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부장으로 첫업무를 했다. 공문 처리가 아니고, 새학년맞이 워크숍에서 전체 선생님들에게 우리 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었다. 중학교에서 전입온 선생님도 계시고, 예전의 나처럼 교육과정에 큰 관심이 없는 선생님도 있을 것 같아서, 기초부터 준비했다.
일단 교육과정편성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가능하도록 발표는 했다고 생각하는데, 시수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교사들의 시수배정은 교과의 시수표를 작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물론 책자에 나와 있기는 했지만, 시수표 작성을 위한 자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우리부서 일이기는 하지만, 내 일처럼 챙기지 못해서 빈틈이 있었다. 선생님들의 질문에 나는 준비된 답이 없었고, 그래서 당혹스러웠다.
내가 마땅히 알아야 할 것에 대해서 다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나는 나에게 짜증이 났다. 오로지 발표에 신경을 쏟느라, 시간표를 놓쳤다. 하루를 다 보내고 나니, 교육과정을 설명하는 것보다 시수표 작성에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교육과정을 설명하면서는, 2015 개정교육과정 기준으로는 내가 교육과정을 잘 이해하기는 했다는 점이다. 업무를 맡게 될 것 같아서 총론을 읽을 때만 해도, 교육과정 편제표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자료를 여럿 읽다 보니 이해가 되었다. 잊기 전에 이걸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 2022 개정교육과정이 곧 나올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교육과정을 이해하자 마자, 새로운 교육과정을 공부해야 한다. 10월에 고시되면, 2024년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시간이 아직 있기는 하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교육과정 일을 해야 하니 부담이 된다. 늘 어떻게 하면 주어진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편인데, 이 일에 대해서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강당도 춥고, 난방 안 된 학교 급식소도 추웠지만, 밥을 먹으니 힘이 나더라. 내일도 새학년맞이 워크숍이다. 연수도 연수지만, 일도 좀 처리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내일은 더 맛있는 도시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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