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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의 미래, 헬레나와의 대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저, 최요한 번역, 남해의봄날.

타츠루 2019. 2. 27. 00:02

2019.01.14.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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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로컬의 미래, 헬레나와의 대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저, 최요한 번역, 남해의봄날.

의 저자라는 소개에 책을 집어 들었다. 게다가 ‘서울이 아닌’ 지역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남해의 봄날 출판사다. ‘오래된 미래’를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 라다크의 삶이 어떠했나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흥미롭게 읽은 느낌은 남아 있어 이 책도 서슴없이.

저자는 중앙집중의 도시를 벗어나, 대규모 산업 시설을 벗어나 ‘로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구를 병들게 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요인은 대기업과 그들을 위한 국가간 협약과 그에 따른 다양한 지원방식 때문이라고 본다.

저자의 주장은 정말 ‘혁명적’을 느껴진다. 한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주장이라 그렇겠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내가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에, 내 주위를 둘러산 지금의 모든 것들이 뒤바뀌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까지 들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혁명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어떠한 폭력도 강압도 없는 방식의 주장이다. 둥글게 모여 앉아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 책은 읽힌다.

이 책을 읽으면 모르던 것들을 알게 된다. '대기업' 혹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수많은 지원을 받으며 세상을 지배해 나가고 있다. 각국 정부들은 GDP성장을 위해 기업을 유치하고 싶어하고, 기업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요청하고, 그것은 자본집약적이고 에너지집약적인 기업에 대한 '특혜'로 이어진다.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와도, 규모로 정부를 위협하는 대기업을 이길 수 없다.

자국민이 먹을 식량을 공급하는 일이 제일 중요한 일인데, 이를 단순히 수입으로 해결하려는 경향도 있다. 농촌은 도시민을 위한 자원생산의 도구로 사용되며, 도시민은 자기가 소비하는 것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확인하지 못한다. 고기를 먹으며 고기가 자라고 도륙되는 데 대해 알지 못하니, 낭비가 손쉽다. 고기는 제품이고, 생명이 아니다. 우리에게 먹히는 것들이 생산되고 희생되는 과정을 모르니, 우리는 잔인성이 대단하다.

최근에 마이크로 플라스틱의 위험에 대한 뉴스를 자주 접한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소비를 줄여야 하는데, 다른 소비는 모두 그대로 두고 마치 '플라스틱'만 덜 쓰면 되는 것처럼 언론은 말한다. 과연 그러한가? 애초에 '플라스틱'을 공기처럼 당연히 여겨 왔는 데, 그게 가능이나 한가. 사람들이 그럼 플라스틱이 들어간 것들은 모두 소비를 멈췄다고 가정하자, '소비가 줄어서 경제 위기'따위의 논조가 등장하지 않겠나? 자본주의는 소비가 미덕이라고 말하고, 뉴스는 소비가 지구를 죽인다고 말한다. 그럼 우리는 소비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뉴스에 귀는 열었지만, 우리는 마치 여분의 지구를 몇 개나 가지고 있는 듯 소비하고 있다. 더 많이 소비하기를 꿈꾸고 있다. 정말 지구는 위험하지 않은가.

