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학급이야기

담임이 하는 일을 학생이 알게 하라

타츠루 2021. 4. 8. 21:37

코로나 시대 담임, 청소하며 학생 기다리기 

 

오늘은 목요일. 아침에는 줌으로 조례를 하며, 학생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아침 조례를 하는 이유는 잠을 완전히 깨고 공부할 준비를 마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요즘에는 줌에서 만나서 간단한 게임을 하고 헤어진다. 그 사이 학생들에게 자가진단을 모두 마치게 한다.


수업 진행되는 사항을 보고, 학생들이 수업을 제때 듣고 있는지 확인한다. 들어야 하는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에게는 문자를 보내고, 가끔 전화를 한다.


오늘은 목요일. 오후가 되어 교실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지지난주에 청소를 할 때 보니 청소를 다 하고 났는데, 먼지 덩이가 많이 보였다. 학교 의자 때문이었다. 의자가 좋기는 한데, 이 의자는 의자 다리 아래에 먼지가 잘 뭉친다. 그러니 빗자루로 쓸고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여도 의자 밑에 끼인 먼지는 없어지지 않았다
. 오늘은 그 먼지도 모두 없애기로 결심했다.

청소 중

교실 창을 모두 열고, 의자를 하나씩 뒤로 눕혀가며 의자발에 붙은 먼지를 털어 낸다. 그리고 책상 위에 의자를 올린다. 뭉친 먼지들이 교실 바닥을 제법 채운다. 청소기를 가지고 와서 교실 구석구석 먼지를 빨아들인다. 의자에서 떼어낸 먼지도 모두 치운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일주일 동안 교실은 학생들이 청소를 하기는 한다. 하지만, 아주 깨끗한 청소는 어렵다. 온라인 수업을 하는 주에 나 혼자 이렇게 열심히 청소를 해놓는 것도 좋다. 앞으로 당분간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다.


바닥 닦는 걸레를 들고 와서 바닥을 열심히 닦는다. 찌든 떼는 없지만, 더러움은 묻어 있다. 교실 안쪽 구석부터 나가는 출입구 쪽으로 뒷걸음질 쳐가며 교실을 닦는다.

청소 후

걸레는 빨아 널고, 책걸상 줄을 맞춘다. 우리반 단톡 방에 사진을 찍어 올린다.


청소를 하는 사이, 학생들을 기다리는 마음이 된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일주일은 마주 2주를 몰아서 사는 것처럼 바쁘고 정신이 없다. 마치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를 매주 섞어하는 것처럼 적응하려고 해도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힘들지 않을까. 하루 종일 모니터로 수업을 듣고 있으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집에서 수업만 듣는다면,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는 일도 없게 되는데, 자칫 고립감이나 지나친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다음 주 학교에 오는 학생들의 얼굴이 어떨까. 잘 닦아둔 바닥보다 더 반들반들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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