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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타츠루 2019. 2. 27. 00:02

2019.01.11. 발행

#서평 '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저. 정수윤 번역. 정은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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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경국 작가님의 책에서 본 것 같다. 아니면 조경국 작가님의 페이스북 글에서 먼저 봤을 수도 있다. 아무튼 제목부터 '책 좋아하는 사람'을 사로잡기 딱 좋다.

나는 장서 때문에 괴롭지 않지만, 더 많은 책을 사고 더 많은 책을 읽고 싶다. 제목을 보며 내용을 예상해 본다. '책이 많으면 결국 이렇게 됩니다. 작작 사세요.' 일까?

책을 읽으면서 저자를 비롯한 다양한 장서가들의 서재를 엿보게 된다. 모두 일본 사람이라 대개는 나무로 지은 다다미집이 '무너져 내리거나', 모두 '불타버릴까봐' 노심초사 하거나, 실제 그런 일을 당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게 된다. 하지만, 장서 때문에 괴롭다는 사람을 볼 수가 없다.

저자는 '장서의 괴로움'까지도 수많은 책을 (저자는 대략 2~3만권의 책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장서에 의한 기쁨으로 본다. 그걸 자꾸 느끼게 된다. 거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전자책'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저자는 고개를 가로지으며 절대 전자책은 종이책을 대신하지 못할 것이며,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을거라 말한다. 들리지 않나. 저자는 '책이 좋다. 책을 더 갖고 싶다.' 라고 몸으로 말하고 있다.

책은 총 14장으로 되어 있다. 각 장마다 다양한 장서가가 존재하고, 책에 푹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리고 각 장 말미에는 '교훈'이 적혀 있는 데, 재미가 있다. 책을 좋아하거나, 책에 푹 빠진 사람들의 영향을 받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의 내용과 별게로 표지 그림과 제목이 너무 좋다. 책장에 꽂아두기 딱 좋을 것 같다. 꽂아만 두어도, '나도 장서가'라고 선언하는 느낌이랄까.



  • 밑줄

  • 책이 아무리 많더라도 책장에 꽂아두는 한 언제든 검색할 수 있는 듬직한 '지적 조력자'다. 하지만 책장에서 비어져 나와 바닥이며 계단에 쌓이는 순간 융통성 없는 '방해꾼'이 된다.

  • 마릴린 먼로가 수영복 차림으로 제임스 조이스의 책을 읽는 사진이 걸려 있다.

  • 이미지 링크 : http://i.imgur.com/Eoi41.jpg

  • 정리의 기술은 장서가 5천 권쯤 되어야 유용하다
  • 대부분 책이 너무 많이 쌓이면 그만큼 지적 생산의 유통이 정체된다.
  • '대체 당신 집에는 책이 몇 권이나 있는 겁니까?' 라는 질문은 정원에 잡초가 몇 포기나 있느냐는 질문과 같이 엉뚱하고 답변 불가능하다는 것을.
  • 지상 최대의 이상적인 서재는 교도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옥중에 역장을 써내거나 전 생애를 결정짓는 독서체험을 한 예가 적지 않다"고.
  • 열 번째 교훈 : 진정한 독서가는 서너 번 다시 읽는 책을 한 권이라도 많이 가진 사람이다.
  • 수집가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야. 99는 0과 같지. 100을 모으기 위해 인생의 전부를 거는 것이지.
  • 책은 내용물만으로 구성되는 건 아니다. 종이질부터 판형, 제본, 장정 그리고 손에 들었을 때 느껴지는 촉감까지 제각각 다른 모양과 감각을 종합해 '책'이라 불리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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