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자전거를 타는 게 힘이 된다. 학교에서는 매일 정신없이 바쁜데, 그렇게 정신없으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다. 일부러라도 여유를 부려야 하는데, 그 틈을 노리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확진이나 PCR검사 등을 이유로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학교 운영에 있어서 더 큰 문제는 교사가 출근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는 교육과정부 내에 일과 업무가 있어서, 선생님 한 분이 안 오시면, 우리 부서가 좀 술렁인다. 나는 교육과정부장이 처음이고, 우리 일과 선생님도 일과 업무가 처음이다.
선생님이 PCR검사를 받으러 가거나, 전문가 신속항원 검사를 받으러 가면 일단 그날 하루는 공가가 된다. 수업이 비는 만큼 교체 혹은 대강을 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수업 결손은 보강이 원칙이나, 하루 이틀 일 경우에는 그것도 가능하나 그게 힘들 수도 있다. 일단 동교과에서 보강을 들어가면 그 과목의 시수를 확보할 수 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교사수가 많은 과목이라면 시수 확보가 그나마 가능하다.
그런데, 다른 교과들은 그렇지 않다. 고등학교에서는 1학년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제외하고 교사는 자기 전공 교과목을 가르치게 된다. 생명과학, 물리, 지구과학 등이다. 물리 선생님이 7일간 결근하게 되면, 그 수업을 모두 교체하거나, 시간 강사를 구하거나 하면 좋겠지만, 그 둘 다 쉽지 않다. 아파서 7일간 쉬고 온 사람에게 7일치의 수업을 모두 줄 수도 없고, 물리적으로 그런 교체가 힘들다. 사회나 과학교과는 학생 선택교과인 경우가 많아서 다른 교과목과 동일 시간대에 시간표가 구성된다. 결국 다른 교과 선생님이 이 수업에 들어가야 한다. 그만큼 수업 시수가 빠지게 된다. 이 시수를 확보해줄 방법이 필요하다.
도교육청에 문의하여, 다음과 같이 계획하였다. 인접교과군(한국사, 윤리, 사회교과군 과목) 내에서는, 결근한 교과 교사가 제작한 수업 자료를 활용하여, 다른 교사가 수업을 들어가더라도 결근한 교사의 교과 시수로 잡을 수 있도록 내부계획을 세웠다. 물리선생님 A가 코로나 확진으로 7일간 못 오게 된다면, A 교사가 만든 수업 자료를 활용해서, 지구과학 선생님 B가 수업을 진행하면, 물리 수업 시수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
오늘 1, 2교시에는 수업이 없어서, 수행평가 계획도 세우고, 수업 준비도 해야 했지만, 그 시간은 오롯이 결보강 계획을 손보는 데 썼다. 덕분에 선생님들 확진이 생기더라도, 시간강사를 구할 수 없어서 대강으로 처리해야 하더라도, 시수 확보가 조금은 수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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