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197

일할 때 집중할 때 내게 도움이 되는 음악

30명 정도 되는 선생님들이 함께 쓰는 교무실에서 가끔 헤드폰을 낀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있어서, 제법 다른 소리를 감춰준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나와 관련 없는 이야기란 별로 없다. 본래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은 스타일이라 새로운 것, 흥미롭게 생각되는 것에 나는 쉽게 정신이 팔린다. 예전에는 자주 멀티태스킹을 했고, 그래서 일처리도 오래 걸리는 편이었다. 그래서 집중이 안될 때는 일부러 헤드폰을 낀다. 사람들은 노동요라고 부르기도 하던데, 사람들이 추천하는 음악을 들어본 적도 있다. 제법 열심히 들었던 건, Daft Punk 의 음악이었던 것 같다. 좋은 음악이 많지만, 아주 집중이 잘 되게 해주는 음악은 아니다. 요즘에는 주로 Cinema Paradiso OST를 듣는다. 이 앨범은 아..

일상적인 자전거 나들이

오늘도(?) 출장이 있었다. 고교학점제 관련한 업무에서 가장 힘든 일은 출장이 너무 많다는 게 아닐까. 일을 해야 할 시간에 출장을 다닌다. 간신히 시간이 나면 또 출장을 간다. 오늘은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출장이라 집에는 늦지 않았다. 딸은 좀 일찍 온 나를 보며 폴짝폴짝 뛰었다. 대개 집으로 오면 딸은 바로 씻고 저녁 먹을 준비를 해야 하는데, 로컬 마트로 내가 장을 보러 가야 한다고 하니 자기도 따라 나서겠다고 했다.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지만, 마트 주변으로는 차들도 다니기 때문에 신경을 쓰고 달려야 한다. 그래도 이제 딸은 제법 자전거를 잘 탄다. 자전거는 천천히 타는 게 어려운데, 별 어려움없이 속도를 조절한다. 딸이랑 자전거로 여행할 생각을 한다. 같이 들어가서 우유, 산딸기, 과자를 사서 나..

초등학교 1학년 학생 건강 검진

오늘 했던 일도 오늘 했던 일이 아닌 것처럼 까마득해질 때가 있다. 밤에 앉아 일기를 쓰면서 간신히 기억을 다시 살려내면, 그제야 다시 내가 했던 일이 된다.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기억하려 애쓰지 않으면 또 많은 것이 사라진다. 산책길에 본 꽃대 8시에는 가자 초등학교 1학년 딸의 건강검진일이다. 아내는 이런 일이 고지되면 미루는 법이 없고, 나는 아내의 명에 따라 딸을 데리고 병원으로 가야 했다. 금요일 밤이면 늘 어떻게든 늦게 자고 싶고, 그래서 어제도 12시를 넘겨서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딸이 힘들어했다. 딸은 7시 30분에 간신히 일어났고, 약간 배가 아프다며 늑장을 부렸다. 8시에 출발해야 하는데, 딸은 그런 내 마음을 신경써주진 않는다. 병원까지 20분 진주..

아들과 딸로 채우는 주말

주말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소중하다. 집에 있으면 티격태격하고, 심심해 를 연발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같이 나서면 다 좋은 시간이다. 어제는 오랜만에 가족이 다 같이 연암도서관에 갔다. 코로나 동안 새롭게 단장한 도서관은 이용하기가 더 좋아졌다. 나도 책을 두 권 빌리고, 아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빌리고, 딸도 학교 독서 인증제 때문에 필요한 필독도서를 몇 권 빌렸다. 몰려오는 잠을 참아가며 책을 읽다가 딸이 음료수 사달라고 해서 레모네이드를 하나 주문해서 나갔다. (인스타는 하지 않지만) 인스타그램 감성의 사진을 찍어볼까 싶어서 딸에게 마시는 음료를 좀 들어 달라고 했다. 저 작은 손. 음료를 찍어뒀다 생각했는데, 딸의 손을 또 사랑하게 된다. 딸은 마시다 음료를 남겼고, 남은 건 ..

