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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부조리의 의미

타츠루 2025. 1. 2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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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를 읽으면서, 어제 쓴 것처럼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난 먼북소리 모임의 도서였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를 읽고 생각했던 것처럼, 역사를 알았을 때 나의 삶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역사를 안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내게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장이 갑자기 그저 '수사'처럼 느껴졌다.

각종 사태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되면 결국 타인에 대한 이해, 나에 대한 이해, 내 미지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나아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사 속 폭력과 이해할 수 없고 남득하거나 참아낼 수도 없는 부조리를 목격하면 그때 내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어떤 감정을 느낄 여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할 동기가 남는가?

부조리를 목격하고 남는 것은 세상은 부조리하다는 인상 그 자체. 범위를 좀 좁히자면 인간 문명은 부조리하다라는 명제. 그 부조리 후 내게 남은 것은? 나의 생각과 행동은 어떤 영향을 받는가?

역사 속에서 관찰한 인물들 중 나는 자연스럽게 '악'보다는 '선' 혹은 '중립'에 나를 감정이입한다. [[소년이 온다]] 를 읽으면서는 당연히 나를 광주시민에.

역사의 쓸모를 생각하려면 차라리 나를 공수부대원에 이입해 보아야 하는 것은 않을까? 나를 광주시민에 대입해 보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라 그 생각에는 정신적 모험이 필요치 않다. 나는 명령에 불복할 수 있을까/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과 질서, 체계와 강요를 나는 한 인간으로서 거부할 수 있을까?

'나의 선량함에 대한 의심'이 역사적 사건과 폭력의 무도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나는 보통의 인간이라 보통의 인간이면 누구나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내가 수행했었을 수도 있다. '나는 그렇지 않다.' 라는 전제는 모두 부정해 봐야 한다. 나는 나를 선하게 판단하려는 경향에 갇혀 있다. 그렇다면 이 편향에 대해 어떻게 재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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