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외면일기

잠든 아내를 보며, 또 한번 반한다.

타츠루 2010. 12. 22. 00:51















요며칠 꾸준히 글을 쓰려하고 있지만, 
제목 정하는 데부터 막히네요. 
그래서 오늘은 제목없이 시작합니다. 
어제까지도 제목을 정하고 썼다가도, 마지막에 가서는 제목을 바꾸게 되더군요. 
그리고, 
오늘은 얼른 글을 쓰고, 잠자리에 들어야 겠네요. 

일주일에 한번 백화점에 들려서, 
'남편과 함께하는 임산부 요가'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남편도 몸을 풀면서, 아내가 아이를 되도록이면 
너무 힘들지 않게 나을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아내의 배가 불러오고, 그만큼 아내가 힘들어 지는 게 보입니다. 
배가 많이 나와 있으니, 잠잘 때도 바로 누워 자는 게 힘들겠지요.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예전보다 무거워진 몸때문에, 
정말 손목이라도 상하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말 잘듣는 거(?) ^-^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필요할 때 도와주는 거 정도네요. 

이런저런 운동을 했던터라, 간단한 요가 동작(뭔가 하드코어한 요가 동작을 위 프로그램에서 하지는 않습니다)은 기본적인 스트레칭으로 비슷하게 해본 것들이더군요. 그렇지만, 몸은 이미 굳을만큼 굳어서 동작은 이쁘게 하기에는 힘듭니다. 

어쨌든 익숙한 동작들이라, 일주일에 한번 가는 요가프로그램이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꽤 기억이 많이 납니다. 
오늘은 어깨가 자주 뭉치는 아내의 어깨와 날개뼈 쪽을 천천히 주물러주고, 
누운자세에서 발뒷꿈치를 천천히 당겨서, 
허리도 좀 시원하게 해줬습니다. 

그 작은 거에 고마워하니, 또 약간 미안해집니다.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라는 말이 있는 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아직 고생을 덜해서 그런지 실감이 나지 않네요. 
모든 걸, 아내 혼자 다 하는 것 같아서 말이죠. 

임신 초기에는 혹시나 아기가 잘못될까 노심초사했고, 
이제 좀 안정기에 접어드나 싶으니, 아내는 정말 미친듯이 입덧을 하더군요.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는 건 당연했구요. 
입덧이 가시고 나서, 몇 주간은 잘 먹고, 잘 자고 좋았는데, 
이제 배가 불러가면서, 소화가 잘 안되고, 앉아 있으면 꼬리뼈도 아프다네요. 

우리 알콩이도 엄마가 고생하는 걸 알까요? 
알콩이도 나이 들어, 결혼하고, 제 손자를 가지게 될 때쯤에나 조금은 알게 되겠죠?


오늘 아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서, 
'알콩이는 나닮아서 애교 많은 아들이 될거야.' 라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사실
'엄마도, 아빠도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아이이면 족합니다.'
아이들은 맑은 거울과 같으니, 
저와 아내가 주는 충분한 사랑이 있어야, 자기 속에서의 사랑도 키워가고, 
우리에게 좀 나눠주겠죠? 


곤히 잠든 아내 얼굴을 보며, 
또 한번 반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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