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대장내시경을 하고 용종을 떼어 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살짝 겁이 났다. 대장내시경을 해본 적이 없으니 일단 내 대장 안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미지의 영역이란 우리를 두렵게 한다. 어릴 적 불 꺼진 방, 가로등 없는 골목, 심지어 눈을 감을 때도 겁을 먹지 않았는가. 나는 이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미지'(알지 못함, 혹은 알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걱정이 생겼는데, 내시경을 했을 때 '용종'이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올해는 홀수년 생인 나와 아내가 건강검진 대상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아내는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을 미루는 법이 없다. 작년 12월 우리 두 사람 건강검진을 예약했다. 다시 한번 아내에게 고맙다. 그리고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