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또 다른 학교 이야기 57

동일교과 교사의 대강이 안되는 경우를 위한 준비

아침 저녁으로 자전거를 타는 게 힘이 된다. 학교에서는 매일 정신없이 바쁜데, 그렇게 정신없으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다. 일부러라도 여유를 부려야 하는데, 그 틈을 노리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확진이나 PCR검사 등을 이유로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학교 운영에 있어서 더 큰 문제는 교사가 출근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는 교육과정부 내에 일과 업무가 있어서, 선생님 한 분이 안 오시면, 우리 부서가 좀 술렁인다. 나는 교육과정부장이 처음이고, 우리 일과 선생님도 일과 업무가 처음이다. 선생님이 PCR검사를 받으러 가거나, 전문가 신속항원 검사를 받으러 가면 일단 그날 하루는 공가가 된다. 수업이 비는 만큼 교체 혹은 대강을 해야 한다..

모이고 싶어 모인 수행평가 사례 나눔

학교에서 일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다. 나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일은 질색이다. 그러니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해야 하는 일을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 수업 준비를 할 때에도 도구를 바꾸어 가며 하는 게 바로 그런 이유다. 도구가 낯설어지면, 과제는 재미있어 진다. 작년 같은 학년을 하면서 한 달에 한번 정도 모여서 수업 이야기를 하던 선생님들과 지난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고 이야기했다. 수업도 수업이지만, 수행평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 선생님들도 좋다고 해서, 일을 조금 크게 벌였다.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도 와서 들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교내 메신저로 선생님들에게 알렸다. "수행평가 사례 나눔을 하고자 합니다. 오시고 싶은 분 신청해주세..

새학년맞이워크숍 - 회복적 생활교육 - 왜 선생님이 되었냐는 질문에.

새학년맞이 워크숍 두번째 날이었다. 앉아서 주로 듣기만 해서는 너무나 힘들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의 고충(?)에 대해 생각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가 오늘 오전에는 워크숍이 마련되어 있었다. 2시간 밖에 안되는 시간이라 강사선생님은 아주 바빠 보였다. 그래도 큰 써클을 만들고 이야기하고, 작은 써클을 만들고 또 이야기 나누면서 재미가 있었다. 어제 우리 학교 연구부장님이 “이런 거 왜 하노?” 란 말은 제발 하지 말라고 부탁했지만, 그런 탄성을 뱉어내는 분도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말로는 하지 말자. 이건 내 지론이다. 힘들어도 아무나 들으라고 *힘들다*라고 말하지 않기. 위로가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정확한 대상을 찾는 게 좋다. 아무튼 이런저런 주제로 이야기 했고, 그 중 나는 ..

새학년 맞이 워크숍에서 교육과정 발표

교육과정부장으로 첫업무를 했다. 공문 처리가 아니고, 새학년맞이 워크숍에서 전체 선생님들에게 우리 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었다. 중학교에서 전입온 선생님도 계시고, 예전의 나처럼 교육과정에 큰 관심이 없는 선생님도 있을 것 같아서, 기초부터 준비했다. 일단 교육과정편성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가능하도록 발표는 했다고 생각하는데, 시수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교사들의 시수배정은 교과의 시수표를 작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물론 책자에 나와 있기는 했지만, 시수표 작성을 위한 자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우리부서 일이기는 하지만, 내 일처럼 챙기지 못해서 빈틈이 있었다. 선생님들의 질문에 나는 준비된 답이 없었고, 그래서 당혹스러웠다. 내가 마땅히 알아..

내일은 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발표해야 하는 날 - 부장 첫 임무

어제 오늘은 일 모드다. 우리학교는 내일부터 새학년맞이 워크숍이 열린다. 첫날에는 우리 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설명을 하라고 해서, 그걸 준비해야 한다. 지난번에 블로그에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간 나는 교육과정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교육과정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업무를 맡으면서 공부를 하고, 그러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담임 학급을 챙기고 학생들의 풍부한 경험과 학교 생활 적응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제대로 된 방향을 잡기 어려울 수가 있다. 교실에 들어가서 수업을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학교의 지정교과나 선택교과 과정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면, 선택과목 선택이나 학생들의 진로나 진학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이나 지..

