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외면일기

학교에서 전자교과서는 성공할까?

타츠루 2011. 7. 7. 22:56



















얼마전 뉴스에서 교과과부에서 2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학생들에게 전자교과서를 보급할 것이라고 합니다. 세부적인 계획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얼마나 성공적일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국 학생들이 PISA의 Digital Literacy 부문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는 데, 이를 통해서 우리 학생들은 이미 디지털 형태의 자료를 읽고, 이해하는 데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고 가정하나 봅니다. 저도 디지털 기기를 좋아하고, 아이패드로 다양한 블로그 글을 읽고, 넷북으로 지금 이 포스트를 쓰고, 수업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활용할 때도 있지만, 전자교과서에 대해서 마냥 긍정적일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학생들이 우리가, 혹은 우리 교사들이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빠른 속도의 웹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바뀔 지 모를 세상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앞서가는 기술들을 교육과정을 통해서 학습해 나가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교육과정이나 교육환경의 변화도 예상하지 못한 큰 변화를 교육이나 사회전반에서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준비과정을 통한 변화가 변화 그 자체보다 중요하다가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학교 시설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이 있었습니다. 헤드폰과 마이크가 있는 어학실습실부터, 컴퓨터실, 최근의 영어전용교실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우리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을 위한 투자를 해왔습니다. 그 투자에 비해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러한 시설들이 활용되었는 지는 좀 의문스럽습니다. 최근의 영어전용교실을 예로  들면, 싸게는 몇백만원에서부터 비싸게는 이천만원 정도에 육박하는 전자칠판이 당연한 옵션처럼 설치되었는 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그다지 개발되고, 보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설치만 하고, 활용은 교사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인 경우입니다. 

이번 전자교과서사업(사업이라고 불러야 맞겠죠?)에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뉴스를 통해서 보면, 전자교과서를 보급하기만 하면, 학생들이 학업에 더욱 흥미를 가지고, 또한 학생들이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되니, 학업성취도 높아질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 같습니다. 과연 흥미로운 기기를 사용한다고 수업에 대한 흥미가 높아질까요? 교육이나 수업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학습)내용'이 아니라, '내용을 제시하는 매체'가 제공하는 재미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게임기가 아무리 성능이 좋고, 화려해도, 게임이 재미있어야 그 게임을 하기 위해고서 게임기를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전자교과서를 보급하는 과정에서, 아니 전자교과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교사의 요구나 교사들의 의견수렴이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근무기강 확립 등등의 공문은 아주 시의적절하게도 자주 볼 수 있는 데, 학교 교육의 큰 틀을 바꿀 지도 모를, 이런 교과서 사업 등에 대해서는 늘 뉴스를 통해서나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자교과서 도입에서는 그냥 교실만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길 기대해봅니다. 


해외 기사들을 보면, 우리 나라에서 당연히 삼숭 제품을 다량 구매할 가능성이 많다고 예측하네요. 제 생각에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또 걱정. 흠. 


디지털 트렌즈라는 곳의 기사인데, 마지막 줄이 재미있죠. 한국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투자하고 있으니 우리(미국)도 늦지 않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헌데, 로봇영어선생님에 투자한다면, 그렇게 걱정할 게 없다. 고로, 로봇영어선생님에 대한 투자는 돈낭비라는 것이죠 (저도 이 부분에는 특히 동감)

참고 읽을 거리

+ 관련기사 : 
1) http://news.dongascience.com/PHP/NewsView.php?kisaid=20110630100000000206&classcode=0109

2)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1/13/2010011300068.html

3) http://www.digitaltrends.com/mobile/south-korean-school-textbooks-will-be-all-digital-by-2015/

+ 에스티마님의 블로그 : 일본의 어린이에게 전자교과서를 주자 

+ 국내외 전자교과서 사례연구 : http://www.keris.or.kr/datafiles/inform/RR2004-05.pdf



+이미지출처 : http://cdn2.digitaltrends.com/wp-content/uploads/2011/07/south-korea-schools-tablets-technology.jpg



반응형

'일상사 > 외면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긴 주말 동안의 단상  (0) 2011.08.14
2주포스팅프로젝트  (0) 2011.07.05
책상 정리, 자주 하시나요?  (0) 2011.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