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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계곡물은 흐르고 하늘은 붉고 나는 혼자 잔다

내 최애 캠핑장소. 그렇다고 여기서 캠핑만 하는 게 아니다. 캠핑보다 케빈하우스가 편하다. 벌레와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캠핑은 싫다. 오늘도 비가 조금 왔고 내일도 온다지만 아무튼 오늘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

농월정 

해가 없어도 여름 계곡물은 봄과는 달리 따뜻하다. 어제 비가 왔지만 그렇다고 물살이 세거나 하지는 않았다.


농월정 계곡

딸은 구명조끼를 입고 큐브에 탔으면서도 겁이 나나보다. 그래서 우리둘은 안고 손잡고 물 안을 돌아다녔다. 내 도움 없이 딸이 수영하고 잘 놀면 무슨 재미일까? 흐뭇하긴 하겠지. 흐뭇함도 재미일까.


안쳐다보니 '냐옹' 나를 부르더라


여기에 어슬렁 거리는 냐옹이들이 있다. 아들은 자기가 먹던 고기를 준다. 그리고 냐옹이를 귀찮게 한다.

농월정 냐옹이 - 고기 좋아함

냐옹이는 비도 피하고 먹을 것도 얻고, 우리 숙소 주변을 떠날 줄 모른다.

햇볕에 튜브 말리기 


튜브도 쉰다.

빨래

빨래는 마른다.


고양이 꼬득이는 아들 

아들은 냐옹이를 염탐한다.



모기 접근 엄금

맥주는 넘어가고,
모기향도 잘 탄다.


노을로 하루 마무리 

하늘은 붉어지고

나 혼자 취침

나는 대청마루에서 혼자 자려고 한다.
풀벌레 소리, 물소리,
그 틈틈을 가득 채운 공기 소리.

좋은 여름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