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0

7월 모임. 영화 <패터슨>을 보고

이번 달 독서 모임은 책이 아니라 영화다.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시집 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영화 을 보기로 했다. 책을 읽지도 않고 책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영화를 한번에 앉아 보지 못하고 틈만 나면 멈추거나, 요약판을 찾고는 하는 요즘에 특히 같이 앉아 영화를 보는 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두 시간도 되지 않는 영화가 오랜만이다. 짐 자무시 감독은 그 이름만 들어봤는데, 패터슨을 보고 나니 감독의 다른 영화도 보고 싶었다. 패터슨에서 패터슨으로 나오는 애덤 드라이버가 워낙 매력적이라 놓칠 수 업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던 중에, 아내로 나오는 골프쉬테 파라하니의 매력도 알게 된다. 패터슨 이라는 도시의 잔잔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것만으로도 영화에..

책/책모임 2023.07.23

혼자만의 존 윅

시험 기간의 마지막 날, 내 생일이기도 했다. 생일이라고 친구들을 모아놓고 축하하는 일 따위는 이제 없다. 가족들과 저녁 시간을 보내기 전 약간은 필사적으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한다. 존 윅4 1편이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깟 개 때문에... 라고 시작할 만하지만, 누군가를 빡치게 만드는 건 어떤 것에 애착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존 윅4 에서는 또 다른 개 때문에 약간의 전환이 일어난다. 이야기 구성에서 몇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존 윅의 액션. 주짓수와 총기를 합친 씬이 좋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인상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영화 속에서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캐릭터들의 모습이었다. 특히 존 윅이 윈스턴을, 윈스턴이 "조나단"을 부를 때 좋았다...

저 우주를 넘어, 라이트이어

일요일에는 뭘 할까. 아들과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누군가 쫓고 쫓기기만 해도 무섭다고 하는 딸은 집에 두고 갈 수밖에 없었다. 진주 혁신 CGV 안에 들어섰다. 딱 세 명의 직원이 눈에 들어왔는데, 티켓팅을 돕고, 밀려드는 팝콘과 음료 주문을 처리하는데, 모두 너무너무 정신없어 보였다. 상연관에서 표를 확인하는 직원은 한 명. 상영관 복도도 너무 온도가 낮았고, 영화관 안의 온도도 낮았다. 바람막이를 챙겨가지 않았다면 추웠을 것 같다. 토이스토리에서의 라이트이어를 생각하며 별 생각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10시 영화는 더빙판만 있어서 그걸 봤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보러 온 경우가(우리처럼) 많았지만, 별로 시끄럽지 않았다. 그래도 12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다. 유치원생들에게까지 재미가 있을 ..

넷플릭스 영화 추천 : 블랙크랩 - 배우가 다 한 영화

아주 오랜 만이다. 넷플릭스 영화인데, 볼만 했던 것은. 이제는 액션을 좋아하는 아재가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액션만 나온다고 좋아하지는 않는다. 전쟁을 다루고 있는 영화라고 해서 일단 선택했다. 보통은 영어로 된 작품만 보는데, 이건 스웨덴 작품이다. 영화를 끌고 가는 주인공은 “누미 라파스”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예쁜” 배우는 아니다. 딸을 잃고 임무에 집중하는 재능있는 군인인 그녀는 눈길을 잡아 끈다. 얼어 붙은 바다 위를 스케이트로 달려 캡슐을 전달하라. 캡슐 안에 들어있는 것을 절대 보면 안된다. 얼어붙은 바다라고 안전하지 않다. 소리를 내기만 하면 거의 전 세계를 먹어치운 적에게 노출된다. 이 영화는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어떤 전쟁인지, 누구와 누구의 전쟁인지에..

잘못한 게 없지만, 용서 받지는 못하는

산드라 블록의 영화 ‘언포기버블’을 보고 잘 보는 영화와 좋은 영화 나는 존 윅, 테이큰, 아저씨, 페이백처럼 아저씨 혼자서 다 부시는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영화들이 좋은 영화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전혀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영화를 보면서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선과 악이 명확하고, 따라서 나는 ‘선’의 편에 서서 ‘악’을 응징하는 모습을 감상하면 된다. 고민이 필요없다는 지점에서, 내가 갈등할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아무런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다. 좋은 영화는 이제 나의 마음을 괴롭힌다. 조마조마 해서 영화를 멈추게 되고, 나는 저 사람에 비해 어떠한가 반성하게 한다. 무서워서 멈추고, 걱정이 되어 멈추고. 이제 집에서 보는 영화가 일상화 되었고, 영화의 재생..