교육과정 업무 시작을 위한 나의 준비

교육과정(고등학교) 업무가 처음 입니다만.. 새로운 업무를 맡으면, 나는 좀 머리가 멍해진다. 수업 준비도 해야 하고, 업무 파악도 해야 하고 뭔가 일의 덩어리는 큰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 내에서 인수인계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업무를 단 시간 안에 파악하기란 어렵다. 올해 나는 교육과정일을 하게 되었고, 그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라는 점,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코 앞에 두고 있다는 점 정도였다. 일단 연말부터 교육과정 총론을 읽기는 했다. 해설도 읽고. 그게 내 업무가 된다니. 아직 업무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을 기록해 두고자 합니다. 미래의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고, 또 다른 곳에서 나와 비슷..

생활기록부 기록은 왜 매년 힘든가?

생기부 기록으로 뻣뻣해진 내 몸에 쉼을 주기 위해 자전거로 밤마실 다녀오면서 찍은 사진 겨울방학은 끝이 났고, 개학이다. 개학이 싫은 건, 학생이나 나나 마찬가지다. 출근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생활기록부 기록을 계속 손봐야 하고, 교과 세특(교과 세부 특기사항)의 경우, 학생들과 함께 확인하면서 내가 보지 못한 오류나 오타가 있는 지도 확인한다. 생활기록부를 쓰면서 한 해 담임으로서의 생활을 반성하게 된다. 매년 담임은 했던 것은 아니지만, 한 해만 거르고 담임을 해도 적응할 게 많다. 정말 괜찮은 메뉴얼이 있고, 그걸 따라만 가면 될 것 같지만, 학교의 일이란 또 그렇지가 않다. 100중에 90이 같더라도, 다른 10 때문에 모든 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생활기록부 기록사항은 교육과정의 변화나 대입 전..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Pixabay로부터 입수된 潜辉 韦님의 이미지 입니다. 2025학년도부터는 고교학점제가 전면시행 된다. 해당 학년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대입에서 영향을 받는 학생들은 그만큼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문이과로 나뉘어 문과학생은 과학과 과목에 대한 소양이 떨어지고, 이과학생의 경우 사회과 소양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들어, 학생이 선택하는 교육과정에 방점을 찍는 제도이다. 그리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학생이 선택하는 만큼 수업 참여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학점제인 만큼 학점을 인정받지 못하는 진급이 되지 않도록 설정해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높이고, 과정중심 평가를 도입해서 모든 학생들이 자기 기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안하고 평가를 진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

대접

엄중한(?) 시기이지만, 학교 워크숍을 다녀왔다. 열띤 논의를 벌이고 업무에 대한 협의를 하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만남의 기회가 사라졌다고 하고, 와중에 어떤 회사들은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성공적으로 목표를 성취하고 있기도 하다고 한다. 학교라는 공간은 각자 떨어져 지내며 어떤 일을 진행할 수가 없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학교의 모든 시스템이 학생의 출석을 전제로 해서 그럴 수도 있다. 학생의 출석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만큼 같은 공간에는 반드시 교사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 사이의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우리는 여전히 *적당한 거리 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일단 가능한한 거리 두기라는 전략을 취한다. 그렇게 되면 만남이 사라진다. 딥 워크(칼 뉴포트 저)에서 저자는 창..

학교라는 공간이 문제가 아니야

학교는 년중 돌아간다. 오로지 방학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학교라는 공간은 휴식에 들어간다. 사람으로 붐비지 않는다고 해서, 교직원이나 학생들이 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두 알고 있지만, 방학은 쉬는 기간이었던 적이 없다. 그래도 공간은 새맞이를 한다. 부서진 팔걸이, 작은 실금, 더러워진 페이트, 낡은 창, 고장난 블라인드 등등. 사람이 사용하면 무엇이든 닳고, 누군가 챙기지 않으면 더러워 지고 위험해 진다. 학교 밖에서 목에 힘 좀 준다는 사람들은 학교가 감옥과 같은 구조라며 가끔 학교를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학교를 지을 때 무슨 생각으로 네모낳게 만들었을까.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에 학교 건물은 굉장히 직관적이었다. 통로는 세 개로 중앙통로로는 학생들은 다니지 못한다. 중앙현관으로 들어가면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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