어린이날 외출

어린이날 맞이 2박 3일 여행. 딸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지만, 그래도 집을 나서면 신난다. 집현에서 명석 방면으로 새로 난 길을 따라 함양. 올해 처음으로 계곡이 발을 담그고 딸과 나는 발로 ‘빠’ 모양을 해본다. 아들은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느라 정신이 없다. 나는 텐트를 치고 혼자 누워 망중한도 즐긴다. 어른도 좋은 어린이날이다.

아내가 늦는 저녁

아내가 늦는 밤. 아내는 술을 마시지 않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즐기지 않는 편이다. 당연히 집에 늦게 오는 경우도 거의 없다. 나는 술을 마시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즐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주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느라 집에 늦게 들어온 적은 최근 3년 간은 없다. 오늘은 아내가 같은 부서 사람들이랑 저녁을 먹고 온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일찍 왔다.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다. 더 일찍 왔었어야 했는데, 일을 하다가 좀 늦어 버렸다. 머리를 빨리 잘라야 돌봄 마치고 나오는 딸을 만날 수 있을텐데 마음일 닳았다. 머리를 자르자 마자 차를 슝 몰고 지하주차장에 얼른 차를 댔다. 가방도 들지 않고 딸의 학교로 뛰어 갔다. 2시 30분이면 마친다고 했는데, 소식이 ..

빚쟁이 아들

엄마 아무 것도 하지마. 라고 말하고 부산으로 갔는데, 엄마는 이미 김밥을 싸놓고, 우리에게 보낼 동치미, 파김치, 김치찌게, 순두부 등등... 을 준비했다. 우리는 7만원짜리 해물탕+칼국수를 사갔다. 마치 건달이 자리값을 받듯, 당연한 듯 주섬주섬 엄마가 싸둔 것들을 받아 왔다. 고개 숙이고 감사해 하고 해야 하는데, 그런 인사는 짧다. 나는 계속 받기만 하고, 엄마와 아빠는 자꾸 주기만 하는데, 늘 더 고맙다는 사람은 엄마와 아빠라 나는 당황스럽다. 내가 아무리 고마워해도, 엄마, 아빠가 나에게 우리에게 고마워 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이렇게 평생 빚쟁이로 살게 되는 것일까. 먹은 게 너무 많아 먹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배부른 인간처럼, 받은 것이 너무 많아 받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

진주에서 아이와 주말 보내기

주말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이건 모든 부모의 공통된 숙제다. 아이들과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 날씨도 중요하고, 아이의 성향도 중요하고, 부모의 성향도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주변에 어떤 아이템이 있느냐도 중요하다. 너무 춥거나 더우면 챙길 것이 많다. 추우면 몸이 움츠러 들고,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대비해서 아이를 잘 입혀야 한다. 요사이 느끼는 거지만, 어른들의 옷이야 워낙 기능이 빵빵해서 걱정이 없는데, 아이들의 옷은 그렇지 않다. 그러니, 더 신경써서 옷을 입히고 여분의 옷이나 방항용품을 준비하는 게 좋다. 너무 더운 날도 걱정이다. 차 안에 들어가면, 실내에 들어가면 시원하기는 하지만, 에어컨이 너무 강하면 아이가 여름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늘..

아들과의 새벽 남강 라면 라이딩

꽤 오래 생각만 해오다가 이제 날씨도 풀리고 해서 아들과 실행해 보기로 했다. 자전거 타고 가서 아침 먹고 돌아오기.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어려우니, 삼각김밥+라면으로 해보기로 했다. 어제 미리 먹을 것을 사두고, 일단 아들에게는 일찍 잠들라고 했다. 요즘 일출은 대개 6시 30분이다. 더 일찍 나가볼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춥기도 하고 충분히 자지 못하면 아들이 힘들까봐 6시 30분에 아들을 깨웠다. 아들에게는 따뜻하게 입으라고는 했지만, '내복 바지도 입어야 하냐?'는 아들에게 내복까지는 입을 것 없다고 말했다. 왜 그랬을까. 늘 자전거로 출근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던 감각에 익숙해져서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가만히 앉아서 라면을 먹으려면 아직도 추울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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