넷플릭스 영어공부 | 블라인드 사이드 The Blind Side

얼마전부터 매일 영화로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몇 달 전부터 자주 들어가던 영어교사 카페에서 이 모임을 알게 되었다. 두 분 정도가 주축이 되어 멤버를 모으고, 네이버 밴드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좋은 영화를 골라서 그 영화를 철저하게 듣고 이해하고 따라 말해보는 방식이라 거의 1년 동안 진행된다. 때마침, 한 영화를 끝내고 얼마전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그 영화가 바로 블라인드 사이드이다. 일단 모임에 신청을 해뒀는데, 이 영화를 보지 않았던터라 넷플릭스에서 찾아봤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스포츠 영화는 많고, 정말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화 때문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재미가 있다. 일단 실존인물의 이야기라니, 편집이 좀 부족해도 마치 다큐를 감상하듯 보게 된다. (최근에 본 실화..

블랙팬서의 등번호 '42'

채드윅 보스만은 그의 이름보다 ‘블랙팬서’로 더 잘 알려져 있지 않을까? 적어도 아들과 나에게는 오로지 블랙팬서로 기억되었다. 그가 암투병 중 작년에 사망하면서 그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다. 그를 유명하게 해 준 영화는 ‘42’였다. 켄 로빈슨이라는 흑인 최초의 메이저 리거의 야구 인생을 다룬 영화다. 불평등에 맞서 싸운 사람들의 인생이 늘 그런 것처럼, 켄 로빈슨의 인생도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매일 욕을 먹고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야구’를 굳이 ‘백인 선수들 틈에서’ 하기로 결심한 사람. 내가 보고 싶어 했던 영화인데, 아들도 꼬드겼다. “블랙팬서가 찍은 영화 보자” 영화는 켄 로빈슨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그곳에는 차별 투성이다. 흑인을 놀리고 욕하는 사람들이 그게 그에게 어..

몇번이고 볼 수 있는 영화: Sleepless in Seatle

수영을 다녀와서 며칠간 나누어 보던 Sleepless in Seatle을 다 봤다. '다시 볼 수 있는 영화'에 대한 페이스북 친구분의 글을 보고, 내가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는 여화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이 영화를 틀게 되었다. 단 세 번의 마주침으로 사랑에 빠지며 사랑을 확신하는 영화. 단단한 눈매를 가진 톰 행크스와 마실 나온 듯한 편안함으로 웃는 맥 라이언을 볼 수 있는 영화. 엄마를 찾으며 깨어나는 아들에게 달려가 달래는 장면을 보며, Love Affair 장면일부를 설명하는 모습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Love Affair를 떠올리며 눈물이 좀 났다. 영화를 끊어보면서(요즘에는 이게 흔한 일이 되었다. 아이들이 잠든 후에 잠깐, 책을 읽다가 잠깐, 영화 속 캐릭터들에게..

책임지는 게 영웅: 캡틴마블 혼영기

캡틴마블 시청기 혼영 히어로물은 왜 나오는가? 여성전사, 꿈, 딸 마블의 시리즈가 나는 익숙하지 않다. 내가 기억하는 영웅물의 주인공은 용소야, 혹은 용호야, 플래시맨, 천재소년 두기(영우이라고 말하기 그렇지만, 그 당시 분명 나에겐 영웅의 이미지였다.), 앤디인가 에디. 혼자 다니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만화방 만큼은 혼자 갔다. 용돈을 모아 만화방에 가서 대여섯권을 빌려놓고, 컵라면을 두고, 집에서라면 한 젓가락에 먹을 수 있을만큼 담겨 나오는 김치와 먹는 그 맛. 만화책을 읽으며 주변의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경우는 없었지만, 그 공간에서 묘한 동질감 같은 것을 느꼈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그리고 그러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국민학교 때 갖가지 영웅들(철인28호를 조종하던 그 박스를 얼..

버스타기가 그렇게 힘들더냐?

버스탈 준비 금요일밤 아들과 다음날 아침에 볼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는 쿵푸팬더, 아들은 번개맨. 나는 쿵푸팬더에서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었다. '더빙'을 선택한 것도 양보다. 아들을 설득(번개맨 볼거면 아빠는 안간다.;)하고 결국 쿵푸팬더 9시 30분으로 예매. 토요일에는 비가 올거라해서 좀 걱정을 했다. 반드시 버스를 타고 가야지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를 읽고서 다시금 '차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지 생각하게 되었다. 버스를 타는 것도 다양한 오염 및 손실을 발생시키지만, 자가용보다는 나으니까. 차선책으로 선택.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귀찮거나 힘들게 생각될 때가 있다. 어떤 때인가? 차편을 기다리는 시간 정류장까지 이동하는 시간, 걷기 난폭한 운전(신호위반, 과속,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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