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길 10

진주 아침 자전거 출근길 - 안개 도시

어쩌면 안개는 늘 아침마다 자욱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던 부산도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핸들바를 적실만큼 안개를 헤치고 다니는 건 진주에 와서 자전거 출퇴근 하면서만 하게 되는 경험이다. 안개가 자욱한 날이 자주있는데, 오늘은 유독 심했다. 빠르게 달리는 차라면 위험하겠지만, 자전거는 느리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나를 봐야 내가 안전하고 그도 안전하니 프론트 라이트도 후미등도 깜빡이게 만들어 놓고 자출을 나선다. 아내 덕분에 전기장판을 켜고 잔 건 벌써 열흘이 넘었지만, 바닥 난방은 하지 않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 밖은 너무 차갑다. 떨치고 일어나 나와야 하는데, 다시 움츠러 든다. 잘못 뛰쳐 나온 것처럼 일어났다가도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아니다. 어쩌면 추워서 라기 보다는 어제 늦게..

일요일 아침 새소리 라이딩

일요일 아침 혼자 산책하듯 라이딩 하기 좋은 날이다. 가을이라 더 좋다. 날씨에게 미안해서라도 몸을 일으켜 나간다.  출근하는 길과 같은 방향이다. 그래도 옆길로 샐 수 있으니 출퇴근과는 다르다.  핸들바를 바꾸고 좀 더 편한 자세로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클엔빈 회원님들의 의견을 들으니, 따로 ATB를 한 대 마련하는 것은 어떤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집에서 차를 준비해서 갔다. 따뜻한 차를 마셔도 열받지 않는 날이다. 까치, 까마귀, 멧비둘기 아닌 새들의 소리도 들린다.  오랜 만에 신어보는 클릿슈즈도 한 컷. 이쁜 양말이 필요하구나. 이렇게 일요일 아침이 지나간다.

카테고리 없음 2024.09.30

속사교-금산교 자전거길 개시

오후에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고, 아내는 내 목소리를 듣고는 왜 목소리가 잠겼냐고 물었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차를 몰고 출근을 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 몸이 안 좋다고 자전거를 포기하면서 갖은 이유로 포기하게 된다. 그래 얼른 가방을 챙겨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아침부터 물을 엄청 마셔대면서 몸을 회복시키려고 애썼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지만, 퇴근 때까지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다. 학교를 나와서 속사교 쪽을 향했다. 오늘은 속사교-금산교 자전거길 개통식이 있는 날이었다. 희망교 부근 공사를 할 때에는 반대가 좀 있었던 것으로 알았는데, 이쪽 공사를 할 때는 그렇지 않았던 것일까.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 여기도 초목이 자라고 터전으로 삼는 동물들이 있었을텐데 아쉽다. 자전거 ..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 밖에 나가서 좀 뛰었다

개학을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간식이 당기고, 커피가 당기고, 귀가 윙윙거리고 목이 아프다. 어제는 개학이었고, 오랜만에 크게 소리를 내려니 목이 놀랐나 보다. 목이 잠기고, 밤에는 목이 좀 부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목이 더 안 좋아지면 곤란하고, 이런 시기에 감기에 걸리면, 코로나로 오해받거나, 코로나와 구분하기 힘들거나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새벽커피에도 가지 않고 잠을 늦게까지 잤다. 자고 나니 많이 나아졌다. 목이 부은 것은 아니었다. 생기부 마무리 때문에, 더 나쁜 자세로(일에 집중하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 더 오랜 시간 컴퓨터를 보다 보니 어제는 목 뒤부터 견갑골까지 불편해졌다. 예전에 거북목 왔을 때와 비슷한 증상이다. 병원에 가면 그렇게 진단 받는..

진주, 자전거 타고 새벽커피, 혼자 커피 #coffeeoutside

토요일은 새벽커피 하는 날이다. 시작은 아마도 겨울이었던 것 같다. 겨울에는 해가 늦게 뜨고, 6시 30분에만 모여도 어두운 하늘이 밝아져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로나 이후로 새벽 커피 모임을 거의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겁내야 하는 상황이라, 2년째 거리두기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다. 거리두기가 없어도, 친하고 싶은 사람들을 잘 볼 수 없는데, 거리두기로 위협하니 친하고 싶은 사람들을 보기가 정말 쉽지 않다. 새벽커피의 모임 취지는 진주 안의 여러 장소를 돌아가며 해뜨기 전에 모여 해를 보며 커피 한 잔 하는 것이었다. 각자 커피를 준비하거나, 함께 준비해서 커피와 간식을 먹고 이야기 하다가 헤어지는 게 계획이었다. 외국에서는 coffee outside 라는 제목으로 반드시 새벽일 필요..

