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16

랜선으로 모인 새벽커피

외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잠옷으로 입던 티셔츠와 바지는 벗고 어엿한 복장으로 갈아입니다. 그래 봐야 다른 티셔츠에 그냥 긴바지이지만. 6시에 모임 시작이지만 알람은 5시 55분에 맞춰뒀다. 집에서 하는 모임이란 이렇게 사람을 느긋하게 한다. 알람보다 일찍 일어난 덕분에 세수도 한다. 머리는 새집을 짓지 않아 잠에서 깬 사람 치고는 제법 말쑥해 보인다. 잠에서 방금 깬 사람 치고는. 한 달에 한번 진주의 이곳저곳으로, 차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모여서 커피를 마시는 모임을 연지 한 1년은 된 것 같다. 겨울새벽 물이 끓는 시간을 기다리기 힘들 만큼 추운 때에도 모여서 커피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지난달에는 직접 얼굴을 보고 만났는데, 이번 달에는 그게 어렵다. 진주와 인근 지역 확진자가 갑자기 늘었었고,..

애플워치를 팔아버렸다

잘 쓰던 애플워치3를 팔았다. 2년 전 일본에 여행 갔다가 '환율'이 좋다며 구입했다. 물론 환율이 좋지 않았어도 샀을 것이다. 쇼핑은 여행의 일부니까. 그렇게 잘 사용해왔다. 배터리를 하루에 한 번 충전해야 하지만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어차피 휴대폰도 하루에 한 번 충전하니까. 왜 팔았나? 애플워치 새 제품이 나왔다. 새로운 세대의 애플워치가 나오면서 이제 이 녀석의 중고가도 더 떨어질 것이다.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업그레이드할 것인가, 계속 이 제품을 쓸 것인가. 팔았다. 오늘 당근 마켓에 올리고, 오늘 거래 성사. 중고나라의 시세는 보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이 녀석을 팔고 업그레이드하는 데 보탤까 생각했다. 하지만, 업그레이드가 언제 끝날까? 아마도 애플이 애플워치를 그만 만들 때야 끝나지..

일상사/Stuff 2020.11.30

커피와 아들의 거짓말

주말에 일찍 일어날 일이 뭐 있나. 그런데 6시 30분에 일어났다. 화장실에나 갔다가 물이나 한 잔 마시고 다시 따뜻한 이불속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커피 마시며 빵 먹자."는 아내 말에 물을 데운다. 노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까, 일출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까. 잘 모르겠지만, 일단 노을을 즐기는 사람보다 일출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을까. 노을은 어영부영 하다 보니 보게 될 수도 있지만, 일출은 그렇지 않으니까. 작정하고 봐야 한다는 점에서 일출은 더 귀하기도 하다. 일요일 아침 엉겁결에 여명을 선물 받는다. 토요일 아침은 보통 토스트와 커피, 우유로 해결한다. 아이들도 대강 챙겨 먹인다. 요즘에는 배달 음식도 한번씩 먹는다. 편한 게 최고.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짧은 시간도 선물 같다. 오늘은 또..

초3과 라디오 속 팝송

우리 집에서는 아이들을 9시 전에 재운다. 이제 아들이 잘 때까지 옆을 지키는 것은 아니니, 정말 '재우'는 건 딸뿐이다. 딸은 9시가 되기 전에 보통 잠이 든다. 아들은 태권도 마치고 와서, 못한 과제를 다 하고 잠이 드는데, 요즘에는 대개 9시를 넘긴다. 잘 먹고 잠을 충분히 자야 클 테니 나는 아들을 자주 채근한다. 오늘(2020.09.25. 금)은 그래도 좀 이른 편이다. 잠자기 전 이불을 정리하고, 책상을 정리하고, 양치질을 하고 아들은 침대로 간다. "아빠, 책 좀 읽어주면 안 돼?" 어제 아들이 잘 준비를 마치고 나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읽어줬다. "응, 알겠어. 어서 가서 누워." 아들 방에는 책상 스탠드가 켜져 있고, 나는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한다. 딱 한 장이 남은 줄 알았는데, ..

글쓰기는 생각의 과정이라고?

글쓰기는 생각의 도구이며 과정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쓰게 되고,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한 100일 정도 매일 글을 써보고자 한다. 하루에 한 가지 정도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의 '끝'에 이르지 못하면, 글로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쓰고 있는 글이 그러하다. '글쓰기는 생각의 과정이다.' 라는 생각을 붙잡고, 스스로 계속 질문을 이어간다. - 그래서 글을 써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 마무리하지 못한 생각을 글로 쓰면, 끝도 없고 결론도 없는 글이 되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가운데, 생각은 자리를 잡게 된다. 흙탕물을 앉혀두면 앙금이 가라앉듯, 날뛰는 생각을 쥐고 앉으면 무게 있는 생각들은 정리가 된다. 글이 끝나..

진주라는 작은 도시에서의 코로나란

코로나가 시작되고서도 나는 긴급재난 문자 알림을 꺼뒀었다. 내가 사는 진주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대개 한 두 명이었고, 그 환자들도 마산으로 이송되었다. 확진자는 발생하지만, 급격하게 전파되는 양상은 없었다. 가을이 되면서 전 세계가 2차 혹은 3차 대유행을 걱정하면서, 알림을 설정했다. 이제 페이스북도 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만 소식을 듣는데, 그러기에는 좀 불안해서. 오늘 아침 처음 본 것 오늘 아침 저 재난문자를 받고, "사실 일리가 없어"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어디서 숨어 있던 사람들이 나온 것도 아니고 하룻밤 사이에 19명이라니. 그런데 사실이었고, 오늘 하루 종일 여기 진주는 확진자들 때문에 모두들 발발 떨었다. 진주는 작은 도시다. 서부경남 중에서는 그래도 역사도..

올 겨울 첫 딸기

어제 동네 로컬마트에서 딸기를 샀다. 진주에 이사오고 나서는 산딸기도, 딸기도, 사과도, 배도 예전보다 더 자주 많이 먹는다. 특히 딸기는 산지가 가까워 다양한 농장의 딸기를 맛 볼 수 있다. 우리 가족은 주로 ‘설향’을 먹고, 주로 구입하는 생산자도 정해져 있다. 구글포토로 작년 사진을 보다 보니, 이맘때 딸기를 먹기 시작했더라. 그래서 농협 로컬 마트에 들러서 딸기를 샀다. 7000원부터 25000원까지 다양한 딸기가 나와 있다. 설향은 적당한 게 없어서 ‘장미’ 중에 하나를 골랐다. 16000원. 올해 처음 사먹은 딸기.

아들을 위해 '현대 포니' 조립

집에 더 이상 '어른'장난감 따위는 둘 곳이 없지만, 보는 순간 구입. 프라모델은 건담 몇 개 만들어 본 게 다지만, 그래도 이 포니는 왠지 만들어 두고 싶었다. 물론 만들고 나면 아들의 장난감이 될 게 분명하다. 그래도 된다. 2만 원 정도에 2시간 정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충분히 괜찮은 가성비다...라는 생각으로. 프라모델 전용 니퍼와 핀셋은 동네 '마이토이'에서 사뒀었다. 접착제 필요!! 제품을 사기 전에 몰랐는데, 이 제품은 접착제를 사용해야 한다. 접착제 없이 체결하는 것은 앞바퀴 축뿐이다. 다른 건 모두 접착제를 사용해야 한다. 접착제 냄새가 아세톤 냄새였다. 아이와 함께 조립하려면 환기가 잘 돼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부품이 작아서 또 아이는 별로 할 일이 없다. 그냥 혼자 조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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