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월정 5

집 떠나면 여행

오랜만에 농월정. 좋은 날씨라 캠퍼가 많다. 텐트치지 않아도 되니, 좋다. 도착하자마자 식었더라도 맥주 한 캔을 뜯는다. 아이들과 물가에서 좀 논다. 오늘 낮기온은 20도까지 올랐는데, 바람이 불어 여기는 시원하기만 하다. 돌알 줒고 던지고, 나무를 줍고 던지고. 집 나오니 여행이다. 거리유지, 넘치는 확진자 덕분에 마음은 어느때보다 움츠려 있었다. 밖으로 나와 가슴은 편다. ‘타이탄의 도구들’을 해먹에 누워서 한번 더 읽었다.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만큼은 “나도 더 생산적인 인간이 될 수 있겠다.” 착각하게 된다. 그래도 이 책 덕분에 헤르만 헤세늬 ‘싯다르타’를 읽기 시작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고기 굽는 냄새에 늘 이 동네 고양이들이 몰려들었다. 이번에는 아들이 간식을 준비했다. 해가 지기 전에는..

여행/국내 2022.03.12

가을, 10월, 농월정 오토캠핑장

여름의 농월정은 윤슬 가을의 농월정은 단풍 목적지는 농월정이지만, 일부러 옆길로 새고, 이쁜 초등학교 벤치 옆에 차를 세운다. 매일 마시긴 하는 커피지만, 매일 정성을 들여 내리지는 않는다. 오늘은 정성 한 스쿱 달곰김밥이 점심이지만, 커피 만으로 진수성찬 텐트를 치고 바라보니 탄풍 나무 배경에 텐트 스티커를 갖다붙인 듯 어색한데 찰떡이다 해먹을 걸어주고 해먹으로 120가지 놀이를 하는 딸들 할로윈이라고 따로 준비한 건 이 호박 둘이 끝 아이들이 자라면 불멍을 즐길 시간도 늘어난다. 불멍의 시간은 늘어나는 데, 그게 딱 좋다고만 흔쾌히 단언하기가 힘들다. 노을인지 그림인지 하늘인지 아이스크림인지 누가 색을 가지고 장난치나 한 가지 색을 정하지 못하고 , 이것저것 갖고 노는 색깔. 내 마음도 희롱당한지 오..

여행/국내 2021.10.30

부모되기의 어려움 | 함양 농월정 아침 산책

지난 함양 농월정 글 - 2020.10.17 - [일상사/Instant blogging] - 함양 농월정 오토캠핑장의 가을 함양 농월정 오토캠핑장의 가을 불멍하며 오늘 찍은 사진을 정리합니다. 가을이 더 깊어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은행나무, 단풍나무 다 제각각 곱네요. 농월정에서 바라본 너럭바위 농월정 맑은 물 yagatino.tistory.com 2020.10.18 - [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 아이들과 함양 농월정오토캠핑장에서 가을 캠핑 부모되기의 어려움은 부모 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부모가 되지 않는데 있다. 육아를 하는 시기 동안은 온전히 양육자로 역할이 정해져 있고, 육체적으로 힘들더라도 갈등 같은 것은 없다. 먹고 자고 싸는 아이를 돌보는 일 그것으로 일단 충분하다. 하지만, 아이가..

캠핑의 의미를 찾아서

대체휴일이라니. 우리는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를 예약했다. 캠핑은 아니지만, 캠핑의 맛을 다 느낄 수 있는 곳. 오늘의 일정은 대개 그런 것처럼 다른 나들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저녁을 모두 먹고 모닥불 앞에 우리 가족 모두 모이기 전까지는.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작은 돌멩이를 줍고, 저녁으로는 샤브샤브. 장작 두 포대를 사서 밝은 볕에 널어놓는다. 물에 젖은 옷은 말리고, 과자 하나씩 들고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새소리를 듣고, 옆집을 구경하고, 고양이를 찾아다니고. 그리고 시작했다. 우리가족끼리의 신뢰써클. 지난 여름방학 신뢰써클에 관심이 생겨 연수를 들었고, 가족과도 꼭 해보고 싶었는데, 엉겁결에 쾌속으로 오늘 진행했다. 잠시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하고 시작했는데, 우리끼리의 질문과 답은 계..

계곡물은 흐르고 하늘은 붉고 나는 혼자 잔다

내 최애 캠핑장소. 그렇다고 여기서 캠핑만 하는 게 아니다. 캠핑보다 케빈하우스가 편하다. 벌레와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캠핑은 싫다. 오늘도 비가 조금 왔고 내일도 온다지만 아무튼 오늘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 해가 없어도 여름 계곡물은 봄과는 달리 따뜻하다. 어제 비가 왔지만 그렇다고 물살이 세거나 하지는 않았다. 딸은 구명조끼를 입고 큐브에 탔으면서도 겁이 나나보다. 그래서 우리둘은 안고 손잡고 물 안을 돌아다녔다. 내 도움 없이 딸이 수영하고 잘 놀면 무슨 재미일까? 흐뭇하긴 하겠지. 흐뭇함도 재미일까. 여기에 어슬렁 거리는 냐옹이들이 있다. 아들은 자기가 먹던 고기를 준다. 그리고 냐옹이를 귀찮게 한다. 냐옹이는 비도 피하고 먹을 것도 얻고, 우리 숙소 주변을 떠날 줄 모른다. 튜브도 쉰다. 빨..

여행/국내 202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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