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는 밤이지만, 2주간의 포스팅을 이어가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다시 떠올리며, 오늘은 아이폰과 블루투스 키보드를 가지고 그냥편안하게 앉은 자리에서 글을 써나가 보려고 합니다.
지난 주에 저는 우리 아들 민준이 백일 사진을 찍으러 셀프스튜디오에 갔습니다. 다른 지역에도 많은 셀프스튜디오가 속속 생기고 있겠지만, 제가 살고 있는 창원인근에도 이런 스튜디오가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성장앨범이라는 상품으로 스튜디오에서 촬영해주는 걸 할까 했는 데,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서 놀라게 되고, 그런 상품과 함께 오는 여러가지 화려하고 다양한 액자가 좀 지나치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아주 열정적이지는 않지만, 나름 사진을 취미로 해왔는 데, 아이 사진 만큼은 제가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헌데 아무래도 조명이나 옷, 배경 등이 잘 갖춰진 곳에서 찍으면, 좀 더 좋은 질의 사진이 나올 것 같아서 셀프스튜디오를 찾았습니다.
셀프스튜디오 선택의 기준은 간단했습니다.
- 우리가 편히 찾을 수 있는 시간에 예약이 가능한 것
- 적당한 가격일 것
- 사람들의 평이 좋을 것
- 홈페이지에 소개된 스튜디오의 배경이나 소품, 의상 등이 마음에 드는 곳
이렇게 찾아서, (물론 이런 세심한 과정은 아내가 담당했습니다) 예약을 했습니다. 백일 사진은 백일에 찍는 게 아니라, 백일하고도 20여일은 지나서 찍는다는 것도 이렇게 아빠가 되고서야 알았습니다. 스튜디오에 가기전부터 친절한 목소리의 사장님 때문에 좀 더 기대되는 바가 컸습니다.
촬영당일
지난주 토요일, 전국적으로 비가 정말 억수같이 내렸습니다. 저는 부산으로 가서, 어머니를 데리고 오고(어머니의 도움을 받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빠는 사진 찍고, 엄마는 옷 갈아입히고, 이런 과정이라 누군가 한 사람이 도와준다면 훨씬 수월하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잠시 안아도 주고, 우리 부부의 사진도 찍어주고 해서 아주 좋았습니다. 아마 어머니가 안 오셨다면, 정말 우리 부부는 2시간여 동안의 사진 촬영 후에 완전히 지쳐버렸을 겁니다.
스튜디오 촬영 예약을 하면, 앞뒤로 시간을 또 빼주더군요. 앞 사람이 촬영을 마치고 갈 시간을 충분히 비워두고, 뒷 사람이 와서 준비할 시간도 생각해준 것 같습니다. 이런 세심한 배려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주인장님이 '너무 사진을 많이 찍겠다라는 욕심 때문에 정작 아이를 힘들게 하는 분들이 많이 봤으니, 그냥 아이와 놀아준다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느긋하게 사진찍으세요'라고 말씀해주셨는 데, 그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안되는 돈이지만, 돈을 내고, 깔끔한 배경에, 이쁜 옷을 보니 저부터도 사진을 많이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헌데, 아이를 너무 혼자 내버려둔다거나, 사진 촬영시간이 길어지면, 아이가 너무 지쳐버려서 결국 사진을 계속 찍기가 힘들어 지기 십상이랍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다독여 가며, 천천히 천천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쉬게도 해주고, 아이에게 젖도 먹이고 그렇게 하니 정말 두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군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보니, 모두 이쁜 우리 아들이지만, 맘에 드는 사진들이 충분히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백일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이쁜 곳에서 이쁜 사진 찍은 데 만족했습니다. 앨범이나 액자는 스튜디오에서 만들 계획이 없었지만, 그래도 장모님댁이나 본가에 보낼 사진 하나는 액자에 만들어 넣었습니다.
지금 제 핸드폰의 잠금하면도 우리 아들 사진이네요. 이제 이백일이 되고, 또 돌이 되고 할텐데, 평소에 더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습니다.
'잘 나온 사진'에 대한 욕심만 조금 버리면, 셀프스튜디오를 이용해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민준이는 촬영한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정말 낮에 잘 자더군요. 아마 민준이도 피곤했었겠죠?
: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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