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추억을 많이 가진 사람일까.
아마도 많이 기억하는 사람이겠지. 인간의 기억이란 믿을 게 못 되지만 반드시 기억이 정확할 필요는 없다. 그저 충분할만큼 많기만 해도 좋다. 사람들의 이름, 찾아갔던 장소, 먹었던 음식의 가격. 무엇이라도 그 조각을 많이 가진 사람은 일단 ‘고증’을 위한 ‘사료’가 충분하다.
대학생 때 사진에 취미를 가져 제법 사진을 찍었다. 늘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으므로 주변 사람들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사진은 인화해서 뒀으므로 핸드폰이 바뀌어도 컴퓨터가 바뀌어도 살아 남았다.
부모님이 이사를 가실거라 집에 있는 ‘쓸모없어진’ 서진더미를 정리해야 했고 내가 가진 더미가 제일 많았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하나씩 꺼내보며 정리해야 했다. 누군가를 위해서 버리는 게 나을 사진도 있었다.
그리고 발견한, 누가 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카드. 아마도 나한테만 준 게 아니라 후배들이 졸업하는 선배들에게 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때 그들에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재미있게 사는 것처럼 보였나보다. 지금은 어떨까..
너무 어린 내 모습이 저기 담겨 있지만, 나는 저때보다 얼마나 더 성장했을까. 어린 내 앞에 나이든 나는 잠시 부끄럽다.
어제부터 Upshift 라는 책을 읽는데, 비슷한 자극이라도 stress 가 아니라 challenge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성장하며, 더 일을 잘 하고, 더 건강하다고 한다. 나는 과연 그런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그러지 못하는 사람인 것 같아서 책을 읽고 있는데, 제법 그럭저럭 해나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하하.
내게 편지를 줬던 그 누군가도 어디선가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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