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반려견 아니고 반려책

타츠루 2021. 2. 14. 14:05

진주문고의 새로운 코너 

 

오랜만에 진주문고에 찾았습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사람이 인터넷 서점으로 책을 주문하니까 '서점'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 머릿속에는 '알라딘'이니 '교보'따위가 생각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진주에는 _'진주문고'_가 있고 그래서 너무나 좋습니다.

서점에는 사람들로 '붐비는 일' 따위는 잘 없는데, 그래도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서점에 가는 것도 꺼려졌습니다. 한 두 달만에 진주문고를 찾은 것 같습니다.

서점은 늘 책들의 다툼이 있는 공간입니다. 새로운 책들이 쏟아지고, 그 책들은 새로운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이미 있던 책들은 자리를 내주어야 하지만, 서점이란 공간에 담을 수 있는 책의 양은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자기 얼굴을 내밀고 전시되던 책이 책등만 보이게 전시되고 나중에는 사람들 가슴 높이께 있던 책이 정강이 높이까지 떨어집니다. 그리고 나면 서점에서 나와 다시 출판사로 보내지거나 할 겁니다.

서점을 꾸리는 분들은 그러니 그 규모가 어떻든 들고 나는 책들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신간'이라고 늘 전면에 나서서는 안 됩니다. 좋은 책을 미리 골라서 서점을 찾는 사람들에게 '편집된 매대'를 제공해야 합니다. 저는 진주문고에서 골라둔 책을 고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고심해서 매대를 만들어 주신 데에 감사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매대는 2층 '책'과 관련된 곳입니다. 책, 서점, 책 만드는 일, 도서관에 대한 책들이 5단 정도 높이의 책꽂이에 가득합니다. 그러고 나서는 자주 '학교'와 관련된 매대로 갑니다. 2층 계산대 맞은편에 있습니다. 교사, 교육학, 교육사례 등에 대한 책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어제 가보니 새로운 코너가 있더군요. 2층 계단을 올라가면 큰 테이블이 있고, 거기를 지나가면 '책 처방' 코너가 있습니다. 여러 고민에 대한 해답 혹은 더 깊은 질문을 던져줄 책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 책들은 자리를 좀 옮기고, 반려책이라는 코너가 생겼더군요.

반려책

반려견 이 아니라 반려책이라니 잘 만든 단어구나 생각합니다. 평생 옆에 두면 좋을 책을 선정해뒀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왜 그 책을 읽었을지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느긋하게 보고 책을 구입하지는 못했지만, 다음에는 가서 몇 권 골라봐야겠습니다.

산 책 

어제는 아들 영어공부에 필요한 책을 사러 갔습니다. 그리고 아쉬워서 교육 코너에 들러서 학교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샀습니다. 세 권 다 마음에 드는데, 2020년에 치열하게 코로나 상황에서도 학교 교육을 고민하고 실천한 선생님들이 쓰신 책이 가장 기대가 됩니다. 21학년도를 맞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책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날씨가 흐리네요. 언제라도 비를 내릴 것 같은 하늘입니다. 책도 사고 커피도 마시기 좋은 날입니다. 진주문고에 가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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