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다
저자: 양자오
모인날/시: 2024.2.16.(금) 19:00~
참석자: 5명(+1명)
나는 민주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걸 의식하고 있는가? 얇고 작아 잘 넘어가는 책이라고 쉽지 않다. 평소 의식하지 못하던 것 혹은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던 것에 이야기하면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우선 내가 그것(여기서는 민주주의)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접점이 적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라면..에 대해서 말하기가 쉬운 까닭은 우리가 늘 라면을 끓이고 먹고 여러 개의 라면을 비교해 보기 때문이 아닌가. 알아야 할 것이 적어서 알기가 쉽다. 하지만 민주주의라면....
토크빌은 9개월 간의 미국 생활 동안 관찰한 내용+공부한 내용으로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썼다. 유혈 사태와 실패를 반복하는 모국 프랑스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어린 국가 미국에서 배울 점을 찾지 않았을까. 토크빌은 미국이 민주주의 실험 그 자체로 보았다. 국가가 없던 땅에 몰려간 청교도가 개척하고 나중에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개척한 곳으로 외부 세력이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왕의 허가를 얻는 방식으로 처음에는 영국왕에게 귀속되었다. 그리고 결국에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된다. 타운을 만들고 주를 만들고, 주가 모여 연방을 만들어 하나의 목소리를 내게 되는 과정. 그 과정에서 미국만의 민주주의가 발전하게 되고 미국은 전세계 패권 국가가 된다. 아시다시피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며 다른 사람에서 전쟁을 하기도 했다.
날리면 바이든과 트럼프. 외국 대통령과 대선주자의 나이 걱정을 하면서 미국 정치판을 지켜보면서 우리 나라에 미칠, 나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한다. 선거제도는 왜 그렇게 복잡하고 어쩌다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았나 싶지만, 우리나라의 대통령도 늘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 가운데 토크빌의 책을 읽으니 미국 민주주의의 기초에 대해 알게 된 느낌이다. 미국의 선거제도에 대한 글을 읽었을 때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선거제도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연방과 주의 견제와 협력을 얼마나 멋진 일인가.
독립운동가를 따라 중국 답사를 다녀오신 분들 덕분에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의 재분배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자본의 격차가 사회를 덜 민주적인 곳으로 만들거나 사람들을 덜 평등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평등한 곳에서는 사람들이 변화의 가능성을 믿는다'는 부분이다. 우리가 어떤지 보기 위해 나는 다른 사람들의 변화의 가능성, 내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믿음을 갖고 있나 생각했다. 서로 기분 상하게 하기 보다는 앞에서 말하는 것을 피하고 뒷담화로 (일방적으로 다쳤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식에 타인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은 적다고 생각한다. 싸울 듯이 토론하는 미국 드라마 속 그 쿨함이 좀 쿨하게 느껴진다. '고마 안 보고 말지'라는 마음을 곧잘 먹는 사람들이 많다면, 우리의 관계는 SNS 속 삶과 크게 다를 바가 무엇인가. 내 편만 챙겨 가면, 내가 편향에 빠지게 되는 순간을 알게 될까.
다음 책은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이라 읽기 전부터 바짝 마음을 다잡는다. (혼자 읽다 실패한 책이라.) 3월 아니, 4월부터는 학교에서 교사 독서 모임도 해보려고 한다. 예정대로 되게 하려면 일단 일정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 모으기. 모두 잘 되리라. 그저 GO만 있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을 '시작의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보았다. 그의 인간관을 빌리자면 나 또한 그러한 인간이므로, 시작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와 가치가 있다. 나는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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