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16

초등학교 입학 준비와 보조바퀴

유치원 졸업을 하고 이제 딸은 초등학교 갈 준비를 한다. 아내와 나 모두 일을 해야 하니 딸은 돌봄을 신청했다. 아들은 절대 돌봄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학교의 돌봄을 이용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아들은 나나 아내가 휴직을 했기 때문에 늘 부모 한 명의 보살핌을 받을 수가 있었다. 딸은 이제 오빠의 도움을 받아 하교를 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1학년에 아이를 보내는 것도 이제 두 번째라 아내는 별로 긴장한 기색이 없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갈 때에는 이런저런 검색을 하며, 더더 준비해야 할 것은 없는지 몇 번을 살펴봤다. 당시에는 코로나 전이라 그런가, 아파트 도서관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초등학교 입학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기도 했다. 딸은 학교에 갔다가 돌봄에 갔다가 오빠와 하교한다. 학원에 갔다 오면 아내..

선택과목 출석부 만들기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

2월을 이렇게 바쁘게 지낸 적이 있던가. 수업을 걱정하기 보다 학교 걱정(?)하며 보낸 적이 있던가. 올해에는 내 교직 생활 처음으로 부장을 맡게 되어 어리둥절하다. 게다가 교육과정부라니. 내 흥미에 맞으려면 차라리 독서와 관련되어 있거나, 컴퓨터나 원격 수업에 대한 것이거나 하면 좋을 것 같지만, 모두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아무튼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너무 겁내지 않고 하면 된다. 일은 천천히 하면 된다. 너무 잘 너무 많이 하려고 하지 않으면 되는데, 그걸 명심하면 되는데.. 개학 전에 교육과정부에서 할 일이 많다.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수업(출석)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세팅을 하는 게 주요한 업무다. 학교의 기본 정보를 새학년도 기준으로 입력하고, 학생들이 배울 교과를 네이스에 ..

아빠의 퇴원과 한상 차림

엄마는 아주 한 상을 차렸다. 봄동, 파래무침, 콩잎,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아빠가 좋아하는 고기. 병원에서 흰쌀밥만 먹었다며 아빠는 잡곡밥이다. 11월 26일에 사고를 당하고 입원했다가 거의 세 달을 병원에서 보내고 아빠가 오늘 퇴원했다. 다행히 별다른 일정이 없어서 퇴원 시간에 맞춰 가서 퇴원 수속도 도와주고 내 차에 태워서 부산 집으로 갈 수가 있었다. 엄마가 차려주는 맛있는 밥도 먹고. 세 달을 지내면서 아빠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발가락을 잃은 게 제일 크지만, 거기에는 더 천천히 적응을 해야 한다. 양말을 신고도 작은 아빠의 오른발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간다. 마음의 준비가 되었던 것은 아닌데, 아빠의 작아진 발을 보게 되었다. 그래도 발이 남아 있어서 어딘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발목까지 잘..

딸의 유치원 졸업과 두 번의 눈물

고마워요 포커 선생님 "Stop! Are all of you so perfect that you can look at another person and find fault with her?" "모두 그만둬! 너희 모두 정말 너무나 완벽하니? 다른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흠만 찾아낼 만큼? " 아마도 트위터에서 소개받은 책이 아닐까. 저 그림책의 저자를 그림책의 저자로 만들어준 선생님에 대한 그림책이다. 새 학년도가 시작되기에 얼마나 읽기 좋은 책인가. 새 학년도가 되기 전에는 일부러 힘을 줄 수 있는 책을 읽는다. 나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새해의 각오도 희망도 체력도 연말이 되면 사그라든다. 마치 계절을 타는 나무처럼, 겨울이 되면 쪼그라든다. 그러니 봄의 시작이라도 창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사랑과..

재택치료 중인 이웃에게 약을 배달하다

가까운 이웃 가족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특별히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코로나는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좀 더 우리 가까이에 왔고, 막연하지만 조심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던 중 처방받은 약을 약국에서 가져와야 한다는 걸 아내를 통해 전해 들었고 약국으로 가서 이름을 대고 약을 가지고 와서, 그 집 앞에 두고 왔다. 나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자가격리를 한 적이 있고, 그때 우리 식구들도 모두 사실상 자가격리를 했다. 자유롭게 집을 나갈 수 없다는 것부터 불편하고 압박감을 느낄 만 한데, 가족들이 아프기까지 하면 마음이 많이 힘들 것이다. 재택치료자에게 처방된 약은 무료다. 단, 누군가가 그 약을 약국에 찾으러 가야 한다. 트위터에서 약이 배송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다시 보니, ..

