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또 다른 학교 이야기

특별한 하동 강의

타츠루 2022. 6. 15. 23:40
하동고와 하늘

하동고등학교와 오늘 하늘.

일 때문에 가는 출장이 많았는데, 오늘은 초대를 받아서 간 자리다. 하동고 전학공 시간에 강의를 부탁하셔서 거기에 다녀왔다. 주제는 '스마트 기기 사용역량'인데, 저경력 선생님이 많은 학교라, 그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연수를 부탁하셨다. 연수를 기획하고 나를 초대해 주신 부장님 말씀으로는, 내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계셨고, 그래서 연락을 하셨다고 했다. 유튜브에 다른 선생님들 보시라고 올린 영상은 이제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떤 도움을 받으셨을까.

일단 가겠습니다 하고 원고 걱정은 뒤로 미루고 있었다. 원고를 부탁하시고 서야 부랴부랴 원고를 챙겨보고, 강의의 방향을 정했다. 저경력 선생님들만 계신 것은 아닐테니, 어떤 분이 오더라도 들을 만한 이야기를 준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연구부장님과 교장선생님의 따뜻한 환대를 받고, 밝은 얼굴로 지나가는 학교 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강의를 잘 할 수 있을까 더 걱정이 되긴 했다.

거의 두 시간, 쉬지 않고 거의 혼자 이야기했다. 내 연수를 기다리며 기대하셨을 것에 대해서 분명 모두 답을 드리지는 못했다. 교사가 가지는 고민이란, 정해진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질문을 바꾸며 그에 따라 답도 바뀌어 가는 과정이다. 정답은 없고, 옳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나는 일단 일찍 주무시고, 푹 주무시고, 적당히 운동해서 평소의 마음의 행복도를 높이려고 나는 노력한다고 말씀드렸다. 엑셀부터 우선 배우면,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차근히 배우다 보면, 검색하는 능력도 더 좋아지니 결국 일하는 시간을 줄 일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면, 학생과의 교류나 수업 준비처럼 더 의미있는 일에 시간을 더 쓸 수 있다. 도구는 수업에서 내가 품게 되는 질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할 때 도구다. 어떤 도구를 사용할 지 걱정할 게 아니라, 내가 수업에서 개선하고 싶거나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게 좋다. 멋진 도구를 사용하기 보다는, 가볍도 가까이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좋은 수업을 준비하고 싶다면, 수업 구안의 시작은 나의 학생들을 가장 이상적인 학습자로 상정하는 것이다. 수업의 결과를 생각하면, 이제 다시 내 학생들의 현재 수준으로 돌아와서, 무엇을 도와줄 지 결정해서 제공하면 된다.

강의가 끝나고, 강의에 대한 선생님들의 소감을 들었다. 반성하고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분들이 있었다. 그런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게 꼭 필요하지는 않다. 반성한다는 선생님은 이미 나름의 노력을 하고 계실 분들이다. 그렇다면, 반성보다 자신을 칭찬하는 게 먼저 일 수도 있다. 내가 나를 칭찬하고 받아들이고 응원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가.

해야 하는 말 보다 더 많은 말을 하고 온 날은 속이 허하다. 내가 책임지지 못할 말, 내가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말한 것은 아닌지,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컷 받은 환대 덕분에 즐거운 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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