덕오마을 지나 자전거길 - 혼자 커피

점심 먹고 오후,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집 엄마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놀이터로 갔다. 나는 멍하니 앉아서 유튜브로 뉴스를 뒤적이다가 1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곧 몸이 쪼그라 드는 기분이 들어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오늘은 토요일이니, 원래 #새벽커피 모임을 해야 하는 날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내 컨디션이 제 컨디션이 아니라 이번주는 쉬었다. (다음 주에는 반드시 야외에서의 새벽커피를 노려본다.) 아침 밥을 먹고 딸이랑 장난을 치다가, 나는 자는 척을 하다가 잠들어 버렸다. 그렇게 오전을 보냈었으니 몸이 쪼그라 드는 느낌이 들만도 하다. 나는 어릴 적에는 주말에도 집에만 있어도 시간을 잘 보내던 아이였다. 그냥 책이나 좀 읽고, 티비나 보면 되는 아이였다. 그런데, 이제는 주말에 하루 종일..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나불천 자전거길 | 진주 | 자전거길

진주에서 산 지 제법 되었지만, 나불천을 따라 가보지 못했습니다. 나불천은 제법 오래되었습니다. 진주박물관에서 진주성도를 보면, 남강이 제일 먼저 보이지만, 옆으로 보면 나불천이 있습니다. 남강이 사랑받으며 흐르는 동안, 나불천도 조용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아이들과 아내는 아파트 놀이터로 놀러를 간다고 해서 저는 (자출이 아닌) 오랜만에 혼자 자전거를 타러 갔습니다. 아직도 제이미스 오로라에 적응이 덜 되어서, 안장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데, 조금이라도 더 타고 거리를 늘여가며 몸에 맞춰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초전에서 출발이라, 남강을 따라 가기로 합니다. 카카오맵앱으로 ‘이현동 웰가’를 검색하면 나불천 자전거길로 갈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이현동에 있는 하연옥을 찾아도 됩니다. 그 방..

진주 대평fm, 자전거 타는 게 즐겁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 가보지도 않은 구간을 자전거로 탈 계획은 아니었다. 가방에는 아이패드, 오늘 입었던 옷이 들어 있었다. 늘 그런 것처럼 브롬톤 앞에 달린 C백은 무겁기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방 속에 언제라도 먹으려고 챙겨둔 간식이 있어서 시도해볼 수 있었다. 급식으로 밥버거가 나왔다. 1개가 정량인 것 같았지만, 나는 2개를 먹었다. 자전거를 탈 때는 소모되는 열량보다 더 많은 양을 더 자주 먹게 된다. 자전거는 살 빼는 운동이 아니라 튼튼해지는 운동. 대평FM코스는 물박물관 쯤에서 시작해서 진양호를 오른쪽에 끼고 달리는 구간이다. 사실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 지 제대로 살펴본 적이 없다. 스트라바 맵에 표시되어 있으니 어떻게든 길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물통에 시원한 물을..

인도 따위는 없어도 그만

늘 즐거운 마음으로 자출을 하지만, 불편한 점이 눈에 띌 때마다 이 세상은 정말 차를 위한 곳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최근에 진주시는 금산교 구간을 공사 하고 있다. 기존 4차로이던 금산교를 6차로로 확장하고 인도도 대폭 넓힌다는 계획이다. 차량이 느는 만큼 정체가 심해져서 그 정체를 해소하고자 확장한다는데…. 확장한다고 정체가 주는 것은 공사 직후가 될 것이다. 차로 확대 일변도의 정책은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게 오랜 연구의 결과다. 지금의 정체를 해소하려고 차로를 확장한다 -> 차량 통행이 원활해진다 -> 차량 이동량이 증가한다 -> 다시 정체된다. 이 패턴이 세계 어디에서든 계속되고 있다. 이건 내가 한 이야기가 아니다. ‘살기 좋은 도시’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반드시 차량에 대해 다루게 ..

아들과의 가을 자전거 라이딩 : 초전동에서 가좌동, 평거동까지

지난 일요일 아들과 자전거를 탔습니다. 스트라바에 기록된 대로, 53킬로 넘게 탔습니다. 그 전날인 토요일에 40킬로 넘게 탔었는데, 아들은 이틀 만에 최고 거리 기록을 세웠습니다. 앞에서 아들을 끌어주느라고 저도 나름 훈련이 된 것 같습니다. 아들은 주약동에서 가좌동 경상대로 넘어가는 기차터널길을 가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일요일 라이딩을 시작했습니다. 경상대 병원을 향해 달리다가 인도를 따라 경상대로 넘어가는 자전거 도로를 탑니다. 아들은 이제 제 뒤에 바짝 붙으면 바람이 없어 한결 편하다는 걸 압니다. 가는 길에는 별로 뒤처지지 않았는데, 돌아올 때는 피곤한지 좀 뒤로 처지더군요. 아들을 확인하느라 저는 계속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래도 힘들지 않더라고요. 아직은 어린 아들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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