가..

아내 말을 듣거라

목이 부어서 그냥 목이 아픈 거겠지 생각했다. 그리고 월요일 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침 삼킬 때마다 따갑고 고통스러워서. 목이 부었고 목이 아팠다. 화요일에는 내 생일이라 일찍 퇴근을 했다. 오후 동안에도 힘이 없었지만, 일은 다 마치고 퇴근했다. 집에 와서 이야기를 하니 아내가 바로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 적당히 아파도 병원에 갈 생각이 빨리 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내가 없었다면 내가 병원 가는 횟수는 훨씬 적었을 것이다. 그게 내 건강에 긍정적 일리는 없다. 병원에 가기를 잘 했다. 목이 많이 빨갛다. 열도 있고. 약을 처방받았으나 약효가 없거나 코로나 검사를 하고 싶다면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리고 화요일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냥 출근할까 하다가 아내의 말을 듣..

LF스퀘어 광양

쇼핑을 광양까지. 비싼 걸 사는 것도 많은 걸 사는 것도 아니지만 LF스퀘어 광양에 일요일에 다녀왔다. 고속도로에서 들어가는 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광양’이라는 문구가 우리를 반겼다. 어느 도시를 가나 아직은 주말의 마트나 백화점을 보면 다들 잘 살고 도시에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애들 옷을 고르고 입히면서 금새 피곤해졌다. 광양으로 가는 길은 왜 고속도로인데도 2차선인데다가 꼬불꼬불한 것인가. 어쨌든 크기에 있어서는 진주 롯데몰보다 훨씬 크다. 장유 아울렛보다는 훨씬 작고. 붐비는 사림들에 비하면 푸드코트 좌석이 너무 적었다. 편하게 쇼핑을 하려면 주중에 가는 게 좋겠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광양으로 들어갈 때, 전남도립미술관이 보였다. 쇼핑으로만 올 곳은 아니고 미술관을 코스로 넣는다면 괜찮지 ..

엄궁 재개발, 총회, 동호수 추첨

재개발이라. 내기 태어나고 자란 엄궁동. 새벽에 약수를 뜨러 가던 산에도 이미 아파트가 지어졌고, 너무나 익숙한 공간들도 이제 재개발 대상이 되었다. 우리가 살던 집은 이미 몇 해전 재개발이 시작되었으나 이런저런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이유와 코로나 때문에 아파트 공사는 좀 늦어졌다. 그 사이는 엄마와 아빠는 인천으로 이사를 갔고 이사를 가고 났는데, 아파트 동호수를 뽑으로 와야 한단다. 아빠를 대신해서 동호수 추첨에 나섰다. 애매한 시간에 도착해서 총회에도 참석했다. 재개발 사업의 주체 중 한 축은 조합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얐지만 걱정은 비슷했다. 원가 상승 없이 아파트를 잘 짓고 인기리에 분양이 될 것인가. ‘똘똘한 한 채’라는 표현이 여러번 나왔다. 주택에 살던 사람들이 재개발된 아파트를 분양 받..

사진더미에서 찾은 편지와 내 사진

누가 추억을 많이 가진 사람일까. 아마도 많이 기억하는 사람이겠지. 인간의 기억이란 믿을 게 못 되지만 반드시 기억이 정확할 필요는 없다. 그저 충분할만큼 많기만 해도 좋다. 사람들의 이름, 찾아갔던 장소, 먹었던 음식의 가격. 무엇이라도 그 조각을 많이 가진 사람은 일단 ‘고증’을 위한 ‘사료’가 충분하다. 대학생 때 사진에 취미를 가져 제법 사진을 찍었다. 늘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으므로 주변 사람들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사진은 인화해서 뒀으므로 핸드폰이 바뀌어도 컴퓨터가 바뀌어도 살아 남았다. 부모님이 이사를 가실거라 집에 있는 ‘쓸모없어진’ 서진더미를 정리해야 했고 내가 가진 더미가 제일 많았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하나씩 꺼내보며 정리해야 했다. 누군가를 위해서 버리는 게 나을 사진도 있..

실수 따위는 당연한 삶, 새해를 맞는 올바른 자세

실패 따위 당연한 삶 시해를 보며 시작하지는 못했지만, 어제 2023년도 마무리 하는 글을 혼자 써보면서 나는 나를 칭찬할 방법을 찾고 있다. 나를 칭찬하기 보다는 지난 일에 대한 반성*으로 나 자신을 주눅들 게 한 적이 많았다. 새해가 되면 설레이기는 하지만, 이내 *그렇다고 올 해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하고 나에게 나부터 시비를 걸 때가 있다. 설레는 마음은 걱정되는 마음과 거의 같다. 해보지 않은 일을 맡게 되었을 때 그렇다. 내가 바라는 대로 무언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설레임은, 내가 하기 때문에 일이 틀어질 것 같은 기분과 마주 손 잡고 나타난다. 설레임이나 걱정과는 별게로 결국 일이 되게 하려면 나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이때 걱정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험공부를 잘 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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