자가진단 키트 사려고 편의점 앱 설치

자가진단 키트는 꼭 구입하지 않아도 선별진료소 가서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유치원에서 요구해서, 학교에서 요구해서, 혹은 그냥 걱정이 된다고 해서 계속 선별진료소까지 갈 수가 없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는 만큼, 선별진료소에 가는 것부터 걱정스러운 일이니까. 아내가 동네 약국에서 코로나 자가진단 키트를 살 수 있다길래 딸과 병원 간 김에 들렀지만, 다 팔리고 없다. 이번주 월요일부터 편의점에 자가진단키트가 보급되었고, 동네에 가장 많이 보이는 CU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아래와 같이 상품 검색을 하면 된다.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현재위치" 기준이 아니라 "진주" 전 지역으로 검색해 본다. 어차피 결과는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부터 보여준다. 9개 남은 곳을 확인하고, 전화를 해보려..

졸업식날이 아닌데도 졸업사진 찍기

딸의 유치원 졸업식은 18일이다. 하지만, 졸업식을 하게 될 수 있을까? 유치원에서 내일부터 가정학습이라며 연락이 왔다. 가정학습이라니. '가정'은 가능하지만, '학습'은 좀 힘들다. 딸이 다니는 유치원의 원생이 확진자가 나왔고 나오고 있다. 딸과 같은 반에서도 확진자가 나와서 아내의 불안은 아주 높아졌다. 내일부터 보내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있는데 때마침 유치원에서도 그렇게 연락이 온 것이다.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먹는 것처럼, 졸업을 해야 진짜 초등학생이 된다고 말하는 딸은 졸업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딸은 시간만 나면 유치원 선생님에게 드리는 편지를 썼는데, 마지막으로 또 편지를 주고 싶단다. 오래 기억되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사랑받는 다는 점에서 유치원 선생님은 뜻깊은 직업이다. 확진, 확진..

얼마나 미안해 해야 하나요?

내 옷장은 파타고니아 옷으로 만 가득 차 있어서, 가끔 학교 라는 맥락에 어울리는 차림새가 아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아주 가끔은 있다. 출근복을 만들어서 입고 다니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 적도 있다. 메타의 주커버그처럼 말이다. 하지만, 나는 실리콘 벨리에 살지 않는다.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진주는 더 그렇다. 더울 땐 확실히 덥고, 추울 땐 확실히 춥다. 아침에는 겨울 같다가 점심 때는 여름 같기도 한 곳에서 한 가지 옷을 일년 내내 입기란 불가능 하다. 모노톤으로 옷을 준비해서 입는 방법도 물론 있다. 회색이나 검정, 긴팔과 반팔을 섞어 입으면 가능하겠다. 흠. 그건 좀 더 나중에 시도해보기로 하자 일단. 아무튼, 오늘은 옷을 둘러 보러 갔다. 그리고 이것저것 입어 보며 사진을 찍어댔..

매일 글쓰기를 위한 매일 일기쓰기

매일 쓰려면 어떡해 해야 하나. 어떻게든 블로그에 글을 하나씩 올리고 있지만, 고민이 많다. 하루라도 멈추면, 이틀, 삼 일도 멈추게 될까봐 하루도 안 놓치고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얼마전 가슴통증이 있어서 일찍 잠자리에 든 날에도 11시 45분에 깨어서, 휴대폰으로 사진 한 장에 몇 문장이라도 남기고 잠들었다. 잘 쓰기 위해서는 매일 써야 하고, 더 날카롭게 관찰하고 더 정확하게 쓰기 위해서 어떻게 할까 방법도 생각 중이다. 1월 1일부터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하고, 1월 12일부터는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최근에 하루 거른 건 위에서 말한대로 가슴통증이 있었던 날 뿐이다. 8시, 늦어도 8시 30분이 되면 일기장을 펼친다.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그냥 쓰기 시작한다. 일기장이니 아무런 걱정없이 쓴다..

생수의 경험과 브리타정수기

이제 집에서 그만 사 썼으면 하는 물건이 두 가지가 있다. 물티슈와 생수.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물티슈란 음식점에서 받게 되는, 외식을 해야만 쓰게 되는 일회용품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물티슈는 만능이 되어 버렸다. 간단히 아이 손닦이고, 입닦이는 데 쓰고, 아이들 볼 일 볼 때도 사용하고, 책상 닦을 때도 사용한다. 차에는 늘 여분의 물티슈가 있고, 아이들과 외출할 때는 늘 들어 있다. 이제는 그만 써도 될 것 같은데, 물티슈를 안쓰려면, 다른 가족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그래서 당장 실천하지 못하는 일. 그런데 더 이상 생수는 참을 수 없다. 아이들은 생수를 좋아한다. 보리차를 끓여도, 둥글레차를 끓여도 생수를 찾을 때가 있다. 마트에 생필품을 주문할 때면 늘 생수를 같이 주문했다. 1.8리터 ..

일상사/Stuff 2022.02.1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