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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대장경테마파크, 빛소리관부터

대장경 테마파크에서


새벽에 깼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거실에서 오늘의 계획이 터져 나온다.
“지금 당장 챙겨 가서, 4D체험도 하고,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자. 여기 정말 좋아 보인다.”

아내는 합천에 있는 “대장경테마파크”에 가기로 결심했고, 나는 늦잠을 잤고, 나 빼고 모두들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머리 감는 것은 생략하고(어제 밤에 감았다.), 면도를 하고, 국을 끓여 후루룩 말아서 얼른 먹고 옷은 번개같이 입었다. 아이들은 콘플레이크로 아침을 대신하고, 내가 씻고 나오니 엄마와 내려가서 간식도 사왔다. 이렇게 부리나캐 준비했는데, 출발하려고 차를 타니 8시 50분. 합천까지는 1시간 10분. 대장경테마파크 개장 시간은 9시. 그래, 아무도 없는 데서 놀 수는 없겠다.

차를 타고 가고 가면서 어제 유튜브에서 봤던 드리트리 시쉬킨의 음악을 들었다. 우리나라 피아노 영재라는 아이에게 레슨을 하는 내용이었는데, 그때 연주된 곡이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였다.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는 나지만, 영상 속에서 중요한 요소를 설명해가며 가르쳐주는 시쉬킨의 모습을 보니, 음악이 훨씬 아름답게 느껴졌다. 제목도 모른채 자주 들어봤던 음악이지만, 그 영상을 보고 나니 색다르게 느껴졌다.

주차는 저 아래에

대장경테마파크 입구에도 주차장이 있지만, 모두 장애인과 임산부를 위한 주차장이다. 한 서른 개 면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어떤 이유로 그랬는 지 모르겠지만, 장애인과 임산부를 위한 주차장을 그렇게 넓게 만들어 둔 게 마음에 들었다. 일반 주차장 옆에 만들어 놓은 장애인용 주차장은 대개 ‘일반차량’에 가로 막혀 있다.

아무튼 테마파크 맞은 편에 내리막길이 있고, 거기에 가면 넓은 주차장이 있다. 우리가 아주 늦은 것은 아니었다. 차가 몇 대 없었다. (1시쯤에 차를 빼려고 할 때는 주차장이 가득 차 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내려두고, 나는 주차를 하러 갔다. 그 사이 아내는 입장권을 끊고 곧바로 ‘대장경빛소리관’으로 갔다. 문자를 받은 나도 얼른 쫓아 올라갔다.

제일 먼저 대장경 빛소리관

10시에 4D영상을 사용한다. 내용은 다람쥐를 쫓아가던 아이가 ‘장경이’(라는 여신컨셉의 주인공)를 만나서 팔만대장경 조성 과정에 대해 듣게 되는 것. 10분간의 영상이라 짧긴 했지만, 영상은 재미있었다.

영상이 끝나고 1층으로 내려오면, 3D체험관이 있다. 별도의 비용은 없고 ‘줄’만 서면 된다. 영상이 끝나자 마자 바로 줄을 서는 게 중요하겠다. 2인용 기기 2대가 있었는데, 한 대는 1인만 사용이 가능했다. 아들만 체험.

대장경기록관

그다음에는 ‘대장경기록관’으로 갔다. 박물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시가 있었지만, 어쨌든 모두 ‘대장경’이라는 통일된 주제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관란객의 행동에 반응하는 형태라 역시 아이들은 좋아했다. 3층부터 관람을 하고, 2층으로 이동, 1층까지 오면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아이 한 명당, 연, 바람개비, 팽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색칠’을 할 수 있는 도구는 없었다. 코로나 때문에 여러 사람이 만지게 되는 것들은 치운 듯. 딸은 연을, 아들은 팽이를 선택했는데, 연은 품질이 아주 좋았다. 줄을 끌고 뛰기만 해도 연이 아주 잘 날아올라서 딸은 테마파크 안을 아주 열심히 뛰어 다녔다.

그리고 밖에서 한참 전통놀이 기구들을 가지고 놀았다. 비가 조금 와서 남은 전시실을 보고, 점심 때가 되어서 차로 돌아왔다. 아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롤러로 만들어진 미끄럼틀도 타고 싶어 했지만, 빗발이 제법 굵어졌고 그칠 기미도 없었다.

점심은 차 안에서

출발하면서 싸온 볶음밥, 오므라이스를 빗소리를 들으며 먹었다. 야외에서 먹을 거라 접이식 의자를 챙겨갔는데, 비가 와서 차 안에서 먹어야 했다. 차 안에 앉아 먹으니 자세가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먹는 건 불편하니, 차라리 차 안이 편했다.


진주박물관은..

재미있게 놀고도 나는 진주성에도 이렇게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상설전시관이 더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테마파크에서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2~3시간은 쓸 수 있었다. 그리고 나와서 해인사를 둘러볼 수도 있으니, 하루 온 종일을 보낼 수있다. 대단한 아이디어는 없지만, 진주성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는데, ‘영락없는 진주 사람 다 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