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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쓸 만한 아빠가 되어 타이어를 갈자

뭐든 배워두면 도움이 된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뜻깊다. 나 혼자 자전거를 타는 건 즐겁지만, 아들의 자전거 타이어를 갈아주면서 나는 스스로 뿌듯하다.

아들은 아빠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곧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지도 않고, 가장 똑똑하지도 않고, 최고로 부자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아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기를 아빠는 바란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는 자꾸 내 한계를 높여가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게 그렇고, 책을 읽으려고 애쓰는 게 그렇고, 다른 사람들과 모여 책 이야기를 하는 게 그렇다. 아내와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그렇고, 되도록 술은 아이들이 보는 데서는 안 마시려는 게 그렇다.

며칠 전 아들은 자전거를 신나게(혹은 심하게) 타다가 넘어졌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뒷타이어가 구멍이 났다. 그리고 제법 자전거를 타서 그런가 자전거 타이어의 올록볼록하던 트레드가 다 갈려 버렸다.

아들의 자전거는 트렉에서 구입한 프리칼리버 24 8단 이다. 아들에게 사줄 때는 30만 원대였는데, 역시나 자전거 가격이 많이 올라서 지금은 50만 원에서 1만 원 빠지는 가격이다. 아무튼 변속레버가 좀 별로지만, 만듦새는 좋았다. 타이어는 본트래거 XR1 로 24인치에 2.25" 폭을 가지고 있어서 제법 타이어가 두껍다. 새로 바꾸려고 보니, 적당한 타이어가 없다. 특히나 본트래거 XR1의 경우 슈레더방식이었다. 타이어 바람 넣기에는 슈레더 방식이 편하다. 24인치 타이어용 튜브에는 슈레더 방식이 없어서 찾느라 애먹었다. 결국 켄다24x1.75로 타이어를 구하고, 튜브도 같은 사이즈로 구했다. (타이어를 교체하고 나니 좀 더 굵은 걸로 할 걸 그랬다. 다음번에는 1.95로 해봐야지.

흥아 튜브

타이어는 삼천리자전거 박스로 배송되어 왔고, 튜브는 위 사진에 보는 것처럼 포장되어 왔다. 그냥 중국산인데, 포장이 굉장히 예스럽다.

아들은 타이어 옆에 빨간 줄이 들어 있는 게 마음에 드나 보다. 타이어가 좁아지면서 좀 날렵해진 느낌은 드는 데, 나는 좀 아쉽다. 머지않아 더 두꺼운 타이어로 바꿔줘야겠다. 아직은(?) 아들에게 쓸만한 아빠가 된 것 같아서 나는 땀을 흘리며 아들에게 으스댔다.

아들, 좀 조심해서 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