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린다는 말을 듣고 눈여겨 봐덨던 장소로 차박 테스트를 하러 갔다. 테스트의 목적은 무엇이냐?
- 캠핑장이 아닌 곳에서 잘 잘 수 있을까?
- 5도 내외 온도에서 전열장치 없이 따뜻하게 잘 수 있나?
- 얼마나 평탄화를 해야 편안할까?
- 올란도 2인 생활 공간이 가능할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차박을 하고 있고, 올란도는 특히나 차박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정보는 주로 카페 위주로 만들어지고 공유되고 있는 지 블로그 글만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지 못했다. (나는 폐쇄적인 카페시스템이나 카페의 등업 시스템이 싫다.) 그러니 내가 하는 할 수 있는 것들은 기록해 두기로 하자.
배경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아들과 둘이서 캠핑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돔형 텐트 하나, 하계용으로 가족 모두가 여유있게 사용할 수 있는 텐트도 있다. (쟈칼 텐트에 대한 내용은 아래 글 참고) 3계절용 침낭은 세 개, 그냥 '동계용'(극동계용 아님) 침낭도 한 개가 있다. 코펠, 버너, 접이식 의자, 바닥매트도 이미 가지고 있다. 차박으로 넘어가면서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비를 잘 사용하는 게 목표다. 장비를 더 들이게 된다면, 캠핑에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2020/10/18 - [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 아이들과 함양 농월정오토캠핑장에서 가을 캠핑
캠핑을 할 때도 미니멀 캠핑을 목표로 했고, 거하게 차려 먹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경치가 좋은 곳으로 저녁으로 도시락이나 싸들고 가서 간단히 먹고 차나 마시고 책이나 읽다가 잠을 자면 좋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는 좋은 공기 마시며 산책이나 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그만이다.
세팅
올란도의 운전석과 조수석을 조금 앞으로 밀고 2열, 3열(3열은 늘 접혀있다)을 눕히면 거의 평탄화가 된다. 이미 가지고 있는 바닥매트를 깔았다. 일단 2열 우측 좌석은 접지 않고 두고 출구로 쓰고, 짐도 얹어둔다. 간식, 음료, 물티슈, 쓰레기 봉지는 모두 하나의 접이식 박스에 둔다. 접이식 박스에는 상판이 있어서 식탁으로도 쓸 수가 있다. 단, 올란도에 앉았을 때 편안한 머리 공간이 확보되지는 않아서 날씨가 좋아지면 식사는 그냥 트렁크 문을 열고 서서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침낭은 두 개. 하나는 삼계절용으로 깔거나 침낭 위에 덮는 용. 동계침낭 하나가 주력이다. 추우면 입으려고 이너도 따로 준비하기는 했다. 털모자도 준비해서 갔음.
총평
우선 총평부터 해야 한다 : 잠은 전혀 편히 자지 못했다.
비가 조금씩 떨어져서 좋았다. 수면에 도움이 되는 화이트노이즈다. 그래도 잠이 잘 안 오더라. 괜히 누가 문을 두드릴 것 같기도 하고. 이런이런. 새삼 여자분 혼자서 차박을 하는 여성유튜버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들과 함께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 5도 내외의 기온에서 전열기구 없이 따뜻하게 잘 수 있나?
전혀 그렇지 않다. 저렴한 동계침낭이라 어차피 영하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몸이 춥지는 않았지만 우풍이 심했다. 사람들이 왜 차박용 실내 텐트를 추가로 설치하는 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풍이 좀 덜하고,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면 차 안의 공간이 조금 줄더라도 차량용 텐트를 하는 것도 좋겠다.
- 얼마나 평탄화를 해야 편안할까?
제법 평탄화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전체적으로는 1열쪽이 높고 3열쪽은 낮은 것 같았다. 그리고 약간의 굴곡이 있다. 나무로 평탄화를 하면 그런 느낌이 확실히 사라지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에어매트는 머리 위 공간을 너무 줄이가 때문에 좀 좋은 성능의 자충매트도 괜찮은 대안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몸이 적응해 나가는 것으로.
- 올란도 2인 생활 공간이 가능할까?
성인 2명은 좀 불편할 것 같다. 외부에서 활동하다가 딱 잠을 자러 들어간다면 가능할 듯. 아들과 둘이서는 좀 더 편안할 것 같다. 그때는 취침 전까지는 2열 우측 좌석은 평탄화 하지 않으면 그 공간을 여러모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트렁크로의 출입이 쉬우려면 실내에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스위치 작업을 하는 것도 좋겠다.
잠을 설쳤지만, 이런 테스트의 과정이 있으면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지. 그리고 정말 봄이 되면 준비할 것도 적어질 테니 훨씬 수월할 것 같다.
결국 또 차를 바꾸고 싶거나, 루프탑 텐트를 설치하고 싶어질 것 같기도 하지만.
'여행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강은 노을이 좋다 (8) | 2021.02.03 |
---|---|
코로나 가득한 주말 : 진주 인근 갈만 한 곳 - 합천 정양늪 생태공원 (10) | 2020.12.27 |
잠을 설친 후 크리스마스엔 초밥 | 사이코우스시 (8) | 2020.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