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엄마의 책모임> 강원임. 이비락.

타츠루 2019. 6. 2. 15:14

#서평 엄마의 책모임, 강원임. 이비락 


진주문고에서 내가 좋아하는 코너 중 하나가 '책과 책을 만들거나 파는 사람들에 대한 매대'이다. 대충 200권은 되는 것 같은 책이 꽂혀 있다. 소설도 있고, 논픽션도 있다. 책을 만드는 사람, 책을 모으는 사람, 책을 쓰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다양한 책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우선 그 매대부터 살펴본다. 사려고 작정하고 간 책 말고 거기서도 꼭 한 권씩은 사 온다. 그렇게 사게 된 책이 '엄마의 책모임' 

 

책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는 약과 같아서, 해결책이 갈급한 사람들에게 그 효과가 탁월한 것 같다. 자기계발서만 뒤적이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을 이끄는 책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를 낳으며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결혼 때문에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것 같지는 않다. 내 아내를 봐도. 출산 때문에 송두리째 바뀐다. 낮과 밤의 구별이, 자신과 타인의 구별이 어렵게 된다.) 경험을 하는 엄마들의 책은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과는 또 다를 것 같다. 동네 커피숍에 혼자 책을 읽으러 가면 꼭 엄마들의 독서모임을 보고는 했다. 이번 독서동아리 지원사업 대표 모임에 갔을 때도 여자분들이 많았으며, 상당수는 '엄마로 살아가며' 책을 읽거나 더 읽기 위해서 모인 분들이 많았다. 아이의 세상을 일궈가면서 내(엄마)가 사는 세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혼자서는 힘드니 책을 벗 삼아, 책을 함께 읽는 사람들을 벗 삼아 고민을 나누고 성장할 수 있다. 아빠들의 책모임도 기획해야 하는데. 


#먼북소리 를 운영하면서 책 선정을 위해 책을 더 읽기도 하지만, 책을 만드는 사람이나 책을 같이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게 된다. 내 동료 같고 친구 같다. 책 속에 등장하는 함께 읽는 책들 목록은 또 장바구니에 넣고 나는 어떻게 이걸 모임으로 해나갈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이 책은 저자가 5년 정도 독서모임을 이끌어 오며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독서모임과 꾸준한 기록을 책으로 만들었다고 스스로도 쓰고 있다. 특별한 팁은 없지만, 운영하면서 알게 되고 생각하게 된 경험이 잘 드러나 있어서 편하게 읽기에 좋다. 함께 읽기의 힘이 어떠한지 그대로 보여주어, #먼북소리 멤버들과 또 으쌰 으쌰 잘해봐야지 다짐하게 된다. 그나저나 아빠들의 책모임도 정말 시급하다. 

밑줄 

- 내게 보인 엄마의 앞면을 미워하면서도, 같은 여자로 지내왔을 내게 보이지 못한 슬픈 뒷면을 헤아리게 했다. 
- 내가 삶을 대하는 시선대로 아이를 바라본다. 아이를 향한 불안의 시선은 내 삶에 대한 불안으로 촉발되었을지도 모른다. 
- 책 읽는 시간은 언제나 훔친 시간이다. [소설처럼, 다니엘 페낙]
- 책을 다 읽어온 사람, 말 잘하는 사람, 리더, 사유가 깊은 사람들 위주로만 대화가 흘러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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