밑줄

  • 에너지 집약적인 생산, 소비지상주의, 장거리 과잉 무역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 정책에 반대해야 하고, 대신에 ‘지역화(Localization)’로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지역화는 에너지 소비를 빠르게 줄이고, 의미있고 생산적인 일자리는 늘리는 진정한 분권화입니다.
  •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들이 경제 체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 에른스트 슈마허의 획기적인 저서 를 읽고 이러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고
  • 나는 지역화를 ‘경제를 지역으로 가져오기(bring the economy home)’라고 부르고 있다.
  • 기업과 해외 투자자에게 국가 경제를 드나들면서 노동력과 자원이 싸고 세금이 낮고 환경과 사회를 보호하는 조치가 느슨하거나 아예 없는 ‘유리한 사업 환경’을 물색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한다.
  • 최종적으로 최대 패자는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노동자다.
  • 몽골은 우유를 생산하는 가축이 인구보다 10배나 많은데도 가게에 가면 현지에서 생산한 유제품보다 유럽에서 수입한 유제품이 더 많다.
  • ‘과잉 무역’, 영국은 평균적으로 한해에 우유 수백만 리터와 밀과 양고기 수천 톤을 수출하는데, 그와 거의 똑같은 양을 수입하고 있다.
  • 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파는 대구 필레는 현지에서 잡은 대구를 중국으로 수출해서 가공한 뒤 다시 다시 수입한 제품이다.” 생선 하나가 1만 6000킬로미터를 왕복하는 셈이다.
  • 이러한 직간접적인 지원 제도 때문에 지구 반대편에서 가져온 상품의 인위적인 가격이 동네에서 생산한 상품에 비해 더 싸게 보일지도 모른다. 스페인에서는 중국에서 수입한 마늘이 스페인 현지에서 재배한 마늘에 비해 반값에 팔린다. 그러나 중국산 마늘 가격에는 운송에서 발생하는 공해는 물론 운송 인프라 비용도 빠져 있다.
  • 온라인 기업 아마존에서는 소매 매출 1000만 달러 기준으로 약 14명을 고용한다. 시내 중심가의 상점에서는 같은 소매 매출 기준으로 47명을 고용한다.
  • 대도시 하나의 인구는 작은 지역 사회로 흩어져 있는 똑같은 인구에 비해 물리적으로 차지하는 공간은 작지만 에너지 사슬에서는 상위에 존재합니다.
  • "지금 하는 일을 소도시에서도 할 수 있다면 그래도 수도에서 살겠습니까, 소도시에서 살겠습니까?" 응답자 대다수는 대도시를 떠나겠다고 말했습니다.
  • 생산성이 한층 높아서 식량 체계의 강도를 더 높이고, 세계화하면 기아가 사라질 것이라고 설득력 있게 말합니다. 그러나 농약, 비료, 유전자 조작, 첨단 가공 기술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는 매일 굶주린 채 잠드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세계화의 목표는 건강한 식량을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 농기업, 슈퍼마켓 체인, 초국적 식품기업이 돈을 벌 수 있게 돕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수출을 위한 생산이 아니라 로컬에 필요한 생산을 더 강조해야 합니다. 무역 조건이 공정하더라도 해외 시장에 의존하는 생산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 사람들이 고층 아파트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서 이웃에 의지하기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관료제와 첨단 기술에 의존하고, 점차 여성의 가치와 가족과 공동체, 토지의 유대가 약해졌다.
  • 기업이 사회의 기준을 정하기보다 사회가 기업의 기준을 정하고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 변화를 만들어 낼 결정적 다수를 만드는 것, 바로 그것이 내가 말하는 '큰 그림 행동주의(big picture activism)'의 목표다.
  • 저녁 뉴스에서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면 당장 세상이 멈출 것처럼 말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소비자의 탐욕이 세상을 파괴한다고 말한다.
  • 거의 모든 나라가 체계적인 세금 규제로 중소기업을 차별한다. 지속 가능한 소규모 생산은 보통 더 노동 집약적인데 소득세, 사회복지세, 근로소득세 등 무거운 세금을 노동에 부과한다. 한편 자본집약적, 에너지 집약적 기술을 사용하는 대기업 생산자는 세금 우대(가속상각, 투자세공제, 세액공제)를 받는다.
  • 소농 같은 소규모 생산자도 기본적으로 같은 규제를 받기 때문에 치솟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서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규모 생산자는 생산량이 훨씬 더 많아서 보전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소규모 생산자에 비해 '경제의 규모'를 누리는 셈이다.
  • 전통과 현대의 차이는 규모입니다. 또한 우리의 행동이 타인과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는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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