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일 없이 지나갔다. 2차 고사 시험기간이다. 일년에 4번 정도 문제를 내야 한다. 신경써서 문제를 출제하고, 같은 교과 교사끼리 점검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시험이 진행되는 사이에, 해당 교과목 교사는 복도 감독을 한다. 학생들의 질문에 대응하거나, 답안지가 부족하거나 등등 다양한 문제에 대비한다. 학생들이 시험지를 바라보며 열심히 궁리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내가 가르치는 과목의 시험을 칠 때는 마음이 불안하다. 아무런 문제없이 시험이 진행되기를 기다리는 마음.
문이 드르륵 열리면, 혹시나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흠칫 흠칫 놀라게 된다. 감독 교사가 학생 질문이 있다고 신호를 주면 교실로 달려 들어간다. 대개는 문제의 지시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하는 질문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교실로 들어가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을 때는 바짝 신경을 쓰게 된다.
이제 남은 건 채점과 성적처리.
고교학점제가 더 확대되면,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교과목의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러 문제를 내면서, 빈틈없이 문제를 내려면 더 힘들어 질 게 뻔하다. 학원들은 학교가 수업하는 교과서 기출 문제를 모두 갖고 있다. 투수와 타자의 싸움이라면, 3볼 상황에 해당하지 않는가. 같은 교과서에서 나온 여러 해 동안의 기출 문제를 우리는 피해 가야 한다. 그러면서도 평가해야 하고, 순위도 내야 한다.
내 시험은 끝났지만, 내일도 어떤 선생님에게도 아무 일도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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